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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인기에 함박웃음’ 염혜선 “선수 생활 마지막은 동남아에서 해야 할 것 같아요”
자카르타(인도네시아)=홍성욱 기자 | 2024.04.22 09:12
염혜선이 인도네시아 올스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C)정관장 김준하

정관장의 주장 염혜선은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레나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올스타와의 이벤트 매치 직전 걱정이 밀려왔다.

체육관 적응 훈련이 없었던 상황이었고, 몸을 풀고 나서 공격수들과 토스를 맞췄지만 볼이 짧거나 높이에서도 유격 범위를 넘어섰다.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경기가 시작되면서 염혜선의 진가는 발휘됐다. 1세트 초반 메가와의 호흡을 통해 경기장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더니 박은진의 속공 득점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염혜선의 주특기인 재치 있는 득점도 더해졌다. 정호영의 속공, 박혜민의 왼쪽 강타, 김세인의 연속 왼쪽 득점까지 코트 안에 있는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끌어냈다. 명품 조율이었다.

2세트 휴식을 취한 염혜선은 3세트에 돌연 상대 코트에 서서 정관장을 상대했다.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연출되자 12,000명이 넘는 관중들의 웃음소리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염혜선의 첫 서브가 범실이 되자 관중석 양쪽으로 사과의 손동작과 함께 인사까지 한 염혜선은 메가를 활용해 경기를 풀어내며 아웃사이드히터 메디 요쿠와 미들블로커 아구스틴 우란드하리와의 찰떡 호흡까지 과시했다. 마주보며 함박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관중들도 큰 박수로 응원을 보냈다.

경기는 정관장의 3-2 승리로 마무리됐다. 염혜선은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었다. A코트와 B코트를 넘나들며 정관장과 인도네시아 올스타 팀을 모두 조율했다. 관중들은 염혜선의 토스쇼를 눈여겨 봤다.

경기 후 현지 매체 인터뷰도 줄을 이었고, 관계자들의 사진 촬영 요구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특히 인도네시아 올스타 선수들과 벌써 정이 든 것 같았다. 짧게 만나 경기를 치르고 헤어지는 것이 못내 아쉬운 듯 했다.

염혜선은 “처음에는 체육관 적응이 되지 않았어요. 볼이 손에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바닥도 적당하게 미끌려야 하는데 딱딱했어요. 다치지 않고 경기를 끝내는 게 중요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벤트성 경기라 해도 막상 시작이 되니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1세트를 따내고 2세트를 밖에서 지켜보다 3세트에 다시 들어가려고 해는데 인도네시아 주장 아구스틴이 잡아 끌더라고요. 순식간에 반대 코트에서 뛰었죠”라며 웃음을 보였다.

두 선수는 이미 교감이 있었다. 경기 하루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구스틴은 “정관장 주장 염혜선과 호흡을 맞춰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염혜선 선수의 토스를 때려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하루 만에 현실이 됐다.

염혜선은 “언제 또 이런 자리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색다른 느낌이었고, 정말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 태국에서 한태 올스타전을 할 때도 많은 분들의 응원과 축하를 받았는데 이번에 인도네시아에서는 더 큰 응원을 받았어요. 선수 생활 마지막은 동남아에서 해야 할까봐요”라며 함박웃음을 보였다.

염혜선의 주장 포스는 인도네시아 올스타 선수들에게도 예외가 없었다. 염혜선은 서브 범실을 한 선수에게 “또 서브 범실하면 아웃이야”라고 말했고, 다음 서브를 정확하게 구사하자 눈을 마주보며 엄지를 펼쳐보이기도 했다.

이제 염혜선은 본격적인 휴가에 들어간다. 일단 푹 쉬면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줄 예정이다.

염혜선은 “정관장이 7년 만에 봄배구를 했어요. 영광스러웠죠. 하지만 생각보다 짧은 봄배구였습니다. 아쉬움이 남아요”라며 “다시 도전자 입장으로 시작합니다. 시즌 초반부터 잘 풀어낸다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표)승주도 왔고, 더 잘해야죠”라며 웃음을 지었다.

자신감도 보였다. 염혜선은 “더 높이 올라갈겁니다. 코트에 서는 선수들은 조금 변화가 있겠지만 그래도 정관장은 정관장입니다. 저희 많이 기대해주시고 응원 부탁드립니다”라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시즌 직후에도 쉬지 못하고 이벤트 매치를 준비해온 팀의 구심점 염혜선. 그의 새 시즌 물 오른 토스가 더욱 궁금해졌다. 

염혜선과 인도네시아 올스타 주장 아구스틴이 경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C)정관장 김준하

자카르타(인도네시아)=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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