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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희. (C)KOVO |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맏언니가 간다.’
이효희(한국도로공사)가 러시아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효희는 31일 오전 1시 45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아에로플로트항공 SU253편으로 출국해 모스크바를 경유한 뒤, 격전지인 칼리닌그라드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효희와 함께 이나연(IBK기업은행)도 동행한다.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예선전을 앞둔 한국은 중요한 시점에서 세터 2명을 모두 교체하는 긴박한 상황과 마주했다.
당초 대륙간예선전에는 이다영(현대건설)과 안혜진(GS칼텍스)이 대표팀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출발부터 문제가 생겼다. 안혜진이 과호흡 증세를 보이며 힘겨워했다. 전지훈련지인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도착 이후 안혜진은 현지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그 결과 의학적 이상은 없었지만 재발에 대한 위험부담이 있었다.
대한배구협회는 대체 선수를 알아봤다. 이효희와 이나연을 동시에 타진했지만 최종적으로 이효희가 낙점됐다. 풍부한 경험으로 선수단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로는 제격이었다. 한국도로공사는 대표팀 차출에 적극 협조했고, 이효희 역시 이다영 세터를 돕는 백업 역할이라 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이었다.
비자 신청 절차가 진행되는 사이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이다영이 세르비아와의 연습경기 도중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한 것. 이에 따라 이나연 세터까지 대표팀에 합류해 대륙간예선전을 치르게 됐다.
이효희 세터와 이나연 세터는 라바리니 감독과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 초반 2주 동안 함께 한 바 있다. 이후 소속팀에서 훈련을 이어오다 다시 대표팀에 긴급 투입되는 상황.
이효희는 스포츠타임스와의 통화에서 “갑작스럽게 대표팀에 합류하는 상황이라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실제 상황이 그랬다. 도로공사는 24일까지 훈련을 하다 휴가에 들어갔다. 쉬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대표팀 합류가 결정된 것.
물론 현재 대표팀에 있는 선수들과 이효희는 과거 손발을 많이 맞춰온 경험이 있다. 하지만 실전 호흡을 위해선 경기 직전 선수들과 한 번이라도 더 맞춰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다. 야전사령관 교체가 급박하게 이뤄지면서 기본적인 패턴을 한 두 번만 맞춰보고 바로 첫 경기인 캐나다전에 들어가야 한다.
특히 이효희는 부담이 크다. 휴가를 즐기다 긴급호출을 받은 건 본인이 감수하고 있다. 다만 소속팀에서 비시즌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훈련과 대표팀에서 실전에 대비하는 훈련은 프로세스가 다르다.
이효희가 실전 대비 과정을 생략한 상황에서 경기에 투입되는 건 분명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 백전노장이라 노련함은 믿는 구석이지만 하나하나 세심한 관리와 대비 속에 코트에 들어가야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나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더구나 이효희는 대회 사용구인 미카사볼을 손에서 놓은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볼의 변화는 공격수보다 리시브나 토스를 하는 포지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세터는 두 번째 볼을 대부분 소유한다. 이효희에게는 빠른 시간에 볼적응까지 마쳐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한 가지가 더 남아있다. 이효희는 도착 직후 시차적응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투입될 예정. 완벽한 몸상태가 아니기에 변수 또한 생길 수 있다.
이효희는 “중요한 경기라 부담이 정말 큽니다. 러시아행이 결정된 날부터 이전 대표팀에서 호흡이 좋았던 순간들만 생각하면서 정신무장을 단단히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V-리그 최고연장자인 이효희. 근심과 부담 속에 출국하지만 마음속의 무장 만큼은 단단히 하고 있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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