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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의 배구 산책] 인도네시아에서 확인한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열풍
홍성욱 기자 | 2024.04.24 16:15
경기에 앞서 도열한 정관장 선수들. (C)정관장 김준하

1년 전인 지난해 4월 21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KOVO 여자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가 열렸습니다. 처음 도입된 아시아쿼터 제도였기에 구슬 추첨 확률은 7개 구단이 동일했습니다.

정관장은 전체 3순위로 메가왓티 퍼티위(인도네시아)를 지명했습니다. 이 결정은 구단 행보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우선 정관장은 7년 만에 봄배구에 진출했습니다. 메가의 강력한 전후위 공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었습니다.

또한 정관장은 V-리그 14개 구단 중 최초로 유튜브 실버 버튼을 획득했습니다. 전체 접속자 가운데 무려 86%가 인도네시아에서 유입된 팬들이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정관장 선수단은 시즌이 끝난 직후 인도네시아 청소년체육부와 산하기관인 LPDUK(스포츠기금 및 경영관리기관)의 초대로 자카르타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 프롤리가 올스타와 이벤트 경기를 펼쳤습니다.

시즌이 끝나고 쉬지도 못한 가운데 정관장 선수들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경기에 대비했습니다. 체력이 떨어진 시점이었고, 크고 작은 부상도 있어 휴식이 필요했지만 운동 시간에는 집중했습니다.

훈련 과정을 두 눈으로 살펴보니 이 팀이 운동량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다른 팀보다 더 많은 운동량을 가져가면서 집중력까지 끌어올리려 하고 있었습니다. 선수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습니다.

자카르타행 비행기 안에서 몇몇 고참 선수들과 얘기를 해보니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나머지 선수들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고단한 표정은 자카르타 수하르노하타 공항 도착과 동시에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관계자 영접 속에 공항을 일사천리로 빠져나오니 주최측이 예쁜 꽃을 엮어 만든 목걸이로 환영해 줬습니다. 공항 문을 나서니 엄청난 팬들과 취재진이 선수단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숙소인 물리야 호텔까지는 경찰 칸보이(Convoy) 오토바이 2대가 길을 터주며 이동을 도왔습니다. 자카르타 시내 중심부는 트래픽이 심했지만 칸보이 덕분에 선수들의 이동은 아주 수월했습니다. 마지막 공항 가는 길까지 동일한 혜택을 누렸습니다.

정관장 선수단은 인도네시아 청소년체육부 장관과의 미팅,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 그리고 팬미팅 등 빼곡한 일정을 하나하나 소화했고, 다양한 음식점도 방문했습니다. 선수들이 가는 곳마다 큰 환영과 함께 다양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백미는 인도네시아 올스타와의 경기였습니다. 16,000석 수용 규모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 아레나의 위용은 꽉 들어찬 관중들이 증명했습니다. 정관장 선수들이 호명될 때마다 터지는 어마어마한 환호 때문에 기사를 쓰면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처음 소개된 안예림부터 마지막에 소개된 메가까지 환호가 체육관에 메아리쳤습니다.

이 순간을 더 많은 V-리그 구단 관계자들이 느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국내 어느 체육관에서도 느낄 수 없는 열기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가장 열기가 뜨거운 삼산체육관 환호의 2배 이상으로 느껴지는 폭발적인 응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폴란드 우치나 그단스크의 팬들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인도네시아 아레나의 환호가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손에 찬 스마트워치는 계속 소음 경고 사인을 내고 있었습니다.

정관장의 일방적인 우위 속에 1세트와 2세트가 마무리되자 장내는 조금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이 때 염혜선과 메가가 상대 코트로 이동했습니다. 3세트부터 코트 분위기는 다시 달아올랐습니다. 4세트에는 고희진 감독이 인도네시아 올스타를 지휘했습니다. 잠시 선심으로 변신하기도 했고, 선수들도 득점 이후 춤을 추면서 V-리그 올스타전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마지막 5세트는 다시 정상적인 위치로 복귀해 마쳤습니다. 정관장의 3-2 승리 이후 대회본부가 준비한 트로피와 함께 금메달을 받았습니다. 메가는 대회 MVP로 선정된 이후 상금 전액을 유소년 배구 발전 기금으로 기부했습니다.

메가의 인기는 실로 놀라웠습니다. 2억 7,500만 인구의 나라인 만큼,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경기 도중 메가가 보이지 않아 관계자에게 물으니 잠깐 광고 촬영을 하고 코트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메가는 한국리그에서 뛴 이후 인기가 몇 배로 늘어났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관심이라고 했습니다.

이 열기와 이 환호가 계속 이어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인도네시아 청소년체육부도 자국의 배구 인기몰이를 위해 이 행사를 계획했고, 한국배구연맹과의 추가적인 교류도 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여러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단계입니다. 정관장 배구단의 새 시즌 홈개막전을 일주일 가량 앞당겨 인도네시아 아레나에서 치르는 방안도 검토하며 논의하고 있고, 다음 시즌 KOVO 올스타전이 자카르타에서 열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번 이벤트 경기 유료 판매 티켓 13,000장의 가격은 25,000원부터 50만 원까지 다양했습니다. 팬들은 메가가 뛰는 한국 배구에 관심이 큽니다. 메가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김연경의 인기 또한 엄청납니다.

정관장 레드스파크스가 이번 인도네시아 방문에서 확인한 인기는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될 것입니다. 다양한 교류의 물꼬를 튼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 배구가 외연을 확대하며 윈-윈 할 수 있는 방안 또한 다듬어가야 하겠습니다.

미소 속에 경기를 치르는 정관장 선수들. (C)정관장 김준하
공항 입국 때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은 정관장 선수들. (C)정관장 김준하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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