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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아포짓 투입’ 문정원 “동료들과 같은 색 유니폼 입으니 어색했어요”
우치(폴란드)=홍성욱 기자 | 2023.09.18 16:41
문정원. (C)FIVB

“이번에는 동료들과 같은 색깔 유니폼을 입으니 오히려 어색했어요.”

문정원(한국도로공사)의 포지션은 아포짓스파이커다. 소속팀에서 그는 리시브에 참여하면서 공격에도 가담하는 이른바 ‘리시빙 라이트’ 포지션을 소화한다. 문정원에게 아주 익숙한 롤이다.

하지만 그는 국가대표팀에 리베로로 부름을 받았다. 해보지 않았던 포지션이지만 리시브와 수비에 강점이 있어 태극마크를 달았다.

문정원은 “리베로를 해보지 않았지만 리베로 포지션으로 대표팀에 왔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동료들과 다른 색깔 유니폼을 입는 것이 어색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과 아시아챔피언십을 거치면서 점점 리베로 포지션에 적응했다. 수비에서의 임무도 몸으로 느껴가는 중이었다.

아시아챔피언십이 마무리된 직후 세자르 감독은 문정원에게 아포짓스파이커 포지션 임무 수행을 논의했다. 문정원은 익숙한 자리였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문정원은 18일 폴란드 우치 아틀라스아레나에서 펼쳐진 2024 파리올림픽 최종예선 C조 폴란드와의 경기에 아포짓스파이커로 준비했다.

이번에는 동료들과 같은 색 유니폼을 착용했다. 오랜만이었다.

문정원은 “VNL 때나 아시아챔피언십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어요. 리베로인데 동료들과 같은색 유니폼을 입으니 ‘이게 맞는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라고 미소를 보였다.

어색함은 유니폼 색깔일 뿐이었다. 문정원은 교체 투입 직후부터 수비 위치를 적절하게 잡아가며 상대 공격을 걷어올렸다.

한국이 1세트를 내준 이후 2세트 14-14에서 연속 5실점한 상황이었다. 문정원은 날카로운 서브에 이어 리시브와 디그로 공헌했다.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스티시악의 공격을 걷어올리는 장면은 2세트 흐름 반전의 순간이었다. 문정원의 투입 직후 폴란드는 공격성공률이 떨어지면서 동점을 허용했고, 한국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역전까지 이르러 세트를 거머쥐었다.

3세트 18-18까지 대등한 전개를 한 것도 문정원의 활약에 기인했다.

경기 후 문정원은 “모든 선수들이 뭐든 해보려고 했어요. 마지막세트를 빼면 접전을 펼쳤습니다”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아포짓으로 들어가면 부담이 없어요. 도로공사에서 항상 하던 거라서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문정원은 첫 공격 기회 때는 머뭇거리다 범실이 나왔지만 두 번째 기회가 찾아오자 빠른 스윙으로 득점했다. V-리그에서 하던 배구가 국제무대에서도 통하는 순간이었다.

문정원은 “대표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 오니 스케줄이 정말 빡빡해요. 몸 관리도 스스로 해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간 (박)정아가 왜 대표팀만 다녀오면 그렇게 힘들어하는지를 이해만 했지 몸으로 느끼지는 못했었어요. 지금은 제가 겪어보니 확실하게 알겠더라고요. 요즘 드는 생각은 ‘정아가 어떻게 버텨냈지?’라는 마음입니다. 저는 지금 한계를 느끼면서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라고 덧붙였다.

대표팀에서 문정원은 배우고 또 배운다. 문정원은 “우선 (김)연견이에게 수비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어요. 연견이도 저에게 리시브에 대해 물어봅니다. 서로 대화를 많이 해요. 상대 팀에게 배우는 부분도 많아요”라고 언급했다.

그간 소속팀에서 함께했던 언니들의 존재감도 새삼 느끼고 있다. 문정원은 “이전 기억을 떠올려보면 효샘(이효희 코치)이 현역 때 ‘정원아 지금 줄거야”라며 공격 방향까지 알려줬어요. 그대로 따라하면 득점이었죠. 심지어 블로킹이 오지도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지금 문정원은 후배들과 이런 배구를 시도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다.

문정원은 “저와 후배들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납니다. (이)선우랑은 11살 차이입니다. 후배들 생각을 빨리 캐치하려면 대화를 많이해야 하겠더라고요.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배구를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게 제 역할입니다. 결국 저는 커버하는 임무입니다”라고 말했다.

욕심도 있다. 문정원은 “여기 폴란드에서 남은 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싶어요. 그리고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고 싶습니다. 동료들과 더 많이 소통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익숙하지 않은 리베로부터 익숙했던 아포짓스파이커까지 다양한 역할 속에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문정원이다.

환호하는 문정원. (C)FIVB

우치(폴란드)=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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