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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의 배구 산책](5) 프로배구 심판의 권위
홍성욱 기자 | 2020.12.14 09:36
사진=KOVO 제공

2005년 막을 올린 프로배구가 햇수로 16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해 태어난 아기는 쑥쑥자라 올해 중학교 3학년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기가 어엿한 학생으로 성장한 것처럼 프로배구도 긴 시간 동안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겨울스포츠로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17일부터 막을 올린 2020-2021 V-리그가 한창입니다. 3라운드 중반을 향하고 있습니다. 벌써 17번째 시즌입니다. 그 동안 수많은 경기들이 치러졌고, 앞으로 더 많은 경기들이 팬들을 찾아갈겁니다.

코트에는 선수 12명이 자리합니다. 그리고 선수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심판들이 있습니다. 주심과 부심이 네트를 사이에 두고 마주합니다. 직사각형 코트 테두리에 선심 네 명이 섭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대기심과 기록을 하는 심판위원도 역할이 있습니다.   

이들이 없다면 경기는 이뤄지지 못합니다. 심판의 호각 소리에 경기는 시작되고 심판의 종료 선언으로 경기는 막을 내립니다.

이번 시즌 들어 심판 판정과 관련된 논란이 프로배구계에 화두로 등장했습니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심판은 무탈하게 경기를 마치기를 원합니다. 이슈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저 오늘도 무사히 경기를 마치고 귀가하기를 기원합니다.

하지만 배구 심판은 무척이나 힘든 직업입니다. 심판이 정확한 판정을 했을 때는 당연시되고, 실수를 했을 때는 엄청난 지탄을 받습니다.

이번 시즌 심판들은 이슈의 주역이 됐습니다. 유독 카드도 많이 나왔고, 세트 퇴장도 있었습니다. 심판과 감독들 사이 언쟁은 거칠어졌습니다. 급기야 심판들과 감독들이 모이는 자리도 만들어졌습니다. 어렵사리 만든 자리가 깔끔하게 마무리되지도 못했습니다.

시즌이 반환점을 돌기도 전인데 많이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심판의 경기운영 문제로 제재금이 부과되기도 했고, 이 과정에서 경기운영본부장이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양쪽 벤치의 항의로 경기가 10분 넘게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조금은 위태롭고, 또한 걱정스러운 상황입니다. 감독들은 심판에 대한 불신이 있고, 심판들 또한 감독을 향한 불만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우선 자제가 필요합니다. 모든 경기가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배구경기도 사회상의 반영이겠지만 우리가 보고 싶은 모습은 감정을 최대한 자제한 표현입니다.

배구는 엄연한 규칙이 있는 경기입니다. 심판은 코트에서 벌어지는 행위에 규칙을 덧입혀 판단합니다. 만일 잘못 적용했다면 빨리 시정하고, 그렇지 못할 때는 신속히 사태를 수습해야 합니다. 항의에 대한 유연한 대처 또한 필요합니다. 

심판을 양성하고 육성해 키우는 것은 전적으로 한국배구연맹(KOVO)의 소관입니다. 선수들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각 구단의 역할이듯, 심판들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건 연맹의 과제라 하겠습니다. 최상의 경기력은 최고 심판들과 조화를 이룰 때 나타납니다. 

우리나라 심판들의 수준은 절대 낮지 않습니다. 국제대회 취재를 여러차례 가보면 V-리그 심판들이 얼마나 잘 보고 있는지를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국내 팬들의 눈 높이는 상당히 높아져 있습니다. 우리 심판들도 그 높이에 맞춰가야 합니다. 그래야 권위가 생깁니다.

심판은 권위로 살아갑니다. 권위는 판정에서 나옵니다. 판정 하나하나가 쌓여 위엄이 되고 권력이 됩니다. 그 권력은 공정하고 멋진 승부로 드러나야 합니다.

선수들은 코트에서 심판의 권위와 만납니다. 경기가 열릴 때마다 그 권위는 높아져야 합니다. 바로 그 권위가 리그를 지탱하는 강력한 힘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귄위를 가진 심판입니다. 그 위엄 속에 경기가 진행돼야 합니다. 그 누구도 심판의 권위에 도전할수는 없습니다. 심판 또한 스스로 권위를 세워야 합니다.

시즌이 아직 절반 이상 남았습니다. 당장 내일부터 다시 경기가 펼쳐집니다. 매끄럽고 유연한 진행, 그리고 위엄 있는 판정을 기대하는 건 아마도 모두의 한결같은 마음일겁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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