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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경이 지난달 31일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C)KOVO |
[스포츠타임스=방콕(태국), 홍성욱 기자] 김연경은 또다시 도전을 선택했다. 늘 그랬던 것처럼.
한국과 일본에 이어 유럽무대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는 이제 중국리그로 간다. 터키 페네르바체에서의 생활을 뒤로 하고, 중국 상하이로의 이적이 발표되자 그의 휴대폰에는 불이 났다. 세계 각지에 있는 친한 선수들이 사실 확인에 나선 것. 그만큼 이적은 놀라운 사실이었다.
한태 여자배구 올스타전을 위해 31일 방콕에 도착한 첫 날 저녁 식사를 마친 김연경과 여유 있게 만났다. 큰 결정을 내린 직후라 표정이 어느 때보다 편안했다. 다음은 김연경과의 일문일답.
▲ 힘든 결정이었다. 이적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일본에서 2년, 터키에서 6년까지 해외생활이 벌써 8년이다. 개인적으로 지친 부분도 없지 않았다.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6년 동안 쌓아놓은 걸 한 순간에 놓고 다른 곳에서 출발한다는 선택이 결코 쉽지 않았다. 계속 터키에 있다면 ‘뭘 더 이룰 수 있지?’를 놓고 마음속으로 고민했다.”
▲ 그에 대한 답은 이적이었다.
“이룰 걸 다 이뤘다고 생각했다. MVP도 받았고, 리그 우승과 컵대회 우승까지 했다. 챔피언스리그까지 잘 마무리했다. 계속 터키에 남아있다면 더 이룰 것은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시즌이 마무리되는 즈음에 이런 좋은 분위기에서 터키를 떠날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됐다.”
▲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까워졌다.
“그것도 선택의 이유다. 이젠 마음만 먹으면 우리나라에 다녀갈 수 있는 거리다. 가족과 친구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국가대표팀에 나갈 때도 이동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 중국리그가 올림픽 금메달 이후 엄청나게 커질 조짐이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상황에서 선구자 역할을 하는 분위기다.
“내가 이적하는 상황이 그렇게 비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 리그의 변화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얘기들을 접했다.”
▲ 세계 각지에 흩어진 친구와 동료들의 연락이 많을 것 같다.
“(스마트폰을 만지면서)지금도 새 메시지가 들어왔다. 문자도 오지만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를 통해서도 계속 연락이 온다. 해외에서도 쇼크를 받은 상태인 것 같다. 하지만 나에게는 최상의 선택이었고, 최선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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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경이 지난달 31일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C)KOVO |
▲ 중국의 대표적인 선수 주팅은 김연경의 팬이다. 놀랐을 것 같다.
“(웃으면서) 발표 이후 바로 연락이 왔다. 믿지 못하더라. 상하이에 가는 게 사실인지 다시 물었다. 오피셜이 발표됐는데도 직접 확인하려고 들었다. 주팅 말고도 많은 선수들이 그랬다. 페네르바체 동료들 역시 같은 질문을 했다. 어제부터 똑 같은 질문과 대답을 반복하고 있다.”
▲ 중국리그 이후에 대한 생각을 해봤을 것 같다.
“구체적인 다음 생각은 없다. 중국에서 1년을 해보고 다시 유럽에 가고 싶으면 갈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한다.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
▲ 국내 복귀설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7구단 창단 이슈와도 맞물리는 상황이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은 한국에서 하고 싶다. 들어왔을 때 문제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사실 걱정스러운 면이 분명 있다. 그리고 7구단이 창단된다면 상당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 배구 선수로 남은 꿈이 있다면.
“올림픽 메달이다(큰 목소리로). 그런데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다른 나라들이 너무 잘한다. 이전과 달리 키 크고 덩치만 좋은 게 아니다. 기본기가 좋고 영리하게 플레이를 한다. 신체조건까지 좋으니 따라가기 어려워진다.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이나 태국도 국제무대에서 불리해지고 있다.”
▲ 배구계는 물론이고, 팬들의 기대가 상당히 크다. 선수 생활 이후에도 배구행정가의 길을 걸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중국 농구협회도 야오밍이 회장에 취임하면서 체계가 잡혔다.
“행정보다는 지도자 쪽을 생각하고 있다. 선수 육성에 대해 생각이 많다. 지금까지와 앞으로의 해외생활을 잘 접목해서 선수들을 가르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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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경이 지난달 31일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C)KOVO |
▲ 스타출신 감독이 되면 답답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종목을 불문하고 그랬다.
