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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책임감으로 무장한’ 이호건 “꾸준하고, 기복 없는 세터의 길 걷는다”
시즈오카(일본)=홍성욱 기자 | 2024.09.11 13:15
이호건. [시즈오카(일본)=삼성화재 제공]

이호건(삼성화재)은 2017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 33경기에서 119세트를 소화하며 1,092개의 세트를 기록했던 그는 당찬 토스로 신인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인하대 시절 대학무대를 평정했던 그가 프로무대에서도 기량을 펼쳐 보이자 기대감은 증폭됐다.

그리고 6년이 흘렀다. 이호건은 우리카드를 거쳐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뛴다. 삼성화재 푸른 유니폼을 입고 세 번째 시즌을 준비한다.

이번 시즌은 세터 이호건에게 매우 특별하다. 지난 7월 결혼식을 올렸고, 오는 12월에는 아이가 태어나 가족 구성은 커플에서 패밀리로 변한다. 가장의 책임감을 날마다 느끼고 있는 이호건은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현재 일본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이호건은 10일 일본 시즈오카 미시마시에 위치한 도레이와의 연습경기에 나서 경기를 조율하고 있다.

첫 번째 평가전에서 이호건은 선발로 출전했다. 깔끔한 토스로 이호건이 조율한 1세트(25-23)와 3세트(25-23)는 모두 삼성화재가 세트를 거머쥐었다.

경기 후 만난 이호건은 “지금 몸 상태가 프로에서 와서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아픈 곳도 없습니다”라며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이호건은 2022-2023시즌 36경기에 모두 나섰던 삼성화재 경기조율사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은 15경기 출전에 그쳤다. 발목부상 때문이었다. 12월 1일 대전 홈에서 열린 현대캐피탈전 3세트 18-16 리드 상황에서 블로킹을 하고 내려오다 상대 전광인의 발 위로 떨어지며 부상을 당했다.

이후 두 달이 넘도록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전반기 3위를 이어갔던 삼성화재 성적은 이호건의 부상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김상우 감독도 몹시 아쉬워했던 이호건의 부상이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호건의 몸 상태는 부상 전보다 더 좋아졌고, 그의 토스는 민첩한 발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이호건은 “올해 자신감은 이전과는 다릅니다. 훈련을 많이 했어요. 저도 그렇지만 동료들도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삼성화재는 구성원에 변화가 크다. 외국인선수가 지난해 활약한 요스바니에서 마테이를 거쳐 그로즈나노프(불가리아)로 최종 확정됐다. 아시아쿼터로는 파즐리(이란)를 선택했다. 두 선수 모두 가능성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이호건은 “그로즈나노프와 파즐리 모두 빠르게 하는 스타일입니다. 스피드를 유지하면서 높이를 맞춰주면 공격도 잘 이뤄질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 우리 팀이 요스바니 위주의 플레이였다면 올해는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합니다. ”외국인선수 둘과 국내 선수들이 다 같이 하는 배구를 해보고 싶어요. 속공도 길게길게 주는 걸 시도해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10일 도레이와의 경기에서 이호건은 초반 손태훈을 향한 긴 패스로 속공을 성공시켰고, 이후 김준우를 통해 긴 토스에 힘을 실어 득점을 끌어냈다. 인상적인 플레이였다.

이호건에게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신중한 답이 돌아왔다. 그는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 될수도 있습니다. 볼 스피드가 느리더라도 공격수에게 맞춰주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공격수가 때리기는 좋지만 상대편의 블로킹도 동시에 쉬워지는 부분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걸 보완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이호건은 ”이번 비시즌 내내 볼 밑에 들어가 토스를 하는 습관을 만들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 또한 이 부분에 점수를 줬다. 김 감독은 ”우리 팀에 (노)재욱이와 (이)호건이가 세터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호건이는 빠른 발을 통해 토스를 하는 장점이 있다. 이를 잘 살려간다면 동료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비시즌 연습경기에서 이호건은 선발로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자연스럽게 A코트에서 주전 선수들과 호흡도 많이 맞췄다.

이호건은 ”훈련 때부터 기회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팀이 어려운 순간에 들어가면 부담이 커지지만 처음부터 들어가면 ‘이렇게 올려봐야지’라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생각도 하면서 실행도 하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차곡차곡 실력과 호흡을 키우고 있는 이호건은 ”요즘 책임감이 상승하면서 훈련 집중도도 많이 올라갔습니다. 올해는 팀 동료들과 우승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프로에 와서 우승경험이 없기에 더 그런 것 같아요. 시즌이 끝나면 상근예비역으로 군복무를 할 예정입니다. FA 계약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호건은 당장 이번 시즌 뿐아니라 병역의무를 마친 이후까지 생각하고 있다. 그는 ”잔잔하게 오래가는 세터로 남고 싶습니다. 소신있게, 그리고 홈이나 어웨이나 지금 같은 해외에서도 기복 없는 플레이를 하는 세터의 길을 걷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이번 시즌 활약이 몹시 궁금해졌다. 

경기를 조율하는 이호건. [시즈오카(일본)=삼성화재 제공]

시즈오카(일본)=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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