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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와 선두의 만남’ GS칼텍스 vs 한국도로공사
홍성욱 기자 | 2018.01.09 01:54
GS칼텍스 강소휘(왼쪽)와 도로공사 박정아. (C)KOVO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반년 가까운 리그를 치르다보면 페이스가 좋을 때도 있고, 위기에 처할 때도 있다. 크고 작은 산을 넘어가는 과정 속에서 때론 벽에 부딪히고, 때론 고비를 넘기며 희열을 느낀다. 어쩌면 우리 인생사와 다를 바 없다.

9일에도 승부는 계속된다.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가 시즌 네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홈코트의 GS칼텍스는 7승 11패 승점 17점으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최근 3연패로 분위기 또한 가라앉았다. 설상가상으로 팀의 주축선수인 표승주가 지난 6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표승주는 정밀 진단 결과 발목을 지지하는 인대 3개 가운데 2개가 파열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아직 부상 부위가 부어있는 상태라 수술과 재활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11일 결정하기로 했다. 문제는 재활의 경우에도 2개월 이상이 필요하다는 것. 수술할 경우에는 최소 3개월,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사실상 시즌 아웃이다.

그렇지 않아도 GS칼텍스는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던 주전 레프트 이소영의 부상 이탈로 시즌 전 차상현 감독이 그린 큰 구상이 흔들렸다. 나머지 선수들이 부상 없이 버텨줘야 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돌발악재를 만난 상황이다. 가뜩이나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부상 선수가 나왔다는 건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하지만 감내해야 한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싸워야 한다. 비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어떻게든 수를 찾아야 한다.

GS칼텍스는 파토우 듀크의 탄력 넘치는 공격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상대의 분석에 잡히고 있다. 듀크의 체력 또한 걱정거리다. 지친 기색 없이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 결정력을 보여주던 시즌 초반과 달리 20점대 이후 클러치 상황에서 범실이 늘어나고 있다.

강소휘도 힘이 들긴 마찬가지다. 해결사로 나서야 한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부담스럽다. 이 역시 강소휘에게 부여된 과제다.

표승주의 자리에는 김진희가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진희는 KGC인삼공사 시절인 2016년 2월 1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외국인선수 헤일리 스펠만의 부상 결장으로 라이트로 대신 나서 팀의 3-2 승리를 이끈 바 있다. 당시 김진희는 고비마다 날카로운 공격득점을 올리며 12점을 기록, 외국인선수 에밀리 하통과 고공 트윈타워가 건재한 현대건설에 일격을 가했다.

오늘 김진희에게는 기회의 날이다. 기회가 왔을 때 갈고 닦아온 기량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여러 번 오지도 않는다. 출전에 목말라 있던 김진희가 어떤 역량을 보여줄지 관심거리다.

김진희가 리시브 라인에 설 경우, 도로공사는 강소휘가 아닌 김진희에게 서브를 집중시킬 수 있다. 이럴 경우 차상현 감독은 한수진 등 후위에서 다른 카드로 변형을 줄 수도 있다.

원정길에 나선 한국도로공사는 12승 5패 승점 36점으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8연승 행진을 이어오다 지난해 12월 27일 현대건설에 패한 이후 31일 흥국생명에 승리를 거두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도로공사는 연승 초반부에는 완벽한 조화로 완승을 거뒀지만 이후 4~5일 간격으로 경기가 이어지면서 바닥난 체력을 겨우 경기 감각으로 버텼다. 27일과 31일 경기는 가장 힘든 고비였다.

이후 도로공사는 새해 첫 날 휴식을 취했고, 2일 방송 촬영 이후 3일부터 체력을 다지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선수들도 모처럼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오늘 경기에 대비해 왔다. 9일 만에 치르는 경기라 감각은 떨어지지만 관록으로 커버하며 비축한 체력으로 맞서야 한다.

도로공사는 이바나 네소비치가 라이트에서 제 역할을 해주고 있어 든든하다. 이바나가 후위로 빠지면 박정아가 전위로 올라온다. 공격과 블로킹에 있어 톱니바퀴가 잘 돌아가고 있다. 센터 라인에 서는 정대영과 배유나는 테크니션 들이다. 이효희 세터와의 호흡을 통해 전광석화 속공과 개인시간차 공격을 교과서적으로 보여준다. 도로공사 경기의 묘미이기도 하다.

도로공사는 임명옥 리베로가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가운데 문정원이 리시브 라인에서 잘 버텨주면서 팀의 수직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이런 모습이 이어진다면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GS칼텍스와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도로공사의 대결이다. 경기가 싱겁게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공은 둥글다. 어떤 변수가 도사리고 있을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도로공사 입장에선 잘 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 또한 다시 연승을 시작하며 단독 선두를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GS칼텍스 입장에선 투혼을 불사르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어렵다고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

경기는 오후 5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시작된다. KBSN스포츠와 네이버스포츠를 통해 생중계된다.

오늘 경기는 선두와 최하위의 만남이지만 순위와 실력 차이를 떠나 정신력이라는 게 어떻게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선두의 품격이 위용 있게 드러날 것인지, 아니면 꼴찌의 반란이 용솟음칠 것인지가 결정된다. 그래서 더 기다려지는 대결이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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