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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빈ㆍ김초연ㆍ박진이' 등 이름 바꿔 새 출발한 KLPGA 선수만 무려 297명
홍성욱 기자 | 2021.02.18 14:16
정세빈. (C)KLPGA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프로골퍼에게 이름은 유일한 브랜드다. 별명도 따라붙지만 각인된 선수는 몇 안된다. 개인스포츠인 골프는 이름을 알리는 게 어느 종목보다 중요하다. 자신만의 고유 브랜드다. 이전과 달리 최근 선수들의 개명이 늘어나고 있다. 개명 조건이 완화되면서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회원 297이 새로운 이름으로 투어에 나섰다. 효과를 톡톡히 본 선수들도 제법 된다.

▲ 새이름으로 생애 첫 우승을 위한 변화

‘우승’은 운동선수에게 붙는 가장 영예롭고 권위 있는 수식어다. 이를 위해 재능이 있어야하고 노력과 열정도 더해져야 한다. 운도 작용해야 한다. 

지난해 6월 열린 ‘KLPGA 2020 그랜드 · 삼대인 점프투어 2차전’ 위너는 정세빈(삼천리)이었다. 다음 달에 개최된 ‘KLPGA 2020 군산CC 드림투어 10차전’에서 정세빈은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쾌거였다.

시즌 중간에 드림투어에 합류했음에도 상금순위 5위를 기록한 정세빈은 유진이라는 이름에서 개명했다. 정유진으로 살던 과거에는 내성적인 성격을 가졌다고 밝힌 정세빈은 개명 후 쾌활한 삶을 보내며, 덩달아 골프 성적도 좋아졌다고 미소 지었다. 

황정미(큐캐피탈파트너스)는 2016년에 황여경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중고등학교골프연맹 개최 대회와 추천 자격을 통해 KLPGA 정규투어 4개 대회에 참가했다. 하지만 그해 성적이 자신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을 보며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우승을 목표로 정미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이후 좋은 일들로 가득하다고 전한 황정미는 생애 첫 우승을 위해 훈련에 정진하고 있다.

▲ 우승, 그 이상을 위한 굳은 결심

한 번 우승 맛을 본 선수는 더 큰 목표를 설정한다. 1승에 만족하지 않고, 추가 승수를 쌓기 위해 이름을 바꾼 선수도 여럿 있다.

박서진(요진건설산업)은 박교린이라는 이름으로 2019년 정규투어에서 루키로 활약했다. 인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당시 박서진은 정규투어 대회가 없는 6월에 드림투어 ‘KLPGA 2019 KBC 드림투어 with 영광CC 1차전’ 우승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이듬해 9월에 열린 ‘제9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with KFC’에서 극적인 첫 정규투어 우승을 이루기도 했다. 두 차례 우승 후 개명하게 된 이유에 대해 묻자 박서진은 “사주를 봤는데, 선수 생활과 은퇴 후까지 장기적으로 고려해 받은 좋은 이름이다. 새로운 이름이 마음에 쏙 든다”라고 답했다.

김송연(골든블루)은 김혜선2라는 이름으로 ‘SK핀크스 ·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골프팬의 머리에 각인시켰다. 김송연은 과거 이름에 붙어있던 숫자를 떼고, KLPGA에서 유일한 이름으로 변경했다. 새 이름으로 맞이한 2020시즌의 김송연은 ‘KLPGA 2020 한세 · 휘닉스CC 드림투어 7차전’ 우승뿐만 아니라 2021시즌 정규투어 시드권을 확보하는 등 우승 그 이상의 업적을 쌓는 훌륭한 한 해를 보냈다.

▲ 첫 째도, 둘 째도 건강이 우선

스포츠 선수에게 부상은 가장 위협적인 변수다. 모든 선수는 늘 부상 위험 속에 살아간다. 골프는 멘탈 싸움이라고 할 정도로 높은 정신력까지 요구한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개명하게 된 사연도 있다.

과한 훈련으로 잦은 부상과 멘탈 문제를 겪은 김초연은 부상에 얽매이지 않고, 초연하게 최고가 되기 위해 김도연3에서 김초연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김초연은 개명을 통해 더 개선된 체질과 강한 체력을 얻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 루키로 정규투어 무대를 밟게 된 박보겸(하나금융그룹)은 박진하라는 이름을 갖고 있을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면 훨씬 건강한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박보겸은 개명 이후 일상생활과 골프에서 이타적인 마음을 갖고 긍정적인 하루하루를 보낸다고 말했다.

▲ 새 이름과 함께하는 새로운 삶

골프 외에도 목표하는 것을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선수들이 있다. 새로운 이름과 함께 열정이 가득한 삶을 사는 선수들도 있다. 

1990년 열린 ‘제11회 베이징 아시안게임’의 여자 골프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이조이는 일본 유학 당시 발음이 어려운 이종임에서 받침을 빼니 ‘Joy’라는 기쁨의 뜻을 가진 이름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이조이는 입회 24년 만에 챔피언스투어 ‘KLPGA 호반 챔피언스 클래식 2019 8차전’에서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현재 이조이는 심리 치료 상담소에서 근무하며 멘탈 관리 공부와 골프 훈련을 병행하며 2021시즌 챔피언스투어 개막전을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KLPGA투어 생활을 마치고 국가상비군 코치에 이어 현재 휴온스 골프단 단장으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임서현은 과거 임선욱이라는 이름보다 부드럽게 불리는 현재 이름에 편함을 느낀다고 전했고, SBS골프 아카데미 레슨, KLPGA 코스해설, 유튜브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진이는 박소현이라는 이름에서 개명한 후 흔하지 않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개명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징크스 또는 미신은 강한 정신력과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선수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작은 변화를 통해 성적 향상은 물론 건강한 삶을 꿈꾸는 KLPGA 선수들의 활약이 2021시즌 KLPGA투어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김초연. (C)KLPGA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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