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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벵갈루루②] 코트 적응훈련 불발, 대회 준비 상태 엉망
홍성욱 기자 | 2017.07.22 13:44
체육관으로 향하는 선수들. 하지만 훈련을 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C)대한농구협회

[스포츠타임스=벵갈루루(인도), 홍성욱 기자] 인도에 도착한 이후 3일째. 매일매일 우리 선수단은 놀라고 또 놀라고 있습니다. 현지적응에 여념이 없지만 환경이 따라주지 않고 있습니다.

21일 오전 휴식을 취한 대표팀은 오후 2시 30분부터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풀었습니다. 여기까지만 순조로웠습니다.

서동철 감독은 오후에 체육관 사용을 대회본부에 요청했지만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미리 인도에 도착한 호주와 일본 팀이 인근 대학교 체육관을 빌려 훈련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얻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강력히 항의 하자 주최측은 오후 8시부터 90분 동안 한국팀에 체육관 사용을 허락했습니다.

선수단은 샌드위치와 바나나로 간식을 먹고 난 뒤, 버스에 올라 훈련장소인 BMS칼리지 체육관으로 향했습니다.

도로에는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섞여 정체를 보였고, 여기저기서 울리는 경적소리는 끊임없이 선수들의 귓속을 파고들었습니다. 결국 하나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낯선 풍경을 바라봤습니다.

체육관에 도착하니 중국팀이 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테이핑을 하면서 준비했고, 중국이 훈련을 일찍 마쳐 코트로 향했습니다. 중국이 훈련을 앞당겨 마친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체육관 바닥 때문이었습니다.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에 아주 얇은 매트가 덮여 있었습니다. 미끄럽기까지 했습니다.

서동철 감독은 선수 부상방지 차원에서 전술훈련을 제외하고 기본적인 훈련만 하도록 했습니다. 조명도 어두웠고, 볼이 5개만 제공됐습니다. 제대로 슈팅을 쏘기도 힘이 들었습니다.

모기와의 전쟁도 선수단을 괴롭혔습니다. 미리 한국에서 준비해간 퇴치제를 뿌리고 밴드를 손목과 발목에 붙여 피해를 최소화했습니다.

돌발 상황은 22일에도 이어졌습니다. 경기 하루 앞둔 22일은 코트적응훈련 및 최종리허설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대회본부측은 실외코트를 배정했습니다. 선수단은 다시 한 번 강력한 항의를 했고, 결국 실랑이 끝에 경기가 열리는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기로 수정됐습니다.

선수단은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버스에 올라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배정된 훈련을 하기 위해 스리칸티라바스타디움로 향했습니다. 1분이라도 시간을 아끼기 위해 테이핑도 미리 했고, 9시 전에 스트레칭을 한 후 코트를 사용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믿기지 않는 상황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체육관으로 들어가니 코트에는 먼지가 가득했고, 공사 후 쓰레기까지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숨을 쉴 때마다 먼지로 인해 목이 따가웠습니다.

서동철 감독과 전주원 코치가 강력히 항의하자 그제야 몇몇이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먼지가 날리자 서동철 감독은 선수단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더 이상은 체육관에 머물 수 없었습니다.

선수단은 버스에 올랐고, 대회관계자가 나타나 사과했습니다. 서동철 감독은 훈련시간을 다시 배정해줄 것을 요청한 뒤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현재 선수들은 호텔 피트니스센터에서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습니다. 선수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청소년대표시절부터 수많은 국제대회를 경험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습니다.

방금 대회관계자로부터 온 연락에 따르면 주최국 인도의 훈련시간인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한국이 코트를 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내용과 함께 다시 한 번 정중한 사과를 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미 선수단 일정은 꼬였지만 남은 시간 또 다른 돌발상황이 없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벵갈루루의 날씨는 의외로 쾌적합니다. 밤에는 쌀쌀한 바람이 불고 낮에도 30도를 넘지 않는 날씨가 이틀째 이어집니다. 사람들도 모두 친절합니다. 하지만 대회를 유치했다면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환경구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습니다.

어두컴컴한 코트를 청소하는 대회준비요원들. 한국은 약속된 훈련시간에 코트적응훈련을 하지 못하고 먼지만 마시고 돌아왔다. (C)대한농구협회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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