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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 유니폼을 입은 김재환. [SSG 랜더스 제공] |
SSG 랜더스의 최근 선수단 운영 기조는 '육성'이다.
지난 9월 3일 이숭용 감독과 재계약을 발표하면서도 SSG는 이 감독이 퓨처스 유망주를 과감히 발굴하고 기용함에 따라 1군 뎁스가 강화됐고, 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켰다고 언급했다.
사실이었다. 투수진에서는 마무리 조병현에 이어 이로운·김민 등은 필승조로 안착했다. 박시후·전영준·김건우·한두솔 등 젊은 투수들도 성장했다. 야수진에서도 조형우, 고명준, 안상현 등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SSG는 2026시즌 코칭스태프를 확정하면서도 선수단을 1군-2군-육성군 체제를 만들며 육성에 방점을 찍었다.
그럼에도 SSG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지난 5일 김재환을 영입했다. 영입 조건은 2년 총액 22억 원(계약금 6억 원, 연봉 10억 원, 옵션 6억 원)이다.
2008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김재환은 오랜 무명 시간을 견디고 2016년 팀의 핵심 타자로 부상했다. 2018년에는 44홈런을 치며 1998년 타이론 우즈 이후 20년 만에 탄생한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쓴 홈런왕'이 됐다.
하지만 이후 김재환은 우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4년에는 136경기, 타율 0.283, 29홈런, 9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3으로 괜찮은 성적이었지만, 올해에는 103경기, 타율 0.241, 13홈런, 50타점, OPS 0.758로 고전했다.
김재환이 두산과 4년 전 맺은 계약 또한 논란이었다. 2021년 12월, 두산은 김재환과 4년 최대 115억 원(계약금 55억 원·연봉 합계 55억 원·인센티브 합계 5억 원)에 FA 잔류 계약을 했다.
당시에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두산과 김재환은 '4년 계약 기간이 끝나면, 두산과 먼저 재계약 협상을 하고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조건 없이 방출한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넣었다. 이는 선수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이 조항을 넣어 계약했던 김재환은 보상 선수와 보상금에 얽매이지 않고, 타 구단 이적 추진 권리를 얻었다.
4년 전 계약에 따라 김재환은 FA 승인 신청을 하지 않고 두산과 재계약 협상을 했다. 11월 25일까지 협상이 이어졌지만, 계약까지 이뤄지진 못했고, 결국 두산과 김재환의 동행은 마무리 됐다.
올해 부진하긴 했지만 김재환은 여전히 매력 있는 왼손 거포다. 이 부분을 파고든 건 SSG였다. 올해 아쉬운 가을야구를 마무리했던 SSG는 아킬레스건인 왼손 거포 부재를 김재환 영입으로 해결하려 했다. 여론 따위는 크게 의식하지 않는 눈치다. 이는 육성에 한계를 느낀 부분이기도 하다.
SSG는 김재환을 영입하면서 “팀 OPS 보강과 장타력 강화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진행됐다. 리모델링을 위한 경쟁 기반의 팀 컬러를 유지하면서도, 베테랑의 경험이 젊은 선수들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수 또한 새로운 환경에서의 도전 의지가 강해 구단은 가능성을 봤다”고 전했다.
김재환이 최근 3년간 OPS 0.783(출루율 0.356, 장타율 0.427), 52홈런을 기록하며 여전히 리그 상위권 파워를 보유한 타자임을 부각시켰다. 특히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같은 기간 OPS 0.802를 찍어, 홈구장의 이점을 활용할 경우 지금보다 반등 가능성이 기대된다는 생각이다.
김재환은 SSG와 계약을 마친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최근 제 선택을 두고 많은 비판과 실망의 목소리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 절대로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며 "11월 내내 하루도 편히 잠들지 못할 만큼 고민했고, 내가 힘들 때조차 믿고 응원해주신 팬들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새로운 환경과 시작에 대한 두려움도 크지만,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분명 김재환 입장에선 부담이 큰 이적이다. SSG 또한 부담이 큰 영입이다. 김재환 카드로 OPS 강화와 성적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했을 때 여론을 이겨낼 카드는 책임자 경질 말고는 특별한 게 없다.
그래서 이번 영입은 결과가 궁금해진다. SSG가 논란의 30대 후반 타자를 영입한 이후 어떤 방향성을 가져갈까. 대박이 아니면 본전이고, 쪽박이라면 큰 아픔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모험을 감행한 건 분명 이유가 있을 터.
김재환 개인이나 SSG 일부 관계자에게 김재환의 다음 시즌 활약은 매우 중요해졌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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