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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국생명 윌로우(왼쪽)와 현대건설 모마. (C)KOVO |
벼랑 끝에 서면 길이 보인다고 했다.
지금 벼랑 끝에 선 팀은 흥국생명이다. 5전 3선승제 챔피언결정전 시리즈에서 현대건설을 상대로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세트스코어 2-3으로 내줬다.
두 팀 간의 챔피언시리즈 3차전은 장소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으로 옮겨 펼쳐진다. 4월의 첫 날 오후 7시 경기가 시작된다. 흥국생명은 오늘 지면 끝이다. 내일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나선다. 그래도 다행인 건 홈경기라는 사실이다.
김연경을 보유한 흥국생명은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시즌을 이어왔다. 기량이 빼어난 만능선수 김연경은 흥국생명에겐 치트키였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2% 부족함 속에 정규리그 1위를 놓쳤다. 3월 8일 광주에서 페퍼저축은행에 1-3으로 역전패 한 점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현대건설과 챔프전에서 만난 흥국생명은 지난 2월 12일과 3월 12일에 상대를 3-0으로 눌렀다. 5라운드와 6라운드 맞대결 완승이었다. 이는 상성상 우위를 증명한다. 그럼에도 챔프전 1차전과 2차전에서 흥국생명이 패한 건 떨어진 체력이 가장 큰 부분이다. 체력저하는 결국 범실을 부른다. 단기전 클러치 상황에서 정신력이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체력이 받쳐줘야 기량도 낼 수 있다.
현대건설은 3월 16일 광주 페퍼저축은행전 3-1 승리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지은 뒤, 푹 쉬면서 체력훈련을 통해 챔프전에 대비했다. 주포 모마가 3경기는 집중할 만큼의 회복력은 보였다.
결국 챔프전 1차전과 2차전은 현대건설 모마의 코트 평정, 양효진의 회복, 위파위의 회복으로 귀결된다.
3차전은 과연 어떤 양상일까. 일단 현대건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상대는 지쳤고, 힘겨운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오늘 평소보다 더 과감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강서브와 날카로운 서브를 범실을 감수하면서 고집할 가능성이 높다. 이 부분이 먹히면 경기를 아주 쉽게 풀어낼 수 있다.
흥국생명은 오늘 받아내는 부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세터의 토스가 정교해지고 다양해지려면 A패스 혹은 A패스와 유사한 범주의 첫 번째 터치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은 1차전과 2차전 압승을 거두고도 3차전, 4차전, 5차전을 한국도로공사에 모두 패하며 다 잡은 우승을 놓쳤다.
이제는 지난해 상대에 내주며 얇게 형성된 그 길을 흥국생명이 걸어야 하는 입장이다. 이미 두 팀의 전력은 다 드러났다. 분석도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다. 오늘은 이기는 경쟁에서 누가 우위에 있느냐 싸움이다. 다만 많이 지친 흥국생명과 우승이 아른거리는 현대건설의 대결이라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5세트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쳤다면 승패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승패를 가리는 것이 잔인하게 느껴질 정도다. '배구에는 무승부가 없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경기를 시작한 이상 끝을 봐야 한다. 시즌도 이제 마무리 단계까지 왔다. 오늘 끝날지, 3일에 끝날지, 5일에 끝날지는 알 수 없다.
홈 팬들 앞에서 분위기 반전을 시작하려는 흥국생명과 오늘 원정길에서 마지막 승리를 다짐하는 현대건설이 챔프전 세 번째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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