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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김도영이 10월 20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2026년 KIA 타이거즈의 시간은 플레이오프까지였다.
아쉬움이 남지만 분명 성과도 있었다.
2년 전인 2024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는 2025시즌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 8위까지 추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한국시리즈 우승 팀이 이듬해 8위 이하로 내려간 건 1995-1996년 OB 베어스(현 두산)가 유일하게 겪었던 수모다. KIA는 두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이후 KIA는 반등을 위해 다시 힘을 냈다. 그리고 올해 정규시즌 3위, 플레이오프(PO) 진출 성공이라는 성과를 냈다.
2026시즌 개막을 앞둔 KIA의 선수단 구성은 분명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2025시즌을 실패 여파로 스토브리그에서 쓸 자금이 넉넉하지 않았기에 결국 KIA는 내부 FA(자유계약선수) 유격수 박찬호(현 두산)와 베테랑 최형우(현 삼성 라이온즈)를 붙들지 못했다. 팬들은 분노하기도 했다.
KIA는 두 야수를 놓쳤지만 대신 불펜 보강에 집중했다. 조상우와 다시 계약했고, 김범수, 홍건희 등 외부 FA도 영입했다. KIA의 외부 FA와 영입은 2022년 나성범 이후 4년 만이었다.
그러나 이 영입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홍건희는 부상 탓에 4경기만 뛰고 방출 대상에 오른 반면, 타팀으로 이적한 선수들은 펄펄 날았다.
특히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해 계약하지 않았던 최형우는 삼성으로 이적해 타율 0.301, 18홈런, 106타점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박찬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한 호주 출신 아시아 쿼터 내야수 제리드 데일의 부진도 뼈아팠다. KIA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내야수를 아시아 쿼터 선수로 영입했으나 데일은 34경기만 뛰고 돌아갔다.
선수 영입에서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시즌 준비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KIA는 1년 전 선수단 전원이 비즈니스석을 타고 미국 전지훈련을 떠났으나, 1년이 지난 시점에선 일본 규슈 남쪽의 외딴섬 아마미오시마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외형적인 지원보다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쇄신을 다짐한 선수들도 자존심 회복을 위해 굵은 땀을 흘렸다. 내실도 다졌다. 장세홍 트레이닝 코치 등을 재영입하는 등 부상 예방을 비롯한 선수단 관리 체계를 정비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KIA의 시즌 전 전력 보강 판단은 아쉬움을 남겼으나, 시즌 중 보여준 과감한 의사 결정은 성과 도출로 귀결됐다.
데일이 멘털 문제 등으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자 과감하게 새 아시아 쿼터 선수로 KBO리그 경험이 있는 일본 출신 투수 시라카와 게이쇼를 영입했다.
또한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자 대체 외국인 선수로 거포 아데를린 로드리게스를 데려왔다.
아데를린은 KBO리그 데뷔 후 2경기에서 3홈런을 치는 등 32경기에서 10홈런을 날리는 괴력을 뽐냈다.
KIA는 외국인 타자를 아데를린으로 완전 교체하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아데를린이 연장 계약을 고사하자 과감하게 기존 외국인 타자 카스트로를 중용하기로 결정했다.
구단의 판단은 옳았다. 생존한 카스트로는 복귀 후 KIA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다. 올 시즌 카스트로는 정규시즌 99경기 타율 0.327, 21홈런, 88타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특히 김도영 뒤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김도영이 집중 견제를 받는 것을 막아냈다.
주축 투수 이의리를 순위 싸움이 한창인 6월 중순 일본으로 단기 유학 보낸 것도 과감한 판단이었다. 당시 이의리는 극심한 제구 난조에 시달리고 있었고, 일본에서 오른쪽 다리를 높이 든 뒤 한 번 더 튕기는 '이중 키킹 동작'을 익혀 무게 중심을 안정적으로 잡게 됐다.
이의리는 7월에 복귀해 핵심 불펜 역할을 맡으며 팀 순위 싸움에 큰 영향을 미쳤다.
7월 23일 발표한 유격수 하주석의 트레이드 영입은 '신의 한 수'로 꼽힌다. 박찬호의 이적과 데일 카드 실패로 큰 공백을 보였던 유격수 자리를 한화 이글스에서 자리 잡지 못하던 하주석 카드로 훌륭하게 메웠다.
하주석은 이적 후 6경기에서 타율 0.350을 기록하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과감한 판단으로 힘을 얻은 KIA는 8월 한 달간 11승 4패 승률 0.733으로 10개 구단 중 1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KIA의 2026년은 김도영의 부활이 핵심 키워드다. 지난해 무려 세 차례나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져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던 간판타자 김도영은 올 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부상 재발 우려를 씻어내고 시즌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경기 중 코뼈 골절로 이탈해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건강하게 복귀해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끈 뒤 소속 팀으로 돌아왔다.
부담을 털어낸 김도영은 KIA의 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서 해결사 역할을 했다. 특히 LG 트윈스와 3위 경쟁에서 빛났다.
KIA는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kt wiz와 3연전을 모두 내주며 3위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10월 3일부터 5일까지 LG와 3연전에서 모두 9회 역전승을 거두며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특히 10월 5일 LG전에선 9회 2사 1, 2루에서 터뜨린 김도영의 좌월 3점 홈런을 앞세워 6-4로 승리했다.
10월 12일에 열린 사실상 3위 결정전인 LG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도 KIA는 8회 결승 투런포를 터뜨린 김도영 활약 덕분에 준플레이오프(준PO) 진행 티켓을 따냈다.
이번 시즌 김도영은 홈런 45개를 때려 홈런왕에 오르는 등 타율 0.308, 118타점(4위), 장타율 0.647(1위) 등을 기록했다.
KIA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저력을 보여줬다. LG와 준PO를 3연승으로 통과했고, 삼성 라이온즈와 PO에서도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아쉽게 5차전에서 패하며 시즌을 마감했지만, 호랑이 군단은 2024시즌 통합 우승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했다.다시 정상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이제 KIA는 내년 KS 우승을 향한 전력 재편에 나선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 애덤 올러, 외국인 타자 카스트로, 아시아 쿼터 시라카와와는 재계약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번 스토브리그 핵심 과제는 '센터라인' 정비다. KIA는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포수 김태군과 수비형 중견수 김호령이 FA 자격을 얻는다.
주전 키스톤 콤비인 2루수 김선빈과 유격수 하주석도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이들의 뒤를 받칠 백업 내야수 확보가 필요하다.
변수가 많은 불펜진도 재정비에 나서야 한다.
2026시즌 반등에 성공한 KIA는 겨울 동안 새로운 전력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통한 지속적인 실천이 2027시즌 한국시리즈 도전의 키가 될 전망이다.
정현규 기자 sports@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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