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10회말 무사 1,2루에서 노시환이 끝내기 안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한국이 극적인 역전승으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APBC 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예선 1차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노시환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3-2로 이겼다.

1승을 거둬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한 한국은 17일 일본, 18일 대만과 차례로 예선전을 치른다.

특히 이날 승리는 의미가 깊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1차전에서 호주에 발목 잡혔던 한국은 8개월 만에 설욕에 성공한 것. 연패를 면한 한국은 호주와의 통산 전적을 1998년 이후 프로선수 출전 대회를 기준 9승 4패로 늘렸다.

정규이닝 동안 승패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무사 1, 2루에 주자를 두고 공격하는 승부 치기에 돌입했다. 9회 2사에 등판했던 정해영이 10회초 그대로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역투하고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선두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정해영은 후속 타자의 병살타를 끌어냈다. 3루수 김도영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했으나 침착하게 3루를 밟은 뒤 2루에 공을 뿌렸다.

그리고 10회말 4번 타자 노시환이 선두타자로 나서 초구 체인지업을 노려 쳐 좌중간 적시타를 터뜨리고 혈투를 끝냈다. 

이날 한국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호주 타선은 선발투수 문동주(한화)의 주 무기인 시속 150㎞대 직구에 잘 대응했다. 문동주는 1회초 선두타자인 리엄 스펜스에게 볼넷을 내준 뒤 폭투와 볼넷으로 1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4번 타자 알렉스 홀을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후속 타자 캠벨에게 직구를 던졌다가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한국은 2회말 동점을 만들었지만 역전 기회를 연거푸 살려내지 못했다. 문현빈(한화)의 내야 안타, 나승엽(롯데 자이언츠)의 볼넷 등으로 만든 1사 1, 2루에서 김형준(NC 다이노스)이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해 중전 적시타를 작렬했다. 김주원(NC)이 볼넷을 골라내 1사 만루로 연결했으나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이후 3∼5회 문동주가 안정감을 되찾았지만, 타선은 득점권에 주자를 계속 보내면서도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특히 3회, 5회에는 호주 2루수 제스 윌리엄스의 잇따른 포구 실책에 힘입어 무사 1, 2루와 1사 1, 3루 기회를 잡았으나 후속타는 또 터지지 않았다.

결국 호주가 먼저 추가점을 냈다. 4번 타자 홀은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3구째 높게 뜬 시속 150㎞ 직구를 받아쳐 비거리 110ｍ의 우월 솔로포를 때렸다. 이후 문동주는 아웃 카운트 2개를 잡고 볼넷을 내준 뒤에 김영규(NC)에게 공을 넘겼다. 문동주는 5⅔이닝 동안 공 102개를 던져 5피안타(1홈런) 4볼넷 5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한국은 8회말 끈질긴 경기력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선두타자 김도영이 좌익선상 2루타를 뽑아냈고, 2사 후 김주원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때린 타구가 중견수 앞쪽 절묘한 위치에 떨어지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다만 김주원이 1루 도루 견제구에 잡혀 기회를 이어가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노시환이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1승을 기록한 한국은 17일 일본과 만난다. 

정현규 기자  sports@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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