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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청춘’ 印尼 김동원 감독 “신선우부터 유재학까지 좋은 선수 참 많았지요”
홍성욱 기자 | 2017.08.10 10:55
김동원 감독. (C)WKBL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오른손에 가방 하나를 든 청년이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체육관 문을 열어젖혔다. 가방 안에는 기업은행 유니폼이 들어있었다.

현역 선수가 모교 감독이 된 건 작고한 이성구 선생(당시 연세대 체육부장)의 요청 때문이었다.

“저에게 이성구 선생님은 정말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모교로 부임하라는 한마디에 바로 실행에 옮겼죠. 처음에는 기업은행 선수를 겸하기도 했습니다.”

김동원 감독은 현역 생활을 일찍 마감하고 1977년 연세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지금으로부터 꼭 40년 전이다.

“그 때 체육관에 들어가니 농구부 학생들이 인사를 해요. 4학년에 신선우하고 박수교가 있었고, 최희암도 기억나네요. 다들 투지 있게 농구 참 잘했습니다.”

날카로운 눈매가 트레이드마크였던 김동원 감독은 아직도 현역이다. 세월의 흔적은 거부할 수 없지만 꼿꼿하게 서서 고함을 치며 선수들을 지도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87년까지 11년 동안 연세대 감독을 지내고 나서 인도네시아 농구협회 초청으로 6개월 동안 선수들을 지도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성균관대 감독과 신용보증기금 감독을 했죠. 그러다 1990년에 다시 인도네시아 농구협회에서 요청이 왔어요. 가족과 함께 자카르타로 다시 들어갔어요. 벌써 28년째 인도네시아 선수들과 만나고 있네요.”

김동원 감독은 인도네시아 농구를 일깨우고 있는 지도자다. 농구 불모지인 인도네시아에서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구심점이다. 마침 2018년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개최국이라 자동출전권을 얻은 인도네시아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하기에 김 감독의 마음 또한 분주하다.

“한국에 훈련을 오면 농구인들이 참 많이 도와줍니다. 이번에도 대한농구협회 방열 회장님과 WKBL 신선우 총재 등 여러분들이 관심을 가져줬지요. 내년에도 선수들을 이끌고 훈련을 오려고 협의하고 있습니다.”

김 감독은 선후배 농구인들의 배려에 감사를 전했다. 몸은 떠나있지만 한국농구의 발전을 기원하는 마음은 한결 같다. 해외에서 오랜 기간 몸담고 있는 부분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연세대 감독 시절 함께했던 제자들이 이제는 50대로 접어들었어요. 감독으로도 많이 활약하고 있고, 요직에도 있어요. 흐뭇합니다.”

김 감독이 미소를 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를 물었더니 손사래를 친다.

“워낙 많은 선수들, 그리고 좋은 선수들과 함께 했어요. 누구 하나를 꼽을 수는 없죠. 부임 당시 4학년이던 신선우나 박수교는 현대와 삼성이 생기면서 스카우트 표적이었죠. 그 때 3학년에 조명수와 신동찬, 그리고 박인규가 있었고, 2학년에 조동우와 안종관, 1학년에 김광호, 임기열이 있었어요.”

김동원 감독이 흐릿한 기억을 더듬었다.

“연대 감독 되고 처음 받은 신입생이 78학번인데 박종천이랑 김갑선이예요. 이후에 79학번으로 고인이 된 김현준이 있었죠. 정말 안타깝지요. 그 동기에 이성훈이 함께 했고, 그 다음에 오세웅, 고명화, 조명선이 들어왔어요.”

하나 둘 열거하는 이름들은 한국 농구 역사와 궤를 같이 했다. 김 감독도 고개를 들어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이후에도 기억나는 선수들이 많아요. 박건연이 들어왔고, 유재학이 뒤를 이었죠. 아이고 말두 마. 유재학 데려오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김동원 감독은 선수 스카우트와 관련된 비화가 많지만, 유재학 감독 스카우트에 애를 먹은 일이 아직도 선명한 듯 했다.

“강양택이랑 유도훈까지 신입생을 받은 기억이 납니다. 이름이 빠진 선수들도 있겠지만 일일이 다 기억을 못해요.”

김 감독의 얘기를 조용히 들으면서 장충체육관이 오버랩 됐다. 땀 흘려 얻은 기량을 펼친 한국 농구의 메카였기 때문이다. 농구에 인생을 불살랐던 청춘들과 더불어 팬들이 함께 열광했던 분출구이기도 했다.

라이벌인 고대 박한 감독과의 일화도 많았다. 코트에서는 양보 없는 혈전을 펼쳤지만 경기가 끝나면 친한 선후배 농구인이었다.

“박한 감독이 저보다 선배입니다. 워낙 약주를 좋아했죠. 한 번은 대학선발팀이 국제대회에 나갔는데 정봉섭 감독님과 박한 코치, 그리고 저까지 코칭스태프가 3명이었어요. 경기 끝나고 한 잔하면서 농구얘기를 하다 보니 이미 해가 떠있더라고요. 하하하 술 얘기는 그만합시다.”

김동원 감독을 만난 건 사흘 전인 7일 인천 도원체육관이었다. 김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신한은행과 연습경기를 펼쳤다. 경기에선 패했지만 선수들이 해마다 달라지고 있다고 경기를 지켜본 농구 관계자들이 입을 모았다.

김 감독은 “인도네시아 팀을 농구적으로 더 발전시키고 싶어요. 그게 제 할 일입니다”라며 의지를 보였다. 한국 일정을 마친 김동원 감독과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동남아시아 농구 대회가 열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떠났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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