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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논란 정리’ 도로공사, 추스르고 다시 뛴다
홍성욱 기자 | 2016.11.30 02:21
도로공사 선수들. (C)스포츠타임스DB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왕따’는 ‘집단 따돌림’이나 ‘집단 괴롭힘’을 줄여서 이르는 말이다. 학교나 직장 등 조직사회에서 발생하는 ‘왕따’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히 존재한다. 피해자는 심각한 괴롭힘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고, 가해자가 구속되거나 손해배상 소송이 일어나는 경우도 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여자프로배구에 때 아닌 ‘왕따’ 논란이 일었다. 한국도로공사 고참 선수들이 외국인 선수 케네디 브라이언을 ‘왕따’ 시켰다는 주장이 나왔다. 선수들 사이에선 아무 일도 없었다는데 경기를 지켜본 일부 팬들이 ‘왕따’를 의심했고, 언론 보도까지 이어지며 논란은 커졌다.

급기야 도로공사 구단은 29일 흥국생명과의 인천 원정경기를 마친 뒤, 선수들과 취재진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논란에 대한 정리가 필요했다.

어색한 분위기였다. 경기 후 패한 팀 선수들을 만나는 것도 이례적이었고, 논란에 대해 들어야 하는 자리였기에 더욱 그랬다. 외국인 선수 브라이언과 고참인 이효희, 정대영, 배유나가 함께 자리했다. 정대영은 눈시울을 붉히면서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최고참 이효희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금 우리 팀은 연패탈출을 해야 하는데 이런 문제로 힘들어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 힘이 듭니다. 케니(브라이언의 팀내 애칭)와도 잘 지내고 있어요”라고 했다.

브라이언 또한 “저는 따돌림을 당하지 않았습니다. 동료들이 정말 좋아요. 팀이 연패를 당하면서 저의 표정도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날 경기 후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를 봤는데 다 읽지 않고 팬의 글이기에 먼저 ‘좋아요’를 눌렀다가 다음 날 내용을 파악한 뒤에는 반박 했습니다”라며 ‘왕따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한국말을 할 수 없어 오해를 산 것 같습니다”라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눈가에 눈물까지 고였다.

정대영도 울먹이며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그는 “오늘 정말 힘들었어요. 경기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파이팅 하나까지 신경을 써야했습니다. 어떤 분이 저한테 그러더군요. 아이 엄마고 교회 다니는 사람인데 그러지 말라고요. 전 정말 아이한테도 ‘다른 아이에게 해를 끼치면 안된다’고 말합니다. 아이 이름을 걸고 하늘에 맹세합니다. 그런 일 없습니다. 그렇게 몰아가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옆에 있던 배유나는 “그날 경기 후 연락을 많이 받았습니다. 헌데 제 인성까지 거론하며...”라는 대목에서 눈물을 쏟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이효희는 마지막으로 “저나 대영이가 배구를 오래하면서 이런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저희들은 후배들 앞길을 막으려는 게 아닙니다. 진짜 배구가 좋아서 지금 그만두면 평생 좋아하는 배구를 다시 할 수 없기에 조금이라도 더 하고 싶은 마음에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나이 많다고 무작정 미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울먹였다.

이후 선수들은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구단 버스로 향했다. 팀내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고 가족처럼 한솥밥을 먹으며 24시간을 동고동락하는 그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다음 경기 선전을 다짐했다. 버스는 곧바로 김천으로 출발했다.

연패 위기 속에 왕따 논란까지 겹치며 최악의 위기에 빠졌던 도로공사는 암울했던 11월을 보내고 새로운 12월을 준비한다. 도로공사의 다음 경기는 3일 현대건설전이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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