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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성의 유효시간’ 정관장 vs 한국도로공사
홍성욱 기자 | 2023.12.13 12:21
정관장 메가(왼쪽)와 한국도로공사 부키리치. (C)KOVO

정관장과 한국도로공사가 3라운드 경기에 나선다. 두 팀은 13일 오후 7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홈팀 정관장은 6승 8패 승점 20점으로 5위고, 원정팀 한국도로공사는 3승 11패 승점 12점으로 6위다. 중하위권으로 쳐진 두 팀의 대결이다.

정관장은 1라운드를 4승 2패 3위로 마쳤다. 하지만 2라운드 이후 팀은 하향곡선이다. 2승 6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승은 모두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거둔 승리였고, 나머지 5팀에게는 모두 패했다. 페퍼저축은행전도 세트를 빼앗겼고, 상대가 못해서 이긴 경기로 정리할 수 있을 만큼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선수들이 부담감을 가진 것인지, 아니면 발전이 멈춘 것인지, 아니면 배구에 대한 재능이 한계와 만난 것인지를 구분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최근 5연패다. 무기력한 경기가 나오기도 한다. 끈끈한 조직력은 사라지고 잘나가는 듯 하다 바로 연속 실점하며 세트를 내준다. 작년 우승팀의 저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두 팀 모두 요즘 코트에 서는 것이 부담스럽다. 이기기 힘든 경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가운데 열리는 오늘 경기는 상성이 작용하는 경기라 더 부담이 간다.

올 시즌 한국도로공사는 어려운 상황에서 정관장만 만나면 승리했다. 11월 2일 1라운드 경기에서 3-0 완승으로 시즌 첫 승에 성공했고, 11월 18일 2라운드 경기도 파이널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하며 미소 지었다.

그렇다면 오늘은 어떨까. 일단 도로공사는 연패를 끊어낼 기회다. 또한 남은 시즌 중후반부 도약을 위해선 오늘부터 밀고 나가야 한다.

정관장 또한 오늘이 고비다. 페퍼저축은행전을 빼면 사실상 연패 상황이다. 오늘 패하면 시즌 후반부에 대한 동력을 얻기 힘들다.

두 팀 모두 오늘 사활을 걸어야 한다. 악전고투 속에 승리를 거머쥐어야 하는 날이다.

정관장은 메가와 지아의 공격력을 앞세우는 팀이다. 중원은 정호영과 박은진이 지키고, 박혜민이 아웃사이드히터로 활약한다. 염혜선 세터와 노란 리베로가 코트에 나선다. 웜업존에는 이선우가 있고, 이소영도 대기한다.

면면을 살펴보면 국가대표팀을 보는 것 같은데 경기력은 기대 이하다. 기대를 하는 건 희망을 보고 싶다는 의미인데 경기가 끝나면 “왜?”라는 생각이 든다.

선수의 기량 발전은 23세까지 90% 이상 이뤄진다. 24세 이후에는 기량이 거의 제자리다. 특별한 무기를 장착하지 않는 이상 발전은 쉽지 않다.

결국 기본기가 충실한 선수가 꾸준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게 된다. 정관장에는 기본기가 튼실하지 않은 미완의 대기들이 모여있다. 이들을 기본기부터 다져가기 힘들다보니 조합의 힘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 상황이지만 정관장이 두드러지는 건 사실이다.

다만 이 팀의 시너지 효과가 나는 날은 무섭다. IBK기업은행과의 개막전 때 보인 완벽함, 흥국생명을 눌러버린 순간적인 힘은 지금 리그 7개 팀중에 정관장만이 보일 수 있는 강력함이다. 팬들은 이런 기억을 떨쳐내기 어렵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런 멋진 장면을 두 눈으로 다시 보고 싶은 것이다. 오늘 또한 이런 경기를 펼쳐주기를 기대한다.

한국도로공사는 올 시즌 작년과 전혀 다른 팀이다. 타구단 소속인 국가대표 출신인 A선수는 지난 시즌까지 도로공사를 이기는 건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유는 명료했다. 다 이겼다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무너지지 않고 올라오는 팀이었기 때문.

주저앉는 듯 하다 일어나는 도로공사는 챔피언결정전에서도 1차전과 2차전을 내주고 기적같은 3연승 우승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올 시즌 경기에서는 이런 끈적함이 보이지 않는다. 리시브와 수비의 강점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지만 연결에서 많이 떨어진다. 공격결정력도 떨어지고 있고, 중요한 순간 범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결과가 모아지면서 팀은 연패 상황이다.

도로공사는 외국인선수 부키리치, 아시아쿼터 타나차, 아포짓스파이커로 나서는 문정원, 미들블로커 배유나와 김세빈, 세터 이윤정, 리베로 임명옥이 주전이다. 주전 7명이 코트에 나설 때 지속적인 힘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주전 멤버라면 책임감이 필요하다. 책임감은 내 실력의 확신에서 기인한다.

문제는 여기서다. 부키리치, 타나차, 이윤정, 김세빈까지 4명은 내 실력의 확신을 깨달아가는 과정 속에 있다. 이 과정 안에서는 잘하는 경기와 못하는 경기가 섞여있다. 10경기 가운데 10경기를 잘하는 건 쉽지 않다. 전성기의 김연경이나 할 수 있는 수치다.

보통 10경기 중 7경기 이상을 잘해내며 개인 임무와 팀 임무를 완수한다면 A급 선수로 본다. 하지만 5경기 이하라면 이 선수의 플레이는 기복이 생긴다. 그걸 잘 조정해야 승리할 수 있다.

두 팀 간의 대결에 상성이 생긴 건 이런 연유다. 도로공사가 임명옥, 배유나, 문정원의 기복 없는 플레이로 겨우겨우 버텨온 경기가 있다. 반면 정관장은 7명 모두 경기 기복에 따른 편차가 큰 편이라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도로공사전 비교 열세도 이 부분이 작용했다.

오늘 경기에서 임명옥, 배유나, 문정원의 흔들림이 있는지를 살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특히 배유나의 폼을 유심히 봐야 한다.

흥미로운 건 정관장의 미들블로커 라인이 장신이지만 도로공사는 부키리치라는 최장신 선수가 사이드에 있어 이를 상쇄한다. 김세빈의 신장도 밀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오늘 어떤 결과가 나올까. 매우 궁금해진다. 이기는 팀은 안도하겠지만 지는 팀의 데미지는 상당 기간 길어질 듯 싶다. 추가적으로 상성의 유효시간이 연장될 것인지 여부도 결정된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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