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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지우고 싶은 이름 '오재원'...후배들까지 사법기관 조사
정현규 기자 | 2024.04.23 20:36
영장심사 출석하는 '마약투약 혐의' 오재원 (서울=연합뉴스)

현역 시절 오재원은 프로야구 9개 구단 팬에게 '예의 없는 선수'로 비판받았다. 하지만, 일부 두산 베어스 팬들은 오재원을 '투지가 넘치는 선수'라며 감쌌다. 이제는 두산 팬도 오재원을 외면한다.

오재원은 두산 후배들을 협박해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을 대리 처방하는 '불법 행위'를 강요했다. 오재원 탓에 두산 후배들은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는다.

22일 KBO 사무국에 따르면, 오재원이 몸담았던 두산 구단은 소속 선수 8명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오재원에게 건넨 사실을 2주 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두산 구단은 오재원 문제가 불거진 3월 말께 자체 조사를 진행해 관련 사실을 파악했으며, 해당 선수들은 현재 경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황상 두산 후배 대부분이 오재원의 협박과 강요로 스틸녹스정을 대리 처방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의 영역'에서는 두산 후배들을 '피해자'로만 보지 않는다. 한 법조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스틸녹스정에는 졸피뎀 성분이 있다. 졸피뎀은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대리 처방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대리 처방을 받은 8명의 사정이 모두 다를 테고, 검찰도 기소유예부터 벌금형까지 다르게 선고할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와 함께 빨리 협박당한 증거를 수집하고, 대가가 없었다는 것도 확실하게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오재원은 '마약 사범'으로 조사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지난 17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오재원을 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2023년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 2천242정을 수수하고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오재원에게 적용됐다.

오재원은 또 지인이 자신의 마약류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지인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은퇴한 야구인이지만, 오재원은 전 소속 구단인 두산에 치명적인 상처를 안겼다. 오재원을 위해 대리처방을 한 현역 선수들은 처벌받을 위기에 놓였다.

2007년 두산에 입단한 오재원은 올해까지 16시즌 동안 한 팀에서만 뛰며 1군 1천57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 64홈런, 521타점, 678득점, 289도루를 올렸다.

두산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3번 우승(2015, 2016, 2019년)하는 동안 오재원은 핵심 내야수로 뛰었다.

2015년과 2019년에는 '우승 완장'을 차고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기록상으로 아주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지만, 두산 구단은 '원클럽맨' 오재원을 위해 2022년 10월 8일 성대한 은퇴식을 열었다.

오재원과 1군에서 인연을 맺은 전·현 두산 선수들은 은퇴식에서 "오재원 선배는 좋은 주장이었다"고 돌아봤다.

한 법조인은 "오재원 측이 법정 진술에서 두산 선수단에서 나온 '좋은 표현'을 유리하게 사용하려 할 텐데, 실제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역 시절, 다소 과격한 행동으로 다른 구단 선수와 충돌한 적이 있는 오재원은 은퇴 후에는 더 자주 구설에 올랐다.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코리안 특급(박찬호)을 매우 싫어한다"며 "전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 응원했던 마음을, 그 감사함을 모르는 것 같다. (박찬호가) 해설하면서 바보(로)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그것에 관한 책임은 지지 않았다"고 주장해 논란을 불렀다.

당시 여론은 박찬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특별고문을 옹호했다.

오재원은 TV 해설자로 일할 때는 한 투수가 몸에 맞는 공을 던지자 "대놓고 때린(던진) 것이다. 난 이런 상황을 가장 싫어한다"며 '고의적인 빈볼'이라고 단정해 경기장 안팎에서 비판받기도 했다.

은퇴 뒤 구설에 두산 구단은 '이미 팀을 떠난 은퇴 선수'라고 거리를 둘 수 있었다. 하지만, 오재원이 은퇴하기 전에 후배들을 강요해 대리 처방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두산 구단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이제는 두산 구단 내부에서도 오재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두산이 지우고 싶은 이름이 됐다. 

정현규 기자  sports@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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