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발 양현종(왼쪽)과 넥센 선발 브리검. (C)KIA, 넥센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드디어 시작이다. 2018 포스트시즌이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막을 올린다.

정규리그 4위 넥센과 5위 KIA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펼친다. 유리한 건 넥센이다. 1승만 하면 바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16일 경기에 나서는 마음 자체가 여유롭다. 반면 KIA는 16일 경기를 반드시 이기고, 17일 경기까지 잡아야 한다. 지난 주까지 5위 싸움을 힘겹게 해온 상황에서 집중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

큰 경기일수록 선발 투수의 비중은 높다. 종목 특성상 야구는 마운드에 선 투수가 순번을 정해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들을 차례로 상대한다. 투수 한 명이 경기를 끝내버릴 수도 있는 구조다.

특히 넥센 선발 브리검이나 KIA 선발 양현종은 팀의 에이스다. 2차전 선발로 해커와 헥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나머지 투수들은 전원 대기하겠지만 문제는 선발 투수가 언제까지 버텨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선발 두 선수 모두 호투한다면 불펜과 수비, 그리고 벤치 싸움으로 경기가 흘러가지만 선발의 구위에서 차이가 나는 양상이라면 승패는 그대로 결정된다. 더 이상 선발 투수의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넥센 선발 브리검은 올 시즌 31경기에 등판해 11승 7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다. 최근 등판에서도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였다. 9월 5일 SK전에서 7이닝 4실점으로 호투했고, 이후 11일 LG전(6이닝 1실점), 16일 롯데전(완봉), 22일 SK전(8이닝 2실점), 28일 롯데전(6⅔이닝 4실점)까지 4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됐다.

10월 6일 NC전도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였다. 가장 최근인 12일 KT전에선 2⅓이닝 무실점으로 페이스를 점검했다.

다만 브리검은 올 시즌 KIA를 상대로는 세 차례 등판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1패와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하고 있다. 분석과 분석의 충돌인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브리검이  KIA 타선을 상대로 시즌 첫 승리를 기록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이에 맞서는 KIA는 양현종을 예고했다. 2017년을 최고의 해로 만들었던 양현종은 올 시즌도 화려했다. 29경기에서 13승 11패 평균자책점 4.15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며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일등공신이 됐다.

양현종은 올 시즌 넥센을 상대로도 잘 던졌다. 두 차례 등판해 2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했다. 특히 박병호와의 대결에서도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은 눈여겨볼만 하다.

다만 양현종은 몸 상태가 완전치 않다. 이 부분이 변수다. 양현종은 지난 3일 삼성전에서 옆구리 통증을 호소한 뒤, 이튿날 엔트리에서 제외된 바 있다. 불펜피칭과 더불어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등판이 가능하다는 사인을 보냈기에 선발로 내정됐다지만 부상 여파가 경기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

투수는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뿌린다. 몸이 성해도 당일 컨디션에 크게 좌우되는 예민한 포지션이다. 헌데 옆구리 통증으로 전력을 잠시 이탈했다 돌아온 양현종이기에 경기 초반이 매우 중요할 듯 싶다.

양현종은 9월 8일 삼성전과 15일 SK전은 퀄리티스타트와 동시에 승리투수가 됐지만 이후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다. 21일 NC전에서 6⅓이닝 4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고, 27일 LG전은 4이닝 7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리고 10월 3일 삼성전에서 3이닝 5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통증을 호소한 바로 그 날이다.

시간은 그로부터 정확히 13일이 지났다. 회복할 시간은 분명 주어졌다. 다만 양현종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설지, 아니면 의지와 관록으로 타선을 요리할지는 경기를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리그가 중단된 여파로 뒤늦게 시작하는 포스트시즌 첫 경기는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된다. 날씨가 쌀쌀해졌다지만 돔구장이라는 상황 또한 투수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공을 뿌릴 수 있는 조건이기에 더더욱 투수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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