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두산 팬들 앞에 첫 선을 보인 날 박찬호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박찬호(두산 베어스)는 KIA 타이거즈에서 12년을 지낸 이후 FA(프리에이전트)로 이적을 선택했다.
그는 두산과 4년 최대 80억 원(계약금 50억 원·연봉 총 28억 원·인센티브 2억 원)에 계약했다.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곰들의 모임'에 참석한 박찬호는 "20대의 전부를 KIA에서 보냈다. KIA에서 정말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KIA의 홈 광주에서 가정도 꾸렸다"며 "아직도 KIA를 떠올리면 눈물이 나온다. 내가 아직 KIA를 향한 감정이 남아 있는 걸 두산 팬들이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대신 그라운드에서는 두산을 위해 내 몸을 아끼지 않고,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아직 박찬호는 KIA와 이별 중이다. 시간이 조금은 필요한 상황이다. 12년 인연을 한 순간에 끊어낼 수는 없는 일이다.
두산은 치열한 영입전 끝에 대형 유격수 박찬호를 품었다.
2014년 2차 5라운드 50순위로 KIA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찬호는 2019년부터 주전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박찬호의 타격 성적은 1군 통산 1천88경기 타율 0.266, 23홈런, 35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60이다. 올해에는 134경기 타율 0.287, 5홈런, 42타점을 올렸다.
박찬호는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구단이 두산이었다"며 "대구가 고향이어서 '삼린이'(삼성 라이온즈 어린이팬)였는데, 서울에서 야구하고 이종욱·고영민·민병헌 등 '발야구하는 두산 선배들'을 보며 두산 팬이 됐다. 두산에서 뛰고 싶은 로망이 있었는데, 이렇게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고 계약에 이르게 된 시간을 떠올리기도 했다.
두산과 협상하는 중에도 박찬호는 KIA 동료와 구단, 팬을 떠올리며 힘들어했다.
두산과 계약을 마친 18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KIA 팬들을 향한 장문의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박찬호는 "18일에 두산과 계약했지만, 그 전에 교감이 있었다. KIA를 떠나는 게 확실해진 순간부터 팬들께 전할 글을 생각했다"며 "사흘 동안 글을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너무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제는 '전 동료'가 된 KIA 선수들의 인사에도 울컥했다. 박찬호는 양현종이 보낸 글을 다시 읽으며 "정말 마음이 흔들렸다. '양현종 선배와 첫 대결을 할 때, 내가 눈물을 참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며 "김도영이 '강한 타구'를 예고했는데, 나는 도영이의 빠른 발이 더 겁난다. KIA 선수들과 다른 팀에서 경기해야 한다는 게, 아직은 실감 나지 않는다"라고 털어놨다.
양현종은 "빼빼 마른 선수가, 의욕만 넘쳤다"고 박찬호와의 첫 만남을 묘사했다.
KIA에서 박찬호는 근육을 키우고, 실력은 더 키웠다. 박찬호는 "KIA에서 인생 역전을 이루고, 환골탈태했다"며 "감사하다는 인사는 수백 번을 해도 부족하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동시에 박찬호는 두산에서의 새 출발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박찬호는 "지금 두산의 젊은 내야수들은 뛰어난 재능을 갖췄다. 예전의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며 "학생 시절에 손시헌 코치님의 송구 동작을 보고 따라 했다. 나도 두산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올해 두산이 9위에 머물렀지만, 후반기에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당장 내년에도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나는 두산에서 매년 130경기 이상 뛰면서, 팀 우승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찬호는 두산에서 등번호 7을 달고 뛴다. 올해 KIA에서 1번을 단 박찬호는 2026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두산 투수 박치국이 1번을 계속 달게 하고, 7번을 달고 뛴 투수 이교훈에게 등번호를 양보 받았다.
박찬호는 "이교훈에게 가방을 선물하기로 했다"며 "한도는 있다. 300만 원 초반대까지 쓸 수 있다"고 웃었다.
새로운 팀 두산에 적응하는 박찬호. 그는 온 몸을 다해 투혼을 불사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현규 기자 sports@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