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파스구치(왼쪽)와 박미희 감독. (C)KOVO |
[스포츠타임스=토론토(캐나다), 홍성욱 기자] 2018-2019 V-리그 통합우승을 이뤄낸 흥국생명은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선수 보강 없이 내부 FA 김나희, 신연경, 공윤희를 붙들었다.
첫 선수단 변화는 외국인선수였다. 우승에 기여했던 베레니카 톰시아(폴란드)가 트라이아웃에 불참하면서 새 외국인선수 선발이 필요했다.
캐나다 토론토에 도착한 박미희 감독의 표정은 잔뜩 굳어있었다. 마음에 쏙 드는 선수는 찾지 못했고, 순번을 감안한다면 전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트라이아웃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분위기는 바뀌기 시작했다. 2미터가 넘는 장신 선수들과 함께 190cm 전후의 유틸리티 플레이어도 박 감독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이 기존 외국인선수 어나이와 마야에 대한 우선지명권을 행사하면서 숙제는 줄었다. 마지막 순번이 되더라도 4명만 꼽아놓으면 되는 상황으로 변했다.
드래프트가 열린 4일(한국시간) 흥국생명은 6순위로 선수 선발에 나섰다. 실제로는 4순위였다. 장신 선수는 다른 팀의 지명을 받았지만 박미희 감독은 미리 정해둔 풀 안에서 선수를 뽑았다. 분홍색 유니폼을 입을 선수는 줄리아 파스구치였다. 이탈리아 출신인 파스구치는 189cm 레프트로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배구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았다.
최종 선택 결정은 엘리슨 메이필드(미국, 183cm)와의 대결구도였다. 트라이아웃 마지막 날 일정이 종료된 시점에서 박미희 감독은 두 선수만 따로 지목해 공격과 수비를 점검했다. 이 때 박 감독은 마음을 정했다. 장신 선수가 남아있었다면 상황은 또 달라졌겠지만 순번을 감안했을 때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박미희 감독은 “우리 팀이 후순위라 장신 선수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파스구치는 공수 모두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또한 본인이 리시브를 원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김미연을 라이트로도 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트라이아웃 현지 평가 역시 파스구치는 이번 참가자 가운데 리시브 능력이 가장 앞선다는 평가였다. 박 감독은 팀 상황에 맞는 선택을 했다는 것. 그는 “전위에서 1~2점 손해를 보더라도 후위에 있을 때 상대가 쉽게 득점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흡족한 표정도 동반됐다.
파스구치는 지명 직후 “행복하다. 지금 나는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다. 긴장 또한 상당하다. 지난 시즌 우승팀으로 가게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배구를 펼쳐 보이겠다”라고 말했다.
내성적 성향의 톰시아와 달리 파스구치는 활달했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그는 “모국어인 이탈리아어 외에도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구사한다. 아시아 언어에도 관심이 많았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 팀원들과 자유로운 소통을 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에 우선지명된 마야는 토론토로 향하면서 재계약에 대한 확신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유를 물었더니 “트라이아웃에 지원한 최종 명단을 살펴봤는데 키가 큰 선수들도 많았고, 배구를 잘하는 선수도 있었다. 특히 파스구치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리그 때부터 그의 인상적인 활약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파스구치는 “마야의 극찬이 고맙다. 한국에서도 가깝게 지내자”며 화답했다.
7월에는 비치발리볼에도 나선다는 파스구치는 한국에 들어올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는 “한국에 나와 같은 이름의 커피전문점이 많이 있다고 들었다. 이탈리아에도 있다. 하지만 나와 우리 가족과는 연관이 없다”며 미소를 보였다.
파스구치의 가세로 흥국생명 조직력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해란-이재영-파스구치가 리시브 라인에 서고, 김세영-이주아-김나희가 중원을 지킨다. 조송화-김다솔 세터 체제도 그대로 이어지고, 김미연은 공격에 치중할 전망.
박미희 감독은 2연패 도전 전력을 갖췄다고 생각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자신감이 꽉 들어찬 표정이었다.
![]() |
| 파스구치와 박미희 감독이 지명 직후 포옹하고 있다. (C)KOVO |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