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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후폭풍 겪는’ 흥국생명 vs ‘외국인선수 부재’ 현대건설
홍성욱 기자 | 2023.01.11 14:18
사진=KOVO 제공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이 4라운드 맞대결에 나선다. 두 팀은 11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홈팀 흥국생명은 16승 4패 승점 47점으로 2위고, 원정팀 현대건설은 18승 2패 승점 51점으로 선두를 이어가고 있다.

1위와 2위의 맞대결이 펼쳐진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두 팀의 경기는 오롯이 경기 자체에 몰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유는 흥국생명 구단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12월 29일 현대건설에 3-1 승리를 거두며 맞대결 첫 승에 성공했다. 이후 모처럼 긴 휴가로 연말연시를 보냈다. 1월 2일 다시 모인 자리에서 선수단은 충격적인 현실과 마주했다. 권순찬 감독이 전격 경질됐던 것. 이는 구단 고위층의 선수 기용 개입에 대해 권 감독이 충실하게 따르지 않으면서 내려진 조치였다. 정상적인 구단에선 있을수도 없는 얘기다.

흥국생명은 이후 5일 GS칼텍스전에 이영수 감독대행 체제로 나서 3-2 승리를 거뒀고, 이날 경기를 끝으로 이영수 대행도 사의를 표명하고 팀을 떠났다.

흥국생명은 3일부터 구단과 논의를 이어간 김기중 전 수석코치를 6일 오전 감독으로 선임하고 이를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7일 오후 6시까지 김기중 감독 등록을 KOVO(한국배구연맹)에 하지 못했다. 8일 IBK기업은행전은 김대경 코치가 감독대행 체제로 나서 3-1 승리를 끌어냈다. 해당 경기 김연경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결장했다.

이후 흥국생명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기중 감독이 선임을 고사했다고 발표하면서 배구 팬들과 선수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배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경기운영 개입이라는 그릇된 방향으로 표현된 결과라고 언급하면서 누가 개입했는지는 끝까지 함구했다. 사과문에 주어도 없이 내용을 기술한 건 진정한 사과로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감추는 게 일상화 된 조직은 미래가 없다. 시원하게 드러내고, 이번 상황을 차라리 참회의 기회로 여겨 구단의 전권을 쥔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이 사태 해결의 전면에 나서 쇄신 의지를 밝혔다면 그나마 믿어주며 기다려보겠지만 임형준 구단주과 신용준 단장 명의의 사과문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는 현상황이다. 두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아 교체라도 된다면 그 연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흥국생명은 권순찬 전 감독과 이미 발표까지 한 김기중 전 감독까지 2명의 연봉을 챙겨줘야 하는 입장이 됐다. 그럼에도 현장은 김대경 감독대행 체제다. 훈련 때도 볼을 때리며 지휘할 코치진은 김대경, 최지완 두 명 뿐이다.

지금은 어떤 지도자라도 흥국생명 지휘봉을 들 수 없다. ‘독이 든 성배’를 마실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럴 때 해결방식은 간단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켜본 흥국생명이라면 아마도 해외지도자로 눈을 돌리려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더 위험하다. 해외지도자에게 전임 감독 경질 사유와 국내 지도자들이 고사한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그저 땜질용 감독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국제사기로 번질 수 있다. 상황을 잘 모르는 해외지도자가 한국에 와서 바보가 되버린다면 그 지도자는 한국 배구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리고 주변 배구인들에게 한국 배구를 어떻게 설명할까. 이런 부분을 흥국생명은 반드시 감안해 처신해야 한다.

가뜩이나 팀 상황이 이러한 지경인데 해외 지도자에게 팀을 끌어달라는 건 예의가 아니다. 생각을 잘해야 한다. 수습의 기본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팀에게 백날 얘기를 해봐야 입만 아픈 상황이지만 노파심에서 언급한다.

흥국생명은 ‘학교 폭력 사태’ 때도 위기대응에 실패했다. 주변의 권고는 흘려버렸고, 자신들의 판단을 밀어붙이다 파국에 이르렀다. 이번 대응도 현재까지 상황으로 보면 대실패다. 참사의 원인이 무엇이고, 그 피해를 누가 입었는지를 잘 생각해보고 반성해야 한다.

또한 진정한 반성은 사죄 이후 뉘우침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리고 강력한 실천의지로 더해져야 한다.

흥국생명에 그런 부분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먼저 드는 상황이다.

오늘 현대건설은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에 이어 세 번째 피해자 구단이 된다. 상대 구단의 흔들림 속에 경기가 뒷전이 된 상황에서 코트에 서야 한다.

팬들과 취재진의 관심도 경기가 아닌 상황에 대한 사실 확인이다. 1위와 2위의 대결. 현대건설의 외국인선수 부재 상황에서의 전술적 대응이 부각돼야 할 상황에서 흥국생명의 꼼수 뒤로 상황을 캐내야 하는 지저분한 현실 속에 배구 경기가 펼쳐진다. 마음이 갑갑하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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