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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2위 최고 성적’ 남소연 “포기하지 않았더니 희망이 커졌다”
홍성욱 기자 | 2018.04.24 02:59
남소연. (C)KLPGA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비가 내리고 바람까지 불던 지난 22일 경상남도 김해시 가야컨트리클럽.

2018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다섯 번째 대회인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최종라운드가 막을 내리자 사흘 동안 시끌벅적하던 클럽하우스는 한적한 가운데 정적마저 흘렀다.

조용히 짐을 챙겨 떠나는 선수들과 가족들이 이따금 모습을 보였고, 창밖으로 펼쳐진 그린에는 얼마 전까지 오색 빛깔 우산을 펼쳐 들었던 갤러리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물기를 머금은 초록 자태만이 일몰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사이로 미소 띤 얼굴이 보였다. 남소연(위드윈)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생애 최고의 성적을 냈다.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오지현, 장하나, 안나린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상금 4,275만 원을 받았다.

10년 전인 지난 2008년 KLPGA에 입회에 그해 점프투어에 나섰던 남소연은 2009년 드림투어를 거쳐 2010년 1부 투어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12개 대회 가운데 절반인 6대회만 컷 통과에 성공했고, 최고 성적은 28위에 머물렀다.

다시 드림투어로 내려간 남소연은 힘겨운 두 시즌을 보내고 어렵사리 시드전 16위를 거두며 2013시즌부터 1부 투어로 돌아왔다. 2015시즌부터는 시드전을 치르지 않고 투어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최고성적은 지난해 9월 팬텀 클래식 6위였다.

남소연은 이번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1라운드부터 부드러운 샷감을 자랑했다.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적어내며 조윤지에 이어 단독 2위를 기록했다. 전장이 6,810야드로 넓어 장타자에게 유리한 대회였기에 지난해 드라이브 비거리 232야드로 전체 116위인 남소연의 1라운드 2위는 기대 이상의 활약이었다.

하지만 남소연은 2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2오버파 74타를 치며 공동 9위까지 순위가 내려갔다. 마지막 18번 홀(파4) 더블보기만 아니었다면 공동 3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남소연은 2라운드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더블보기가 너무너무 아쉽지만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언제나 실수는 할 수 있다. 대신 다음번에 버디를 한 번 더하면 된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어제 잘 치고 나니 부담이 됐다. 주변에서 많은 기대를 할 것 같았다. 원래 그런 성격은 아니지만 투어를 하면서 높은 곳에 오르지 못하다보니 잘 내려놓게 되더라. 기분 좋게 마지막 날 플레이를 한 기억이 거의 없다보니 그런 상황을 쉽게 받아들였다”고 털어놨다.

덧붙여 “내일은 정말 집중해서 쳐야겠다”라며 옅은 미소로 클럽하우스를 떠났다.

마지막 날 선두가 수시로 바뀌며 치열한 다툼이 전개되는 사이, 남소연도 힘을 냈다. 전반부는 버디와 보기가 섞였지만 후반부에 3타를 줄이며 공동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고 돌아서니 2위가 확정됐다. 지금까지 투어를 뛰면서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남소연은 “사실 어제 잠이 오지 않더라. 그래서 ‘나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그리고 골프장에 나왔다.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2년 동안 함께 하고 있는 최형규 프로님과 손현호 프로님이 마지막 날 함께 하니 큰 힘이 됐다”라고 언급했다.

버티기 힘든 2부 투어 생활과 살 떨리는 시드전을 이겨낸 남소연은 산전수전을 겪으며 지금 자리까지 올라섰다.

남소연은 “요즘은 큰 선수들이 많다. 상대적으로 내 하드웨어(162cm)는 투어에서 약점이다. 하지만 숏게임을 잘하고, 퍼터에 더 신경 쓰려 한다”라고 말했다. 또 “늘 ‘못할 건 없다’는 생각을 한다. 결혼한 언니들과 출산한 언니들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이를 먹어도 노련함이 쌓이면 유리한 점이 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그는 대회를 마치고나서 꼭 하고 싶었던 말을 했다. 표정도 진지했다. 남소연은 “지금 돌아보면 포기하려는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너무 힘들었다. 연습장에 한 번 들어가면 6시간씩 매달렸는데도 안됐다. 하지만 참아내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조금씩 열리더라”며 후배들, 특히 드림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 가지 조언도 덧붙였다. 남소연은 “나도 20대 중후반 여자다.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싶고, 또 놀고 싶은 마음도 있다. 어린 후배들은 더더욱 그럴 것이다. 너무 골프만 바라보지 말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훈련을 조금 줄였다. 커피를 마시며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것도 도움이 됐다. 취미생활 혹은 골프를 잊는 시간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라고 했다.

힘든 시간을 참아내고 이겨내 온 남소연은 “좋은 생각만 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제는 우승도 하고 싶다”라며 목표를 높였다.

환한 미소 속에 클럽하우스를 빠져나가는 남소연의 발걸음이 경쾌했다. 그의 다음 대회, 그리고 이번 시즌 행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남소연이 샷을 하고 있다. (C)KLPGA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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