“(미소를 머금고)그런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차범근 감독님이 떠오른다. 한 명을 제치고 슛을 하면 될텐데 그게 쉽지 않더라는 인터뷰를 본 기억이 있다. 나 역시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난 예전부터 잘했던 선수가 아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는 못했다. 그래서 못하는 선수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 그건 배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고, 고등학교 때는 엄청나게 잘하지 않았나.
“그건 그렇다. (크게 웃으며)처음에는 못했었다는 얘기다.”
▲ 감독이 된다면 국내리그는 물론이고, 해외리그도 생각하고 있나.
“선수생활을 마치고 좋은 자리가 있다면 어디든 도전하고 싶다. 궁극적인 꿈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이다. 그렇게 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다. 올림픽 메달과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꿈이 있다.”
▲ 많은 지도자를 겪었다. 롤모델이 있는지.
“한 명을 거론하면 다른 감독님들이 서운해 하실 것 같다. 각자 장점이 다르다. 잘 조합하고 싶다.”
▲ 흔히 지도자를 언론에선 지장, 덕장, 용장으로 구분한다. 어느 쪽일 거라 생각하나.
“(웃으면서)어떨 것 같은지 오히려 묻고 싶다. 명장이 되고 싶다. 그리 되면 참 좋을 것 같다. 감독도 잘해야겠지만 선수들이 잘해줘야 그렇게 불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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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경. (C)KOVO |
▲ 2020 도쿄올림픽이 3년 뒤에 열린다. 생각이 많을 것 같다.
“그렇다. 문득문득 생각한다. 금방 다가오는 것 같다. (김)사니 언니 은퇴를 생각하면 남의 일도 아닌 것 같다. 메달은 간절한데 현실적인 어려움도 커진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 룸메이트 양효진을 이제 풀어줄 생각은 없나.
“(인터뷰 시작 이후 가장 크게 웃으며)놔줄 생각은 분명 있다. 오해를 하시는데 내가 놔주지 않는 게 아니다. (양)효진이가 이젠 가기 싫어하는 것 같다.”
▲ 요즘 복수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재미있다. TV 카메라가 내 앞에 있다고 해서 생활을 감추지 않는다. 원래 좋아하고 잘 보던 프로그램에 나가고 있다. ‘나혼자 산다’나 ‘비정상회담’은 터키에서 자주 보며 좋아했던 프로 들이다.”
▲ 예능 출연이후 알아보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다.
“정말이다.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전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알아보고 사인 요청도 하고 그러신다.”
▲ 현재 몸 상태가 궁금하다. 몸 컨디션은 어떤가.
“시즌 마치고 3주를 쉬었다. 솔직히 힘들다. 많이 힘들다. 그래도 경기를 앞두고 있다. 열심히 해야 한다.”
▲ 당장 태국올스타와 경기가 있다. 동료였던 눗사라와 무슨 얘기를 나눴나.
“얘기는 나눴는데 태국 선수들은 크게 생각을 안하는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이 더 신중한 상황이다.”
▲ 이런 이벤트성 대회가 내년에도 열린다면 시기를 늦춰야 할 거 같다.
“공감한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다. 아예 빨리하거나 아니면 늦춰야 할 것 같다. 지금 태국은 경기에 나갈 몸상태다. 반면 우리 선수들은 시작단계다. 시기조정은 꼭 필요하다.”
▲ 대회 이후 진천선수촌에 입촌이 예정된 상태다.
“조금 더 놀다 들어가기로 했다. 3일에 올스타전을 마치면 4일 새벽에 혼자 몰디브로 간다(웃음). 휴양지를 좋아한다. 푹 쉬고 싶다. 진천 선수촌 합류는 한국에 가서 무릎 체크 이후로 예정하고 있다.”
▲ 올해 ‘김연경배 유소년 배구대회’가 열린다.
“정말 기쁘다. 드디어 할 수 있게 됐다. 다른 종목을 봐도 야구 박찬호배나 축구 박지성배가 있다. 처음 시작하지만 계속되면서 더욱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 결혼 계획은 어떻게 잡고 있나.
“결혼은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쉽지 않은 문제다. 난 센스 있는 남자가 좋다. 필요할 때 미리 해주는 그런 남자 말이다. 센스를 발휘하는 상황에서 유연하게 잘 대처하는 남자가 좋다. 헌데 센스가 없는데도 있는 줄 아는 사람들이 주로 들이댄다.(웃음)”
▲ 일본어와 영어까지 구사한다. 중국어에도 도전하게 됐다. 어학이 큰 힘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영어와 일어는 대화에 문제가 없다. 언어가 되면서 좋은 점이 많이 있다. 앞으로 지도자를 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세계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
▲ 선수와 지도자 사이에 다른 계획이 있나.
“선수를 마치면 미국 유학도 생각하고 있다. 미국의 시스템 속에서 배구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 그리고 나서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고 싶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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