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킥을 방어하는 이정영(오른쪽) [UFC 제공]

'코리안 타이거' 이정영이 UFC 데뷔전에서 만장일치 판정승을 따냈다.

이정영은 4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돌리제 vs 이마보프' 언더카드 페더급 경기에서 블레이크 빌더(미국)에 만장일치 판정(30-27, 30-27, 30-27)으로 이겼다.

단 한 라운드도 내주지 않은 완승이었고, 아마추어 복싱 미국 주 챔피언을 타격으로 압도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이었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테이크다운 방어도 완벽했다.

이정영은 경기 시작부터 왼손 보디훅을 두 방 적중시키며 기선을 제압했다. 상대가 왼손을 경계하자 이번엔 오른손 보디 펀치를 작렬했고, 빌더는 충격을 받고 뒤로 물러났다.

빌더는 레슬링으로 전환했으나 이정영은 상대 테이크다운 시도를 가뿐하게 막고, 오히려 팔꿈치 공격으로 반격했다. 곧이어 침착하게 따라 들어가며 머리와 몸통 쪽에 펀치를 시도하며 압박했다.

UFC 라이트헤비급과 헤비급 챔피언을 지냈던 해설자 대니얼 코미에가 '타격 조합을 잘하고 있다'며 이정영의 격투 지능을 높게 평가할 정도였다.

이정영은 2라운드부터는 최근 1년 동안 집중해서 갈고 닦았던 그래플링 실력을 뽐냈다. 빌더의 테이크다운을 막은 뒤 역으로 걸어 넘어뜨렸고, 파운딩 공격을 퍼붓기도 했다.

3라운드에는 상대 장기인 테이크다운으로 오히려 공세를 펼쳤고, 줄곧 상대를 압박하다가 경기를 마쳤다.

UFC 데뷔전에서 깔끔하게 승리한 이정영의 종합 격투기 전적은 11승 1패가 됐다.

이정영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꿈에 그리던 UFC 무대에서 승리해서 기분이 좋다"면서도 "내가 그린 그림의 절반밖에 안 됐다. 큰 꿈을 가졌기에 벌써 만족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 채찍질했다.

올해 목표로 3연승을 잡은 이정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아시아 선수의 강함을 보여주겠다"면서 "다음 상대는 누구든 상관없다. 화끈한 경기를 할 수 있는 상대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현규 기자  sports@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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