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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의 부키리치 활용법은 ‘강하고 높은 토스’
홍성욱 기자 | 2024.01.10 10:03
이윤정 세터. (C)KOVO

지난 시즌 팀의 정상등극을 조율한 한국도로공사 이윤정 세터는 이번 시즌 날개를 활짝 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기복이 심했다.

시즌 개막 직전 팀 훈련 중 무릎 부상을 당해 결장한 것도 걸림돌이었다. 1라운드 후반에 코트에 복귀했지만 팀은 이미 하위권으로 쳐져있었고, 급한 마음에 욕심을 부렸지만 마음먹은 것처럼 결과는 따라오지 않았다.

당연했다. 외국인선수가 경험 많은 캣벨에서 신예 부키리치로 바뀐 것이 우선 큰 변화였다. 이윤정 입장에선 198cm 장신 선수와의 호흡은 어려운 과제였다.

여기에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타나차를 활용하는 것도 고민이었고, 중원에는 노련한 정대영의 자리에 루키 김세빈이 자리하고 있었다.

과제가 확 늘어난 이윤정은 과부하가 걸린 듯 했다. 선택 고민 속에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다. 특히 타나차의 좌우 공격을 살리려다 몇 차례 실패로 쓴 맛을 봤다.

팀이 연패 상황에서 고민을 거듭한 이윤정은 지난 5일 김천 현대건설전을 웜업존에서 지켜봤다. 1세트와 3세트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코트를 밟기도 했지만 주로 밖에서 코트 안을 바라봤다. 팀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김종민 감독은 이윤정에게 한 번 쉬어가면서 경기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윤정은 그날 경기를 지켜보면서, 그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면서 마음을 가다듬었다. 결과는 9일 화성 IBK기업은행전 3-1 승리였다.

특히 부키리치 활용법에 있어 정점을 찍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었다. 부키리치는 이날 35점(공격성공률 44.5%)을 퍼부었다. 전위 4번 자리에서 연속 득점이 나왔고, 후위에서도 오른쪽과 중앙에서 연속 공격을 시도했다.

경기 후 통화에서 이윤정은 “경기 시작 때부터 부키리치의 공격을 통해 리드하거나 대등하게 가져가려고 했어요. 부키리치의 컨디션이 좋았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습니다. 공격 시도 후에는 계속 소통하며 조정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사인은 주로 제가 내고, 이후 눈빛 교환으로 변화를 줬어요. 미리 길이와 높이에 대한 약속을 해뒀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윤정 세터는 부키리치의 공격성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두 가지를 생각했다. 그는 “우선 부키리치가 장점인 높은 신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볼을 세워주려고 했어요. 이번 경기는 그 부분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있어요. 볼을 길게길게 주려고 했고요. 높이를 유지하면서 스피드를 붙여주려고 제가 있는 힘을 다해 토스했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결과는 이윤정도 만족이었고, 부키리치는 대만족이었다. 손발이 착착 맞으니 점프만 뜨면 득점이었다. 부키리치 입장에선 자신의 눈높이보다 낮은 블로킹을 활용해 쳐내기를 할 수 있었고, 시야가 넓어지면서 빈 공간을 찌를 여유도 챙겼다.

이윤정은 “경기를 준비하고 분석하면서 이번 시즌 한 번도 이기지 못한 IBK기업은행전의 문제를 파악해보니 부키리치의 왼쪽 득점이 나와야 한다는 걸 인지했어요. 그걸 처음부터 끝까지 살려보겠다고 마음먹고 코트에 들어갔어요”라고 말했다. 이 부분이 풀리니 승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미소를 머금은 이윤정은 “부키리치 쪽에서 풀리니 다른 쪽은 좀더 편했어요. (배)유나 언니는 늘 믿고 주고 있어요”라도 말했다.

도로공사의 포메이션은 변화가 많지만 9일 경기처럼 부키리치와 배유나가 붙어다니면 전위 두 자리를 함께 하게 된다. 이 때가 도로공사에는 연속득점 기회다.

이윤정은 “세터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게 많아집니다. 편하죠. 이동공격도 쓸 수 있어서 다양하게 하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팀이 연패 부진에 빠졌지만 부키리치의 공격력 만큼은 좋은 흐름이었다. 이제는 이윤정 세터와의 호흡을 통해 더 좋은 공격력을 기대해도 될 시점이었다.

이윤정은 “부키리치와 처음 일본 전지훈련 때 잘 맞아서 올 시즌에 대한 기대를 했어요. 시즌 도중 제 토스에 힘이 떨어져 미안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요즘 조금 힘이 붙었어요. 이번 경기도 더 힘을 쓰려고 했죠. 계속 힘을 내려고 합니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이윤정은 “팀에 승부욕 강한 언니들이 있으니 더 뭉치게 됩니다. 이기기 위해서 다른 영양제도 먹어보고, 각각의 루틴이 있다면 그런 부분도 바꿔보려 해요. 남은 경기가 아직 많아요. 소중하게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4라운드 중반 시점에에 이윤정 세터가 해결책과 자신감을 동시에 찾은 모습이었다.

토스하는 이윤정 세터. (C)KOVO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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