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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주역’ 고민지 “포기하려는 생각 많이 했었다”
홍성욱 기자 | 2018.01.19 01:56
환호하는 고민지. (C)KOVO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배구를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어요.”

KGC인삼공사 고민지는 18일 대전에서 펼쳐진 흥국생명전에서 한 경기 개인 최다득점인 13점을 뿜어내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수훈선수로 선정돼 인터뷰실을 찾은 고민지의 얼굴에는 미소가 피어올랐다. 요즘 하루하루가 행복하기 때문이었다.

고민지는 “학교 때는 매일 코트 안에서 배구를 하다 프로에 와서는 웜업존에만 있어 걱정이 많았어요. 지금은 좋아요. 제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어서요”라고 말했다.

그랬다. 고민지는 대구여고 시절 날카로운 공격력을 뽐내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선수다. 2016년 9월 7일 신인드래프트 때 1라운드 5순위로 IBK기업은행에 지명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엄연히 다른 세상이었다. 외국인선수가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고, 드래프트를 통해 십수 년 동안 프로 유니폼을 입은 대선배들이 출중한 기량으로 버티고 있었다. 173cm 단신 레프트 고민지의 역할은 서브 혹은 후위 세 자리로 국한됐다.

고민지는 “힘들었어요. 그만하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는데 기회가 찾아왔어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6일 트레이드를 통해 IBK기업은행에서 KGC인삼공사로 이적하게 된 건 고민지 배구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서남원 감독은 고민지가 팀에 합류하자마자 면담을 통해 속을 뻥 뚫어줬다. 이적 후 첫 경기인 지난해 12월 30일 GS칼텍스전 선발 출전을 통보했고, 고민지가 그간 구사하지 않았던 강서브를 지시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고민지는 첫 서브를 에이스로 연결시키며 환호했다. 선발 출전도 살 떨리는 짜릿함이었는데 강서브를 득점으로 연결하니 날아갈 것 같았다. 8점을 올리며 알토란 활약을 펼친 고민지는 이후 선발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서남원 감독도 고민지의 활약에 놀라고 있다.

서 감독은 “고민지가 후위 세 자리에서 자기가 할 것을 다해주고 있다. 전위에서도 유효블로킹에 공격기회까지 살리고 있다”라며 흡족한 표정을 보였다.

고민지는 강서브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그래서 범실에 대한 주저함 없이 마음 놓고 시도하고 있었다. 그는 “감독님 코치님 그리고 언니들이 자신감을 심어주니 절로 힘이 나요”라고 말했다. 말투는 차분했지만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덩달아 공격도 살아났다. 지난 시즌 23경기에 나서 평범한 서브와 수비에 임했던 고민지는 3득점만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KGC인삼공사 이적으로 벌써 33점을 올리며 승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고민지는 “네트에 붙은 공만 아니면 시간차 공격과 스피드 면에서는 자신 있어요”라고 당차게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포기하려고 했었지만 기회가 갑자기 찾아왔어요. 웜업존에 있는 동료들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당부의 말도 남겼다.

인터뷰가 끝나고 복도를 통해 체육관을 빠져나가는 그의 발걸음이 경쾌했다. 고민지는 “집에 가요. 엄마 보러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에게 올스타 브레이크는 즐거운 시간인 동시에 5라운드와 6라운드를 준비하는 특별한 시간일 것 같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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