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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자루 쥔 이대호 ‘떠날 것이냐, 남을 것이냐’
홍성욱 | 2015.10.31 05:53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떠날 것이냐, 아니면 남을 것이냐.’

재팬시리즈 MVP를 수상하며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가 된 이대호가 다음 시즌 거취를 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이대호는 29일 막을 내린 2015 재팬시리즈에서 5할 타율(16타수 8안타)에 2홈런 8타점을 쓸어담으며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재팬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무려 19년 만에 외국인 선수가 MVP를 수상했을 만큼, 실력으로 일본 선수들을 눌렀던 것.

2년 연속 소프트뱅크의 리그 우승과 재팬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던 이대호는 자유의 몸이 됐다. 소프트뱅크와 맺은 계약은 ‘2+1’이었고, 2년을 채운 뒤 플러스 1년의 선택권은 이대호가 갖기로 한 때문. 즉 ‘선수옵션’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이대호의 진로는 넓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잔류는 물론이고, 국내 유턴까지도 경우의 수로 생각하고 있다. 이대호의 소속사는 친형인 이차호 대표가 운영하는 오투에스앤엠이다. 의좋은 형제가 긴밀하게 논의하며 치밀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일단 소속팀 소프트뱅크는 무조건 남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팀내 최고액인 연봉 5억엔 외에 여러 가지 옵션을 내걸 것으로 보인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왕정치(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이 지목해 영입한 선수인 만큼 애착이 강하다. 선수들 사이에서 신뢰를 받고 있는 점 또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1순위로 꼽고 있다. 2년 전 오릭스에서 소프트뱅크로 이적할 당시에는 가장이라는 위치 때문에 모험 보다는 안정적인 일본 내 이적을 선택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일본에서 더 이상 이룰 게 없는데다 돈도 손에 쥐었다.

이대호의 가치를 미국에서 인정하는 것도 감지되는 변화다. 더구나 이대호는 포스팅 절차가 필요 없는 프리 에이전트(FA) 상황이라 KBO리그에서 포스팅 절차를 밟는 선수들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한국 리그에 이어 일본 리그에서도 4년 연속 꾸준한 실력을 보여준 이대호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파워를 갖춘 이대호가 노려 치는 스타일이 아닌 부드러운 스윙으로 상대 투수를 공략하고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익명을 요구한 아메리칸리그 구단의 스카우트는 “한국과 일본 리그를 함께 지켜보고 있다. 두 리그의 차이점을 꼽자면 두 번째 투수다. 선발이나 마무리는 한국리그도 수준이 높아졌지만 선발에 이어 나오는 두 번째 투수에서 아직은 차이가 있다. 이대호가 일본 리그에서 4년 연속 좋은 성적과 더불어 전경기에 나섰다는 점은 분명 주목할 필요가 있다. FA라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일단 여유를 갖고 여러 조건을 살피며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긴 시즌이 끝났지만 아직 경기가 남아있는 상태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12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대한민국이 부르면 언제든 달려왔던 이대호는 늘상 “나라가 있고 내가 있다”라며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과 의무감을 강조해왔다. 이번 대회 역시 소홀할 수 없다.

이틀 전인 29일밤 우승의 현장인 도쿄에서 동료들과 파티를 즐긴 뒤, 30일 후쿠오카로 돌아온 이대호는 오늘(31일) 저녁 8시40분 에어부산 BX 142 편으로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가족과 함께 귀국한다. 구단에서 제공한 후쿠오카 숙소를 비우면서 짐도 모두 싸서 들어온다.

한국에 온 이대호는 목과 손바닥 부상 치료를 받으며 잠깐 쉰 뒤, 11월 3일에는 서울로 올라와 오전 10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입국 공식기자회견을 갖는다. 오후 1시에는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 공식훈련에 합류한다.

4일과 5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쿠바와의 2015 서울 슈퍼시리즈에도 나설 예정인 이대호는 6일 일본 삿포로로 출국해 ‘프리미어12’대회에 참가한다. 태극마크를 달고 이대호가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사이 소속사는 한·미·일 구단과 접촉하며 본격적인 줄다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이대호. (C)포커스뉴스]

홍성욱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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