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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뭘해도 안되는 거야” 강성형 감독의 작전시간 이후 드라마...현대건설 3:2 리버스스윕 승리로 8연승 선두
홍성욱 기자 | 2023.12.16 23:55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작전시간을 불러 선수들과 소통하고 있다. (C)KOVO

현대건설과 정관장의 16일 대전 경기는 일방적인 전개였다. 1세트부터 정관장이 몰아쳤다. 1세트는 지아의 강타가 4번 자리에서 폭발했고, 정호영은 중원에서 우위를 보였다. 정관장이 25-17로 손쉽게 따냈다.

2세트 초반에는 리시브가 흔들린 정지윤이 김주향으로 교체됐고, 위파위도 고민지로 바뀌었다. 현대건설은 이번에도 세트를 빼앗겼다. 상대는 메가와 지아의 맹활약에 정호영까지 펄펄 날며 파죽지세였다.

마지막 세트에 몰린 현대건설은 3세트 초반 3-7로 밀렸다. 상대는 강서브와 맹공에 높은 블로킹까지 철옹성이었다.

강성형 감독은 작전시간을 불러 “저기(정관장) 너무 잘한다. 최대한 버텨보자고”라고 말했다. 오늘은 쉽지 않겠다는 표정이었다. 이후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스코어는 5-11로 더 벌어졌다.

강성형 감독은 이른 시간에 두 번째 작전시간을 요청했다. 그리고는 “방법이 없어 지금. 이거 해도 안되고, 저거 해도 안되니까"라며 상황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집중하자고. 힘싸움에서 지면 어쩔 수 없어. 뭘해도 안되는거야 지금. 같이 하는 수밖에 없어”라고 말했다.

강 감독의 말처럼 현대건설의 이날 경기는 뭘해도 안되는 전개였다. 암울했고, 완패가 기다리고 있었다.

강 감독은 차분하게 선수들을 독려했다. 화를 낸다고 바뀔 상황도 아니었다. 그래도 같이 하는 수밖에 없다는 마지막 말은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7연승의 저력이 이렇게 무너져내릴 수는 없었다.

감독이 승패의 부담을 내려놓고 경기 마무리를 잘하자는 투의 말을 한 것은 다음 경기인 선두 흥국생명과의 혈투까지 계산한 발언이었다. 이날 경기 승패를 떠나 분위기 만큼은 붙들고 싶었던 것.

하지만 이 작전 시간은 반전의 계기가 됐다. 작전 시간 이후 코트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됐다. 호흡을 가다듬은 이후 코트 안의 리더 양효진이 연속 득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모마도 연속 득점으로 화답했다. 이다현과 위파위도 득점 대열에 합류했다. 상대 메가의 연속 범실로 스코어는 순식간에 15-15가 됐다.

20-20까지 이어진 접전에서 현대건설은 모마의 득점 이후 상대 지아의 연속 범실로 23-20 리드를 잡았다. 세트 획득이 눈앞이었다. 하지만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지아가 범실을 만회하는 두 차례 강타와 서브 득점을 올리며 24-24 듀스를 만들었고, 이어진 긴 랠리는 박은진의 블로킹 득점이었다.

매치포인트에 몰린 현대건설은 지아의 서브 범실로 기사회생했다. 그리고 양효진의 속공을 앞세워 기어코 3세트를 29-27로 따냈다.

뭘해도 안되던 현대건설이 뒤집기의 시작을 알린 것. 이후 경기를 술술 풀렸다. 4세트는 모마가 폭발했고, 위파위와 이다현도 거들고 나섰다. 25-21로 현대건설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세트. 현대건설은 움켜쥔 주도권을 꼭 쥐었다. 7-7에서 이다현의 속공 득점으로 코트를 체인지했고, 다시 코트에 복귀한 정지윤의 두 차례 강타로 11-8까지 달려나갔다. 양효진과 정지윤이 주거니받거니 득점하자, 이날 경기 히어로 모마는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현대건설은 승점 2점을 추가하며 12승 4패 승점 37점을 기록, 흥국생명(13승 2패 승점 35)을 제치고 다시 선두로 복귀했다. 8연승 행진도 이어가게 됐다.

패색이 짙은 가운데 소진한 3세트 작전시간은 역전 드라마의 시작이었다. 현대건설의 저력이 빛나는 경기였다. 

작전 시간 이후 선수들이 힘을 내자 박수로 격려하는 강성형 감독. (C)KOVO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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