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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 블로킹’ 김수지 “1승 상대가 일본이라 더 기쁘다”
홍성욱 기자 | 2019.09.17 10:00
김수지가 서브를 준비하고 있다.(C)오오사토 에미코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1승에 목말라 있었는데 그 상대가 일본이라 더 기쁩니다.”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김수지(IBK기업은행)의 음성은 차분했다. 

김수지는 16일 일본 요코하마아레나에서 열린 2019 FIVB(국제배구연맹) 여자배구월드컵 일본전에서 11득점을 올리며 한국의 3-1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경기 후 김수지는 “일본에 와서 2경기 연속 아쉬운 경기를 해 다들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어요. 경기 전부터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일전이라는 타이틀이 있다보니 저 뿐만아니라 선수들 모두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나왔어요. 이겨서 정말 좋아요. 부담이 상당했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라고 말했다. 

경기 시작전 선수들은 긴장해 있었다. 표정도 굳어있었다. 1만 2천명이 꽉 들어찬 요코하마아레나에서 한국 선수들은 홈코트의 일본을 상대로 있는 힘을 다해 맞섰다. 중국과 도미니카공화국에 연패를 당한 이후라 체력적으로도 힘든 상태였지만 일본에는 질 수 없다는 강렬한 마음에 정신무장을 단단히 했다.

결과는 통쾌한 역전승이었고, 우리 선수들은 코트에서 환호했다. 일본 관중들의 침묵 속에 요코하마아레나는 한국 선수들의 환한 미소만이 반짝반짝 빛났다. 

김수지는 11득점 가운데 블로킹 6득점을 올렸다. 고비마다 나온 완벽한 가로막기였다. 배구에서 블로킹 득점은 1점 이상의 효과가 있다.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는 점에서 분위기 상승 효과까지 덤으로 얻는다. 

김수지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일본전에서 패한 이후 일본에 대한 분석을 다시 했습니다. 그 때 터치 아웃 득점을 많이 허용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라바리니 감독님이 오신 이후 리딩블로킹이 우선이지만 상황에 따라 확률적인 사인이 나오기도 합니다. 저도 일본 선수들의 동작을 보고 공격 길목을 예측해 미리 움직여 득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짜릿했어요”라고 말했다. 인터뷰가 이어진 가운데 처음 들린 웃음 소리였다. 

그러면서 “일본 선수들은 모션이 많고, 역으로 갈 때가 많았어요.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하고, 한 방향에 집중하니 잡히더라고요”라고 덧붙였다. 

김수지는 대표팀에서 ‘헌신’의 아이콘이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묵묵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부터 대표팀 일정을 대부분 소화했다. 

1.5군으로 꾸린 대표팀 소집 때도 김수지는 감독들의 요청에 화답했다. 국제 경기에서 미들 블로커라는 포지션이 차지하는 비중을 알기에 본인이 주저 없이 대표팀에 합류해 중심을 잡아줬던 것. 올해도 마찬가지다. 복근 부상으로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 2주 동안 쉰 것을 빼면 항상 대표팀과 함께 했던 김수지다. 

그는 “사실 저도 이번 대회는 체력적으로 진짜 힘들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우리 선수들 모두 힘들거라는 생각에 버티고 있어요. 이 곳에서 분명 얻어야 할 것이 있고, 그 부분을 가지고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합니다”라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여자배구 월드컵은 긴 일정이다. 김수지도 남은 일정을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다. 

그는 “17일은 쉬는 날이지만 훈련이 있습니다. 그리고 18일 러시아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경기들이 계속 이어집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성실하고 꾸준한 선수, 그러면서 분석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선수 김수지. 그가 보여준 한일전의 투혼이 배구 팬들을 환호하게 하고 있다. 

김수지(왼쪽)가 이다영과 블로킹에 나서고 있다.(C)오오사토 에미코
김수지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C)오오사토 에미코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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