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C)도로공사

[스포츠타임스=화성, 홍성욱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V리그 출범 14번째 시즌 만에 감격의 ‘V1' 달성에 성공했다.

도로공사는 27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펼쳐진 2017-2018 도드람 V리그 IBK기업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6-24, 25-16, 21-25, 25-12) 승리를 거두며 퍼펙트 3연승으로 통합우승을 완성했다.

챔피언결정전 MVP에는 '우승청부사' 박정아가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29표 가운데 무려 26표를 받았다. 

도로공사는 프로배구 원년인 2005시즌과 3년 전인 2014-2015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선 KT&G와 IBK기업은행의 벽에 막혀 가슴에 별을 달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달랐다. 김종민 감독이 부임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면서 선수들과 소통의 폭을 넓혔고, FA(자유계약선수) 빅마켓에서 레프트 박정아를 영입하며 큰 공격의 거점을 마련했다. 골칫거리였던 외국인선수도 전체 1순위로 이바나 네소비치를 지명하면서 시름을 덜었다.

노련미 넘치는 센터라인에는 정대영과 배유나가 자리했고, 문정원과 임명옥 리베로가 지키는 리시브 라인도 악착같이 버텨냈다. 이효희 플레잉코치의 야전사령관 역할과 빠른 토스는 상대 블로커들을 손쉽게 따돌렸다.

도로공사는 시즌 시작과 함께 3연패 부진에 빠졌지만 매 경기 승점을 따내며 반격을 노렸고, 이후 3연승을 시작으로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12월 3일 KGC인삼공사와의 3라운드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두며 마침내 단독선두로 올라선 도로공사는 이후 단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3차전에서 도로공사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C)KOVO

우승 프리미엄으로 주어진 20일의 준비기간은 귀중했다. 김종민 감독과 박종익 김영래 코치가 머리를 맞대고 세부 일정을 만들었다. 한 치의 빈틈없이 체력보강과 컨디션 점검에 만전을 기한 도로공사는 챔피언결정전에서 극적인 드라마를 썼다.

지난 23일 김천에서 펼쳐진 1차전은 역대급 역전극이 펼쳐졌다. 도로공사는 1세트와 2세트를 따냈지만 3세트와 4세트를 내주며 분위기를 넘겨줬다. 파이널세트에선 10-14 매치포인트에 몰리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1점, 1점을 따내며 따라붙었고, 극적인 17-15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도로공사는 임명옥 리베로가 19일 모친상을 당한 이후 근조 리본을 달고 경기에 나섰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절대 질 수 없다는 의지가 피어올랐다. 극적인 역전승이 마무리되자 도로공사 선수들은 오열했다. 이효희 플레잉코치는 “(임)명옥이 엄마께서 도와주신 것 같다”며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25일 열린 2차전에서도 도로공사는 1세트를 내주며 끌려갔지만 2세트를 손쉽게 따낸 뒤, 3세트와 4세트 접전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3-1 역전승에 성공했다.

김천 홈경기를 모두 잡은 도로공사 선수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화성 원정길에 나섰다. 마지막이 된 3차전도 1세트 초중반 10-13 리드를 허용했지만 박정아와 이바나의 공격으로 16-14 역전에 성공했고, 듀스 접전 끝에 1세트를 26-24로 따내며 흐름을 넘겨주지 않았다.

2세트까지 25-16으로 마무리하며 승리를 향해 다가선 도로공사는 3세트를 21-25로 내줬지만 4세트를 여유 있게 따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국도로공사가 무관의 설움을 떨치며 통합 우승으로 'V1' 위업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도로공사 선수들이 김종민 감독을 행가레 치고 있다. (C)한국도로공사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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