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골프 골프종합
‘울어버린 전인지’ 부담 털어내며 LPGA 통산 3승 달성
홍성욱 기자 | 2018.10.14 22:04
전인지가 우승소감을 말하다 눈물을 쏟고 있다. (C)LPGA KEB하나은행챔피언십 대회본부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얼마나 힘이 들었던 것일까. 위너는 환호보다 눈물이 먼저였다.

전인지(KB금융그룹) 얘기다. 그는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이후 2년 하고도 1개월 만에 다시 한 번 우승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1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 오션코스(파72/6,316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우승상금 3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전인지는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 우승이었다.

KLPGA 최고의 선수였던 전인지는 큰 뜻을 품고 LPGA에 뛰어들었다. 2015년 초청선수로 참가한 US오픈 우승이 점핑 포인트였다.

2016년 전인지는 LPGA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그해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21언더파를 몰아치며 ‘메이저퀸’의 위용을 다시 한 번 자랑하기도 했다.

탄탄대로가 펼쳐질 것 같았던 전인지의 행보는 이후 험로에 접어들었다. 부상과 부진이 동시에 찾아왔고, 메인스폰서도 떨어져나갔다.

우승 기회를 만들었지만 번번이 마무리에 실패했고, 리더보드에서 전인지의 이름을 찾기 힘든 대회도 제법 있었다. 하지만 전인지는 쉬지 않고 자신을 채찍질했다. 결국 훈련은 그를 일으켜 세웠다.

국내 유일의 LPGA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 전인지의 두 눈에선 굵은 눈물이 타고 내렸다. 우승 소감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자리에서도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전인지는 “우승이 확정된 순간,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과 함께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신 분들이 생각나 눈물이 났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조금씩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 스스로를 바닥으로 밀어 넣었던 것 같다. 그럴 때 주변 사람들도 힘들어했다. 가족은 물론이고, 프로님과 매니지먼트팀, 저를 위해주고 생각해주는 사람들도 많이 힘들어 했다. 이번 대회 모든 분들 앞에서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악성 댓글에 대한 고통도 털어놨다. 전인지는 “스무 살에 투어에 막 올라와 우승을 하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서 인터넷에 사진이 나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응원해주시는 실시간 댓글들도 보였지만, 사람으로 또 여자로 참기 힘든 속상한 말들을 듣고 아무리 반응하지 않으려 해도 가슴에 박혀서 떠나질 않았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그 말들에 반응하는 내 자신이 밉고 한심했다. 너무 무섭고 ‘내가 다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웃으면서 나라는 사람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다른 사람을 연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언제나 진실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싶었다. 기회가 된다면 앞장서서 그런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다. 상대선수를 깎아내리는 것보다 같이 응원하고 모두가 잘 어우러져서 잘되는 따뜻한 환경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전인지는 우승과 함께 눈물도 흘렸지만 상처도 일정부분 털었다. 마음속에 끈질기게 자리했던 응어리도 녹아내렸다. 그는 “오늘이 와인데이다. 가족들과 함께 와인으로 축하할 예정이다”라며 마지막엔 활짝 웃었다.

아픔과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정상에 선 챔피언의 모습이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성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개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