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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미희 감독(왼쪽)과 흥국생명 스태프들이 우승 직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C)KOVO |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2018-2019 V-리그 여자부가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흥국생명은 27일 김천에서 디펜딩챔피언 한국도로공사에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시즌 꼴찌 수모를 당했던 흥국생명 선수단은 1년 사이 격세지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흥국생명의 최근 3년은 롤러코스터를 탔다고 표현할 수 있다. 2016-2017시즌 20승 10패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IBK기업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애서 1차전 승리 이후 3연패를 당하며 통합우승을 실패했다. 라커룸 문 틈으로 들려오는 ‘We are the champion' 노래 소리를 들으며 박미희 감독은 선수들에게 “지금 들리는 이 소리를 절대 잊지 말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후 흥국생명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2017-2018 시즌과 마주했다. 8승 22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는 팀의 꼴찌추락을 말하고 있었다. 다시 뽑은 외국인선수 테일러 심슨은 일찌감치 돌아갔고, 새 외국인선수를 뽑은 과정도 순탄치 못했다. 여기에 FA(자유계약선수)로 팀을 떠난 김수지의 빈자리는 크게 느껴졌다.
2018-2019시즌을 앞둔 흥국생명은 박미희 사령탑 체제가 유지됐지만 코치들이 물갈이됐고, 선수단에도 대대적인 보강이 이뤄졌다. FA로 센터 김세영과 레프트 김미연을 영입하면서 높이와 공격력 보강에 나섰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선 전체 2순위로 베레니카 톰시아(폴란드)를 지명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선 전체 1순위 자격으로 이주아를 지명해 주전센터로 활용했다.
기존 주축멤버인 레프트 이재영, 리베로 김해란, 세터 조송화에 이들 4명이 가세하면서 전력은 급상승했다. 특히 높이 문제가 해결되면서 흥국생명은 팀 컬러가 바뀌었다. 김세영과 톰시아로 이뤄진 일명 ‘흥국산성’은 정규시즌 때 위력을 발휘했다. 김세영은 블로킹 부문 세트당 0.685개로 3위를 기록했고, 톰시아도 0.378개로 9위에 올랐다.
이재영의 종횡무진 활약은 더 이상 수식이 필요 없었다. 리시브가 흔들린 2단볼은 이재영을 향했고, 팀 공격의 대부분을 이재영이 홀로 처리했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톰시아의 체력이 떨어졌고, 이재영의 비중은 높아졌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이재영의 활약은 불을 뿜었다.
이재영은 우승 직후 “힘들기보다는 재미있었어요. 세트가 끝날 때 코트를 체인지하면서도 ‘재미있다’라고 얘기했어요”라고 말했다. 한 때는 배구를 그만두려고 했던 이재영이다. 그가 다시 날아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이재영은 “지난 시즌 꼴등을 하면서 감독님께 혼도 많이 났어요. 꼴찌를 한 것이 다시 잘하게 된 힘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박미희 감독은 “2년 전 정규리그 우승 때 ‘그녀가 가는 길은 역사가 된다’라는 기사가 있었다. 힘들었을 때도(울먹이며 잠시 말을 멈췄다가) 버텼다. '만약에 내가 떠나게 된다면'이란 생각을하면서 큰 사랑은 아니었지만 여성 감독으로서 책임감 같은 것도 생각했다. 다시 해야겠다는 의지도 피어올랐다”라고 말했다.
챔피언결정전 상대였던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경기 후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을 축하한다. 박미희 감독님 고생 많으셨다. 꼴찌 이후 통합우승을 해봤기에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 것 같다. 굉장히 힘드셨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라고 말했다.
도로공사도 꼴찌 추락과 통합우승이라는 드라미틱한 행보를 흥국생명보다 1년 먼저 겪었다. 2016-2017시즌 11승 19패로 최하위 수모를 몸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2017-2018 시즌을 앞두고 FA 박정아를 영입했고, 외국인선수 이바나 네소비치를 1순위로 영입하며 팀 창단이후 첫 우승과 동시에 통합우승까지 거머쥐는 영광을 누렸다.
도로공사는 이번 시즌 이바나를 재지명했지만 어깨 부상 회복이 더뎌지며 결국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외국인선수 교체를 단행하고도 다시 힘을 내 정상도전에 나선 것은 의미있는 성과였다.
흥국생명과 도로공사의 사례 처럼 여자배구는 FA 이적이 빈번하고,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꼴찌로 시즌을 마치더라도 선수보강과 재정비만 효율적으로 한다면 다음 시즌 엘리베이터올라타기에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두 팀이 보여주고 있다.
이제 시즌은 마무리됐다. FA전쟁에 이어 트라이아웃이 기다리고 있다. 다음 시즌을 향한 경쟁은 벌써부터 시작됐다. 흥국생명의 정상지키기, 도로공사의 정상탈환의지가 정면충돌하는 가운데 이번 시즌 5위 현대건설과 최하위 KGC인삼공사의 수직상승도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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