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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박기원 감독이 말한 태국 우승의 원동력
타이베이(타이완)=홍성욱 기자 | 2023.07.16 13:51
박기원 감독이 우승 직후 스태프 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C)대회조직위

박기원 감독이 이끈 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2023 AVC(아시아배구연맹) 챌린지컵 우승을 거머쥐었다.

태국은 대회전 현지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번 대회 4강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한국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3 완패를 할 때만 해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선수들은 안정된 플레이를 보였다. 그리고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박기원 감독은 우승 직후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건 경기를 계속 해나가면서 선수들의 호흡이 맞아들어갔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기고 지는 것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우리가 하던 것, 훈련한 것을 하자고만 했다”라고 덧붙였다.

바레인과의 결승전 1세트에서 0-4로 끌려가자 박기원 감독은 작전시간을 요청했다. 선수들에게 “가볍게 하자. 그냥 즐기자. 서브를 강하게 때리고 우리가 훈련한 플레이만 편안하게 하자”고 강조했다.

작전 시간 이후 태국은 다른 팀이 됐다. 아누락의 날카로운 서브와 공격이 살아났고, 아눗과 나파뎃은 강타를 때리며 득점했다. 키사다는 중원을 장악하며 상대 강점인 아웃사이드히터 라인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한 번 흐름을 손에 쥔 태국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대로 밀어붙이는 힘을 보여줬다. 그리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박기원 감독은 “1세트에 우리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온 것이 중요하다. 내가 좋아한 부분은 선수들 스스로 흔들리다가도 해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찾아간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나파뎃을 한국과의 경기에서 아웃사이드히터로 출전시켰다. 대각에는 아눗이 포진했고, 타나찻이 아포짓스파이커로 나섰다. 하지만 이후 경기부터는 포메이션을 바꿨다. 나파뎃을 아포짓스파이커로 이동시키며 아웃사이드히터로 아누락을 기용했다. 이 전술이 결국 우승을 불렀다.

박기원 감독은 “나파뎃은 공격력이 좋지만 리시브가 흔들렸다. 그래도 리시브를 살려보기 위해 한국과의 경기에 기용했다. 하지만 흔들렸다. 나파뎃의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아포짓스파이커로 이동시키면서 아누락을 통해 리시브 안정을 가져갔다. 이 부분이 주효했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태국 대표팀 지휘봉을 든 이후 “한국의 대학교 수준이다”라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조금 다듬어가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기원 감독은 장기적인 전술보다 원포인트 레슨에 주력했다. 이미 성장한 선수들을 큰 틀에서 싹 바꿔버릴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박기원 감독은 “우리는 훈련할 때 항상 리시브가 안됐다는 전제하에 진행한다. 리시브가 흔들린 상황에서 나오는 높은 공 처리에 훈련 시간의 50% 이상을 할애한다. 우리 뿐아니라 대부분의 팀들은 리시브가 됐을 때 사이드아웃을 쉽게 한다. 문제는 리시브가 흔들렸을 때다. 이 상황을 주로 훈련에서 다뤘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파뎃이 터프한 볼을 모두 때려줬다. 그 점이 큰 장점이었다. 자잘한 범실이 줄어들면서 우리는 걷어올려놓고 반격해 득점하면서 연속 득점을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리시브가 안됐을 때 우리가 득점하며 돌리니 상대는 당황했다. 우리는 이 틈을 파고들었다”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태국 대표팀은 분주한 일정을 소화한다. 16일 방콕으로 돌아가면 국제대회 일정이 연이어 기다리고 있다.

박기원 감독은 “일정이 꼬여버렸다(웃음). 7월 말에 카타르에 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당장 16일 방콕으로 돌아가면 하루 쉬고 하루 훈련을 한 뒤 인도네시아로 떠난다. 시게임(동남아시안게임) 4강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후에는 필리핀으로 가서 또 경기에 나선다. 헌데 카타르 도하에서 FIVB(국제배구연맹) 챌린저컵에도 나가야 한다. 일정을 조금 조정해서 대회에 나가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에 대한 장기 플랜도 고민한다. 박기원 감독은 “나에게 일임한 부분이 있다. 태국 남자대표팀은 지금 백지상태나 다름 없다. 내가 하고 싶은데로 하라고 한다. 그러면 도와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적으로 해야할 부분이 많다. 선수도 좀더 살펴봐야 한다. 태국에는 여자 선수들은 계속 나오면서 저변이 있지만 남자는 별로 없다. 지금부터 좀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태국 대표팀을 강팀으로 변모시키고 있는 박기원 감독은 단기 플랜과 장기 플랜으로 태국 남자배구를 바꿔가고 있다. 21년전 이란 대표팀을 이끌고 부산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백전노장은 지금 또 다른 도전 앞에 서 있다.

박기원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C)대회조직위

타이베이(타이완)=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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