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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의 배구 산책] 일본 여자배구 NEC의 우승
홍성욱 기자 | 2024.03.04 16:42
NEC 코가 사리나가 2월 25일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도쿄(일본)=홍성욱 기자]

하루 전인 3일 일본 군마현 타카사키아레나에서 V-프리미어리그 여자부 파이널 단판승부가 펼쳐졌습니다. 정규리그 2위 NEC가 1위 JT에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거두며 정상에 등극했습니다. 코가 사리나의 맹활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에 앞서 2월 24일과 25일에는 정규리그 상위 6개팀이 정상을 향한 혈투를 펼쳤습니다. 파이널에 진출할 두 팀을 가리는 플레이오프 성격이었습니다. 

토요일 새벽에 집을 나서 도쿄로 날아간 보람은 있었습니다. 하네다공항에서 멀지 않은 카마타역 인근 도쿄공과대체육관을 그득 메운 관중들과 함께 멋진 승부를 이틀 동안 4경기나 볼 수 있었습니다. 박수가 절로 나오는 랠리의 연속이었습니다. 

정규리그 3위 히사미츠와 6위 토요타자동차의 맞대결은 토요타의 3-2 승리였습니다. 토요타는 시즌 동안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하고 0-3으로 두 번이나 완패했던 히사미츠에 설욕했습니다. 

이어 4위 아게오메딕스와 5위 덴소의 대결도 명승부였습니다. 아게오메딕스는 2부리그 시절 오전에 일부 선수는 병원 원무과에 근무하고, 오후에 모여 배구를 하는 팀이었지만 지금은 전문화된 배구단으로 성장했습니다. 최강 팀을 상대해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연결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이튿날에는 2위 NEC가 토요타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고, 1위 JT도 아게오메딕스를 3-1로 제치고 파이널에 진출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뒤 파이널 단판승부가 펼쳐졌습니다. 결과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NEC의 승리였습니다. 

사실 JT는 이번 시즌 최강으로 군림한 팀입니다. 일본 여자부 1부리그는 12개 팀이 두 라운드를 펼칩니다. JT는 전승을 거뒀습니다. 22연승을 내달렸습니다. 그리고 파이널스테이지 첫 경기까지 23연승에 성공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며 최종 2위를 차지했습니다. 퍼펙트 우승이 눈에 아른거렸지만 실패했습니다. NEC는 마지막에 크게 웃었습니다. 

일본 여자배구의 힘은 리시브와 연결에서 나옵니다. 모든 경기가 이 부분에 특화돼 있습니다. 

서브 강도는 우리나라보다 크게 앞선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하지만 리시브 능력과 토스 혹은 2단 연결에서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빠르고 정확합니다. 

공격을 여러 선수가 준비하고, 다양한 코스에서 끌어낸다는 점도 눈에 들어옵니다. 빠른 것이 강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우리나라 배구가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을 눌렀고, 4강까지 진출했지만 지금은 다시 도전하는 입장입니다. 신장의 우위, 노련미, 그리고 아이솔레이션 능력으로 일본을 눌렀던 한국이지만 지금은 스피드와 연결에서 보인 열세를 개인기로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이 차이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본리그 경기에선 앗차랏폰과 하타야 등 태국 대표 선수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들 또한 스피드에서 밀리지 않았습니다. 경기 수훈선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이 태국에 0-3으로 계속 패한 것도 궤를 같이합니다. 

일본은 5일 올 시즌 VNL에 나설 국가대표 선수들을 발표합니다. 9일부터는 V컵대회를 시작합니다. 4월말에서 5월 사이에는 쿠로와사키컵대회가 오사카에서 진행됩니다. 

일본 프리미어리그는 아직 홈앤드어웨이 방식이 아닌 지역 순회를 통해 주말 경기를 4팀씩 치르는 형태로 시즌을 이어갑니다. 그렇다보니 매트를 깔지 않고 마루위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수들은 마루 위에서 플레이를 하는 것에 익숙합니다. 민첩하게 반응해 덜 넘어지면서 볼을 걷어올립니다. 

다음 시즌에는 일본에서 자체 제작한 매트를 깔고 많은 경기를 치를 것 같습니다. 수비능력은 더 좋아질 것이라 판단합니다. 

선수들은 코트에 화장도 거의 하지 않고 나섰고, 악세서리도 과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경기력에 사활을 걸고 있었습니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 경기를 살펴보며 적응하고 있습니다. 익숙한 장소에서 익숙한 플레이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안에서 변화와 발전을 이루려면 현실에 안주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가진 강점은 이어가면서 우리가 보완해야할 부분들은 3년, 5년, 10년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진행해야 하겠습니다. 

NEC의 우승은 '업셋'이었습니다. 정규리그에서 완패했던 상대를 파이널에서 물리쳤습니다. 고도의 집중력이 가져온 결과였습니다. 마지막에 웃은 NEC 선수들의 미소는 고된 비시즌을 이겨낼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입니다. 

서브를 시도하는 코가 사리나. [도쿄(일본)=홍성욱 기자]
JT 선수들이 정규리그 1위 시상식에서 관중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도쿄(일본)=홍성욱 기자]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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