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비가 미소를 짓고 있다. (C)용인, 홍성욱 기자

[스포츠타임스=용인, 홍성욱 기자] 페퍼저축은행 창단멤버로 합류한 이한비가 의지를 다지며 몸을 만들고 있다.

이한비는 원곡고를 졸업하고, 2015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된 뒤, 6시즌 동안 활약하다 도약의 출발점에 섰다.

지난 14일 페퍼저축은행의 지명 사실을 흥국생명 프런트를 통해 통보받은 이한비는 “처음에는 당황했어요. 솔직히 뽑힐 줄 몰랐어요. 예상하지 못했었죠”라고 털어놨다.

잠시 뒤 동료들이 ‘좋은 기회’라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하자, 이한비는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의욕도 솟구쳤다.

이후 전화기는 쉴새 없이 울렸다. 당시 진천 선수촌에 있던 김연경의 전화가 먼저 왔고, 팀을 떠났지만 최고참 언니였던 김세영의 전화도 왔다.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신연경(IBK기업은행)의 반가운 목소리도 들려왔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기뻐했다. 새로운 기회가 생긴 때문이었다. 특히 외할아버지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다. 손녀의 경기를 빼놓지 않고 지켜본 외할아버지는 이한비가 휴가 때 찾아 뵙자, 신생팀으로 가면 좋겠다는 의견을 언급했다.

이한비는 당시 “할아버지, 제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건 아니예요”라고 대답했었다.

하지만 며칠 뒤 이는 현실이 됐다. 이한비가 할아버지께 전화를 드리니 “소원을 이뤘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한비가 이적 직후 마음을 단단히 먹은 이유이기도 했다.

이한비는 페퍼저축은행에 가게 된 직후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사진과 런던올림픽 영상으로만 접했던 김형실 감독의 날카로운 눈빛이 무섭게 느껴졌다.

이 부분도 오래가지 않았다. 이한비는 “걱정을 하고 있을 무렵,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도착왔어요. ‘할아방이다’라고 시작한 김형실 감독님의 문자를 받고 마음이 바로 풀렸죠”라고 미소를 머금었다.

이후 팀을 옮기기 전까지 이한비는 여러 차례 김형실 감독과 통화하며 팀의 비전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또한 하고 싶은 얘기도 적극적으로 했다.

잘 몰랐던 동료들과도 이내 친해졌다. 이한비는 “아직 5명 밖에 없다보니 소통이 많아지고, 급격히 친해지고 있습니다. (지)민경이만 조금 알고 나머지 선수들은 잘 몰랐었는데 지금은 아주 친해졌어요. 거리감이 사라지네요. 다들 엄청 활달해요”라며 웃었다.

이한비는 “이번 시즌 목표는 건강하게 뛰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코트 안에서의 배구를 해보는 것입니다. 코트 안에서 나오지 않을 겁니다”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러기 위해 이한비는 분주하다. 그는 “몸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직 체육관 공사가 진행중이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서서히 단계를 끌어올리고 있어요. 아픈 곳이 없어서 마음껏 훈련하려 합니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한비는 “레프트이기 때문에 받는 배구에 더 충실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블로킹에 대해 좀더 연구하고 발전하고 싶어요”라고 보완점을 언급했다.

흥국생명을 상대하면 어떤 느낌일 것 같은지 물었더니 이한비는 “엄청나게 어색할 것 같아요. 인천을 홈이 아닌 원정으로 가는 것 자체가 그럴 것 같아요. 대기실도 원정으로 들어가야 하고, 코트도 반대편에 서는 것이 무척 어색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한비의 각오는 당찼다. 그는 “흥국생명은 공격수들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도 저는 배구를 해야했기에 6년을 버텼습니다.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하겠습니다”라며 강조했다.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유니폼을 입은 이한비, 그가 새 시즌을 희망 속에 준비하고 있다.

흥국생명 시절 활약하는 이한비. (C)KOVO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