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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V1] ‘떼지 않은 근조 리본’ 이제는 ‘가슴의 별’로 남는다
홍성욱 기자 | 2018.03.27 20:46
1차전 승리 후 눈물을 흘리고 있는 도로공사 선수들. (C)KOVO

[스포츠타임스=화성, 홍성욱 기자] 지난 3일 정규리그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은 서둘러 챔피언결정전 준비태세에 돌입했다.

힘겨운 체력훈련을 견뎌내고 전술 다듬기에 한창이던 지난 19일 새벽 갑작스런 비보가 들렸다. 주전 리베로 임명옥의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이었다. 임명옥은 황급히 어머니가 입원중인 부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임명옥과 어머니의 맞잡은 손은 그 날이 마지막이었다. 임명옥은 그토록 의지하던 어머니의 모습을 더 이상은 볼 수 없게 됐다. 지난 시즌 힘겨운 나날을 보낼 때마다 이번 시즌 우승으로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던 임명옥은 눈물 속에 문상객을 맞아야 했다.

소식을 들은 김종민 감독과 선수단은 조문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임명옥은 선수단의 조문만은 끝까지 사양했다. 임명옥의 뜻에 따라 도로공사 구단은 김종민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사무국이 부산으로 내려가 조문을 마쳤다.

21일 발인까지 마친 임명옥은 쉴 겨를이 없었다. 지친 몸과 슬픔 마음을 부여잡고 김천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오후 훈련에 나섰다.

동료들은 임명옥을 평상시처럼 대했다. 배유나는 “선수단 전체가 이전과 같이 언니를 대했어요. ‘언니 힘내요’라는 말만 해도 서로가 더 힘들고 슬퍼질 것 같았어요”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도로공사 선수들은 23일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가슴에 근조리본을 달고 경기에 임하기로 했다. 선수단은 챔프전이 끝날 때까지 리본을 달겠다고 사무국에 요청했다. 의지의 표현이었다.

1차전에서 극적인 역전극이 만들어졌다. 도로공사는 1세트와 2세트를 따낸 이후 3세트와 4세트를 내주며 분위기마저 빼앗겼다. 파이널세트에선 10-14 매치포인트에 몰리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1점, 1점을 따내며 따라붙었고, 결국 극적인 17-15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믿기 어려운 역전승이 마무리된 직후 도로공사 선수들은 오열했다. 이효희 플레잉코치는 “(임)명옥이 엄마께서 도와주신 것 같다”며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25일 열린 2차전에 이어 27일 화성 3차전까지 연전연승을 거두며 퍼펙트 3연승에 성공한 도로공사 선수들은 다시 한 번 펑펑 눈물을 쏟으며 임명옥을 끌어안았다. 우승의 기쁨과 어머니를 잃은 동료의 슬픔을 이제는 마음껏 표현할 수 있었다.

임명옥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모두가 함께 달았던 근조리본. 이제는 우승 달성과 함께 떼게 됐지만 다음 시즌부터는 큰 별로 바뀌어 유니폼에 더욱 선명하게 남게 됐다. 하늘이 도운 승리였기에 우승의 의미 또한 더욱 값지게 느껴졌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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