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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의 선발 '판타스틱4'가 연이어 등판하는 가운데 7연승이 이어지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니퍼트,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C) 두산 |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가을이다. 종일 무덥고, 열대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지만 8월 7일은 절기상 입추(立秋)다. 비로소 가을이 시작됐다는 얘기다.
추수의 계절 가을에 야구를 덧입히면 ‘가을의 고전’ 한국시리즈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두산의 전신인 OB는 박철순의 너클볼과 김유동의 만루 홈런으로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윤동균-김우열-신경식으로 이어지던 클린업트리오의 활약도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두산은 최근 2년 동안도 가을야구에 강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며 최강 면모를 과시했다. 원년부터 지난해까지 KBO리그 35년 역사의 시작과 끝은 두산의 우승이었다.
올해도 그런 분위기일 것 같았다. 시즌 전부터 두산이 우승할 거라는 얘기는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의 입에서 메아리쳤다. 전화를 걸어 시즌 전망을 물어보면 두산은 1강으로 아예 제쳐뒀다. 예외가 없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두산은 중위권에서 갈팡질팡했다. ‘판타스틱’으로 명명된 선발 4인방이 보우덴의 부상으로 삐걱거렸고, 타선도 집중력을 상실한 듯 했다.
하지만 두산은 야금야금 승수를 추가하며 고개를 들기 시작하더니 7월말부터 거침없는 7연승 행진을 내달리고 있다.
마침 돌아온 보우덴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힘을 보탰고, 장원준의 호투도 최근 들어 돋보이고 있다. 타선에선 4번 김재환이 존재감을 과시하며 결정적인 홈런을 펑펑 쏘아올리고 있다. 김재환을 고의4구로 내보내니 다음 타자 에반스가 타점을 올리는 동반상승 분위기다.
두산은 7일 현재 57승 2무 41패로 3위다. 4위 LG와는 5게임 차로 간극을 차츰차츰 벌려나가고 있고, 2위 NC에는 1.5게임차로 다가섰다. 선두 KIA와도 7경기 차다. 정규시즌 100경기를 치렀고, 44경기를 남겨놓은 두산 입장에선 충분히 더 높은 곳을 노릴만하다.
계절이 가을로 접어든 시점에서 두산의 상승세는 상위권 판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3연전 체제가 끝나고 8일부터는 2연전이 펼쳐진다. 이동도 많고, 체력적으로도 더 힘들어진다. 모두가 힘들기는 마찬가지라지만 특히 선발야구에서 밀리면 불펜도 어려워지고, 잡아야 할 경기를 놓치게 된다.
페넌트레이스는 이기는 것 이상으로 깔끔하게 지는 것이 중요한데 힘을 다 빼면서 잡을 경기를 놓칠 경우 도미노현상처럼 와르르 무너지는 팀이 나올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연패는 가을걷이를 망치게 할 수도 있다.
선발이 안정된 두산의 경우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 연승이 깨져도 곧바로 다시 연승을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당장 두산은 이번 주말 잠실에서 NC와 2연전을 펼친다. 그 이전 한화와 넥센을 상대로 지금의 기조를 유지한다면 2위 자리를 노릴 수 있는 그림이다. 만일 두산이 빠른 시간 안에 2위 자리로 올라선다면 NC의 저항을 밀어내고, KIA와 선두경쟁 체제를 만들 수도 있다. 두산이 내심 그리는 그림이기도 하다.
선두 KIA나 2위 NC 입장에선 두산의 상승세가 달가울리 없다. NC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4연패로 무너진 트라우마가 남아있고, KIA는 조범현 감독 시절인 2009년 우승 이후 7년 동안 4위가 가장 잘한 성적이다. 한국시리즈 경험은 전무하다. 선수 대부분이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억을 유지하고 있는 두산에 비해 유리할 게 없다.
계절은 가을이다. 더운 날씨도 한풀 꺾이면 곧 서늘해진다. 지금은 더그아웃에 설치된 이동식 에어컨 바람에 기대고 있지만, 두어 달만 지나면 이동식 난로를 꺼내 점화시켜야 한다. 마지막 여정을 향한 스퍼트의 시점이라는 얘기다.
야구는 서로 다른 투수의 공을 상대하는 가장 불공평한 경기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강한 선발이 나온다면 그렇지 않은 상대 팀은 어쩔 도리가 없다.
올 시즌 중반까지 ‘1강’의 면모를 과시했던 팀은 KIA였다. 잠깐 선두를 빼앗는 등 NC가 꾸준히 2위를 유지하며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두산의 페이스에 관심이 쏠린다. 야구의 4요소인 투(投)-타(打)-수(守)-주(走)의 조화 속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의 7연승에는 선두 KIA와 2위 NC에 보내는 가을 신호가 담겨있다. 여름까지 호시절을 누렸다면 이제 가을이니 자리를 내놓으라는 신호다.
선두권 싸움도 이제부터 더욱 볼만해졌다. 두산의 신호에 KIA와 NC가 어떤 화답을 보낼지가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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