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단독코너 ST피플
[ST피플] 에이스 이경수, 아쉬움 딛고 써내려갈 ‘배구인생 2막’
김가을 기자 | 2016.02.26 13:33
LIG손해보험 시절의 이경수. (C) KB손해보험

[스포츠타임스=김가을 기자] “더 잘 할 수 있었을텐데...”

은퇴식을 앞둔 이경수(전 KB손해보험)의 목소리에는 씁쓸함이 가득했다.

지난해 10월 깜짝 은퇴를 선언한 이경수는 오는 27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리는 은퇴식을 마지막으로 14년간 정들었던 코트와 이별한다.

이경수는 한양대 재학 시절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레프트 공격수로 평가됐다. 2000년 대학생 신분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고, 2002년과 2006년 아시안게임에서 2연속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도 누렸다.

은사인 신영철 현 한국전력 감독은 “신체 조건도 좋고 공격과 서브, 서브리시브 등 레프트 자원으로 매우 훌륭한 선수다. 배구를 알고 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이경수 정도의 실력을 가진 선수가 나오기 쉽지 않다”고 칭찬했다.

슈퍼 루키였던 이경수는 입단 당시 드래프트를 거부하고 LG화재와 계약을 맺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2002년 LG화재(현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은 이경수는 실업과 프로 리그를 거쳐 14년 동안 에이스로 활약하며 각종 기록을 써 내려갔다.

이경수는 프로배구 통산 득점(3,841점)과 공격 득점(3,250점), 서브 득점(195점) 등에서 모두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005년 12월 3일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V리그 1호’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그러나 화려한 개인 성적과 달리 팀은 하위권을 맴돌았다. 이경수는 유독 정규리그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KOVO컵에서 한 차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게 전부다.

이경수는 “개인 기록에 대해서는 담담하다. 다만 우승하지 못하고 떠나서 아쉽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성적 부진은 에이스의 책임감으로 이어졌다. 이경수는 에이스 책임감에 부상을 안고도 경기에 나섰다. 실제로 2009-2010시즌 중반 무릎을 다쳤지만, 참고 경기에 나섰다. 결국 큰 수술을 받아 한동안 재활에 몰두해야 했다.

이경수는 “사실 어렸을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 중학교 때는 빈혈이 심해서 운동장 2바퀴만 뛰어도 ‘픽’하고 쓰러질 정도였다. 2009년에 무릎을 다쳤을 때도 통증은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심각할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어 “몸은 힘들었지만 1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내가 공을 때리는 게 마음이 편했다. 에이스라는 책임감과 부담감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이경수는 선수 시절의 아픔과 아쉬움, 후회를 뒤로하고 정든 코트를 떠난다. 그렇다고 배구공까지 놓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트레이닝 코치로 대표팀에 합류한 이경수는 지도자의 길을 걷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그는 “대표팀에 가 보니 어린 선수들이 많다. 솔직히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눈높이를 맞추는 게 쉽지 않다. 그러나 내가 경험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진심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배구 선수가 아닌 배구인(人)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이경수는 오는 27일 홈구장이던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다. 구단은 레전드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은퇴식은 생방송으로 중계될 예정이다.

이경수는 “코트를 떠나는 마음은 시원섭섭하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아서 미안할 따름이다. 갑자기 인생의 전환기가 온 것 같다.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는 더 많이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새날에 대한 희망찬 각오를 다졌다.

LG화재 시절의 이경수. (C) KB손해보험

김가을 기자  spec2@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가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존
PREV NEXT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