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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GC인삼공사 선수들이 15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C)강성후 기자 |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오늘 저녁에 고참들 커피 한 잔 하자.”
KGC인삼공사 서남원 감독이 오후 훈련을 마칠 무렵 최고참 4인방에게 커피회동을 알린다.
저녁식사가 끝난 직후, 대전 대덕구 신탄진에 위치한 인삼공사 체육관을 빠져나온 승용차는 인근 커피숍에서 멈춰 섰다.
팀내 최고참 선수인 리베로 김해란, 세터 이재은, 센터 한수지와 유희옥이 회동 멤버들이다. 특정한 주기는 없지만 보통 경기 전날 만나는 일이 잦다. 원정길에서도 커피회동은 종종 이뤄진다.
서남원 감독은 “팀 분위기를 주도하는 고참 선수들이 숙소가 아닌 외부에서 얘기를 하면 좀더 편한 분위기가 될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루 훈련을 마무리한 뒤, 고참 4명과 감독이 커피 한 잔을 사이에 두고 난상토론을 펼치는 광경은 상상만 해도 정겹다. 차분한 음악이 흐르고, 주변 테이블의 적당한 소음 사이로 얘기보따리가 하나 둘 풀어헤쳐진다.
1시간 정도를 생각하고 시작한 회동은 보통 2시간을 넘기기 일쑤다. 주제도 점차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처음엔 건의사항이 주를 이뤘다. 아침 식사 후 훈련 시작 시간을 9시 30분에서 10시로 늦춰달라는 얘기도 있었고, 경기 다음 날 일정표에 ‘개인보강훈련’ 대신 ‘휴식’으로 명칭을 변경해달라는 내용도 나왔다.
경기를 뛴 선수들은 쉬고,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훈련에 나서지만 훈련이라는 일정이 적혀 있다 보니 쉬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
서 감독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고참 들의 건의를 수용한다. 다만 이른바 ‘밀당’이 필요하거나 수용이 어려운 건 설명하면서 동의를 구한다.
다음 경기까지 4일 간격일 때 오전 휴식, 5일이면 하루 휴식, 6일 이상일 때 외박을 주기로 했던 공식을 이미 정했지만 승리 후 찾아와 외박을 요청했을 때는 흔쾌히 들어주기도 했다.
자리가 익숙해지면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주제로 수다를 떨기도 한다. 경기에 대한 얘기는 가급적 짧게 하는 편이다.
효과는 상당했다. 경기 전날 가진 세 차례 커피 타임은 다음 날 승리로 직결됐다. 11월 17일 수원 현대건설전 3-1 승리를 시작으로 지난 2일 인천 흥국생명전 3-0 승리에 이어 15일 대전 IBK기업은행전 3-0 승리까지 상위권 세 팀을 차례로 꺾는 성과로 이어졌다.
서남원 감독은 “선수들이 편하게 감독 앞에서 얘기를 털어놓는다. 일대일 면담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자주 시간을 갖게 되면서 할 얘기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 간 집이 분위기나 커피맛에서 합격점을 받으면 다시 가기도 하지만 보통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새로운 장소를 찾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일 흥국생명전 승리 후 김해란은 “감독님, 오늘 외박을 건의하고 싶지만 적금 처리 해주세요”라며 애교 섞인 요청을 했다. 서 감독은 “당장 요청하지 않고 ‘적금 요청’을 하니 기특하다”며 이를 곧바로 수락하기도 했다.
현재 KGC인삼공사는 7승 6패 승점 20점으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모두가 최하위를 예상했지만 놀라운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구단 상대 승리를 기록하며 당당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서 감독은 커피 회동을 적당한 주기로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커피 회동은 KGC인삼공사의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감독과 선수 사이의 간극을 좁히며 건설적인 논의를 진행하는 상설 의사결정기구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긍정적 효과를 인정한 서 감독은 요즘 수시로 커피 회동 장소를 물색한다. 그러면서 한 마디를 덧붙였다.
"분위기 좋은 커피숍 있으면 소개 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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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남원 감독. (C)강성후 기자 |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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