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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차인터뷰] ‘이탈리아 관계자들이 단박에 알아차린 재목’ 손서연 “기술적인 배구를 습득하고 싶어요”
홍성욱 기자 | 2025.12.20 14:58
손서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몬차(이탈리아), 홍성욱 기자]

[스포츠타임스=몬차(이탈리아), 홍성욱 기자] 손서연(경해여중3)은 한국 여자배구의 차세대를 책임질 재목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 11월 요르단 암만에서 펼쳐진 아시아 여자 U-16 선수권대회에서 팀의 우승을 이끌며 대회 MVP까지 거머쥐었다.

손서연의 기량은 이탈리아 관계자도 단박에 알아차렸다. 

한국과 이탈리아 U-16 선수들 합동훈련에서 발렌티나 베로 발리 밀라노 스포츠 디렉터는 “우리는 수많은 유스 팀을 보유하고 있다. 베로발리 산하에만 50개 팀이 있다. 이탈리아 전체로 보면 4천개가 넘은 유스 클럽이 있다. 밀라노와 몬차에만 유스 선수 1,400명이 등록된 상태다. 그러다보니 우리 기준에 따라 선수들을 구분하며 관리한다. 한국 선수들을 지켜보면서 단박에 눈에 들어온 탐나는 선수가 있었다. 9번 선수였다. 공격력과 리시브, 그리고 수비능력도 보유했다. 키도 큰 편이었다”라고 말했다.

9번은 손서연이었다. 그는 지금 이탈리아 몬차와 밀라노를 오가며 대한배구협회가 기획하고 추진한 '2025년 배구 유소년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U-16 선수들과의 합동훈련과 경기는 손서연에게 매우 소중한 자양분이다.

손서연은 “한국에서만 배구를 했고, 아시아권 선수들만 상대했어요. 이번에 이탈리아에서 와서 유럽 선수를 처음 상대하면서 우리와 다른 배구 방식을 접할 수 있게 된 점은 무척이나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키가 큰 선수가 정말 많았고요. 내년 새계대회에서 이탈리아와 만나게 된다면 특히 더 준비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손서연을 적극 활용해 1세트를 따내고, 2세트 중반까지 큰 점수 차로 앞섰지만 이후 상대 블로킹 벽을 뚫어내지 못하며 2세트와 3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손서연은 “상대가 한국 배구 스타일을 잘 모르다보니 우리만의 플레이 스타일이 1세트에는 먹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2세트와 3세트로 접어들면서 공격이 막히기 시작했어요. 또한 저에게 공이 많이 온다는 걸 알고 투 블로킹이 오니 저도 멘붕이 온 것 같습니다”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높은 블로킹 2명이 오는 상황에서 뚫어내는 여러 방법에 대해 밤에 자리에 누워서도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박미희 감독님께서 손목을 사용해 터치 아웃을 하는 기술에 대한 팁을 주시면서 더 연구하라고 숙제도 내주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손서연에게 이번 연수는 소중했다. 높은 블로킹을 접하며 다양한 공격 방식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 그는 "타점만으로는 이길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동안은 힘으로만 했는데 앞으로는 기술적인 배구를 배우고 싶어요. 그러면서 공을 컨트롤하는 능력도 키우고 싶습니다. 머리를 써 블로킹을 활용하는 공격도 많이 하고 상대편 코트를 읽고 플레이를 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장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힘들 법도 하지만 불만은 없다. 손서연은 "주장은 친구들도 챙겨야 하고, 저 또한 챙겨야 합니다. 가끔은 저에게 집중하지 못할 때가 있어요. 한국에서도 그랬고, 여기서도 그럴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하다보면 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좀더 부지런하면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수 과정에서 손서연에게 가장 놀라웠던 시간은 베로발리 밀라노의 훈련 참관이었다. 세계 최고 공격수 에고누의 파워넘치는 퍼포먼스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손서연은 "엄청 강한 공격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파워가 국내에서 본 선수들과는 너무 달랐습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저도 해외무대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와서 조금 꿈이 커진 것 같아요. 스파게티도 맛있었어요. 그런데 매일 먹으니까 조금..."이라 말하며 미소를 보였다. 

이어 "한국에 가면 해외리그 영상을 많이 챙겨보고 영어공부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경기 때 주심이 불러서 가니 영어로 말했습니다. 내년 세계대회에서는 더 잘 알아들을 수 있게 준비해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언론에선 무럭무럭 자라는 새싹 손서연에게 '제2의 김연경'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손서연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선수 본인도 압박감을 느낀다. 

손서연은 "그렇게 쓴 기사가 많이 나니 주변에서 꺼려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도 부담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선수들이 '제2의 김연경'이라는 수식을 받았지만 그렇게까지 된 분들이 없다보니 더 그렇습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손서연은 '제2의 김연경'이 아닌 한 뼘씩 자라 더 성장하는 미래를 꿈꾼다. 그는 "키도 실력도 더 자라고 싶어요. 지금 183cm인데 185cm 이상으로 크고 싶어요. 수비와 공격력 그리고 블로킹까지 여러 면에서 더 성장하고 싶습니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내년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지금부터 차근차근 잘 준비하겠습니다. 더 힘을 내겠습니다"라며 특유의 미소를 보였다. 

한국 여자 U-16 대표팀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환호하고 있다. 주장 손서연은 우승컵을 높이 들고 있다. (C)AVC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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