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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전력강화위, 클린스만 경질 건의...정몽규 회장 결단력 보여야
강종훈 기자 | 2024.02.15 20:18
전력강화위 회의 결과 브리핑하는 황보관 기술본부장 (서울=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협회에 건의했다.

지난해 2월 말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을 처지에 몰렸다.

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하고,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위원회 이후 브리핑을 열어 "여러 가지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위원회의 판단이 있었고,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이 모였다"고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도전했으나 이달 7일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지며 탈락했다.

역대 최고 전력을 살리지 못했다는 경기력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클린스만 감독의 잦은 해외 체류를 비롯한 태도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며 아시안컵 이후 경질 여론이 거세졌다.

여기에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중심으로 선수들 사이 내분이 있었던 점도 드러나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팀 관리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된 가운데 이날 전력강화위의 경질 건의로 이어졌다.

황보 본부장은 "위원회에서 아시안컵 준결승 때 (조별리그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팀을 상대로도 전술적인 준비가 부족했고, 재임 기간 선수 선발 관련해 감독이 직접 다양한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단 관리 관련해선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지도자로서 규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데서 부족했음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국내 체류 기간이 적은 근무 태도와 관련해서도 '국민을 무시하는 것 같다', '여러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회복하기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는 마이클 뮐러 위원장과 전력강화위원인 정재권 한양대 감독, 곽효범 인하대 교수, 김현태 대전하나시티즌 전력강화실장, 김영근 경남FC 스카우트, 송주희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감독이 참석했다.

위원 중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과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최윤겸 충북청주FC 감독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거주지인 미국에 체류 중인 클린스만 감독도 화상으로 참석했다.

황보 본부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단 내 불화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면서 "전력강화위원들이 '전술 부재'를 중점적으로 얘기했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그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운영에 대한 조언·자문을 목적으로 설치된 기구로, 감독 거취 등을 직접 결정할 권한은 없다.

전력강화위 결과와 앞서 13일 열린 경기인 출신 임원 회의에서 나온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축구협회 집행부가 조만간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사실상 정몽규 회장의 결단만 남게 됐다.

선수 시절 독일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로 맹활약한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였던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의구심 속에 한국 대표팀과의 동행을 시작한 바 있다.

이름값에서는 역대 대표팀 사령탑 중 최고임이 분명하고, 2006 독일 월드컵 때 독일을 3위로 이끄는 등 감독으로도 성과를 냈으나 현장 지도자로 공백이 길었고 전술적 역량에도 의문이 따라다녔다.

2020년 독일 헤르타 베를린(독일) 감독에서 물러나면서는 구단과 상의 없이 개인 소셜 미디어로 발표하는 등 기행도 우려를 자아냈다.

부임 이후 줄곧 이렇다 할 전술적 역량을 보여주지 못한 채 선수 개인 기량에만 의존한다는 등 지도력 비판을 받은 클린스만 감독은 재택근무, 잦은 외유 등 태도 문제로도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여러 비판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우승' 목표만을 외치며 대회에 돌입했으나 대표팀의 경기력은 크게 나을 것이 없었고, 요르단과 준결승전에서 '유효슈팅 0개'의 졸전 끝에 패하며 '황금세대'의 아시안컵은 허망하게 막을 내렸다.

대표팀과 함께 8일 귀국한 클린스만 감독이 이틀 만에 미국으로 떠나면서 팬들의 더 큰 공분을 샀고, 선수 간 불화설 등이 기름을 부으며 결국 불명예 퇴진을 눈앞에 뒀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기간은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였고, 계약에는 경질 시 잔여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진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29억원 안팎으로, 축구협회는 약 7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축구 대표팀은 3월 A매치 기간 태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홈, 원정 경기를 연이어 앞두고 있다. 첫 경기가 3월 21일 홈 경기이며, 소집은 18일께로 예상돼 시간이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터라 이 기간엔 임시 사령탑이 대표팀을 이끌 공산이 커졌다.

강종훈 기자  sports@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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