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커뉴스 icon
PREV NEXT
HOME 배구 V리그
[현장인터뷰] ‘곳간 열쇠 손에 쥔 부담감’ 문정원 “리베로 변신은 새로운 도전입니다”
홍성욱 기자 | 2025.09.05 07:58
리베로 문정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스포츠타임스=하마마츠(일본), 홍성욱 기자] 한국도로공사는 정확한 리시브와 안정된 수비 라인을 바탕으로 반격을 전개해 득점하는 유형의 팀이다. 끈질긴 승부욕과 체력으로 상대를 서서히 무너뜨리는 팀 컬러를 지녔다.

이런 특성에 큰 지분이 있었던 문정원은 아포짓스파이커로의 시대를 마감하고, 올 시즌부터 팀의 주전 리베로로 새 시즌을 준비한다. 모험이 깃든 도전이다.

그의 포지션 변경은 팀의 주전 리베로 임명옥이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하는 동시에 이뤄졌다. 최고 리베로가 팀을 떠났지만 문정원이 자리를 대신하며 바통을 이어받는 모양새다.

이미 국가대표팀에 리베로로 뽑혀 맛을 봤던 문정원은 본격적으로 리베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3일과 4일 일본전지훈련에서 한국도로공사는 V리그 소속 브레츠 하마마츠와 두 차례 경기를 펼쳤다. 문정원에게는 더 없는 기회이자, 과제를 부여받는 순간이기도 했다.

경기 후 만난 문정원의 표정에서 여러 생각이 교차하고 있음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는 상황을 복귀하는 중이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주전 리베로를 해보니 어떤 느낌인지 첫 질문을 던졌다. 문정원은 “어려워요”라며 슬쩍 웃음을 지었다. 이어 “정말 어려워요”라고 반복했다.

무엇이 그리 어렵던지 궁금했다. 문정원은 2017-2018시즌과 대비해 답했다. 그 시즌에 문정원은 수비 전문 라이트로 나서며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했다. 2인 리시브는 인상적이었다.

문정원은 “도전을 한다는 건 그 때와 비슷한 면이 있어요. 조금 다른 부분도 있죠”라며 “그 때는 정신없이 했어요. 지금은 정신이 없다기보다는 해줘야 할 부분들을 좀더 알고 있다보니 힘들게 느껴집니다”라고 덧붙였다.

‘알고 있다는 사실’은 문정원을 압박한다. 더구나 그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문정원은 “‘내 손에서 실수가 나오면 안되는데’에서 고민이 시작되는 것 같아요. 실수를 담아두면 더 흔들릴 수도 있지만 성격상 그게 잘 안되네요”라고 말했다.

물 흐르듯 지난 상황을 잊고 새로운 공을 맞이한다면 편하겠지만 잔상들의 꿈틀거림은 문정원에게 약인 동시에 독이기도 했다.

흔히 말하는 ‘게임 체력’에 대한 어려움도 있었다. 이는 집중력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문정원은 “지난 시즌 출전이 많지 않았습니다. 몸의 회복은 있었지만 코트 안에서 필요한 체력은 조금 더 필요합니다. 오늘 경기를 통해 이런 부분 또한 느끼고 있어요. 끝까지 집중력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리베로는 크게 두 가지 파트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우선 리시브 라인에 서는 것이 첫 번째고, 이어 수비 라인의 중심을 잡는다.

리시브에선 큰 어려움이 없다. 문정원은 “맞추던 선수들과 함께 하기에 큰 어려움은 없어요. 다만 수비에선 순간적인 판단을 계속 해야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적응이 좀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문정원은 오른쪽에서 리시브를 하던 이전과 달리 왼쪽에서 수비 라인을 끌고 당기는 역할을 하면서 본인이 움직여서 받는 부분에 조금씩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빠른 일본 선수들의 공격은 대비가 쉽지 않지만 문정원에게는 성장의 자양분이다.

문정원은 “리베로는 정확하고, 예리하고, 섬세해야 합니다. 터치하는 볼이 세터 다음으로 많죠. 또한 수비에서 건져내야 합니다. 계속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문정원이 느끼는 막중한 책임감 속에는 팀 컬러에서 오는 부분 또한 크게 작용했다. 마치 곳간 열쇠를 손에 쥐고 있는 것처럼 팀의 득점을 위한 출발점이 본인이라는 생각을 하며 큰 부담을 안고 있는 것.

또한 팀 구성원 상 대체할 선수가 없다는 점도 작용했다. 현재 도로공사에는 리베로 김미진이 있지만 아직 경험이 많지 않고 아웃사이드히터에서 전향한 케이스라 성장과 훈련이 필요하다. 아웃사이드히터 김세인이 수비 쪽에선 일정부분을 대신할 수 있지만 문정원이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문정원은 “아직은 제가 레베로라는 인식이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새 시즌이 끝날 때는 ‘문정원이 리베로구나’라는 걸 확실하게 인식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노력하겠습니다”라며 의지를 보였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문정원. 첫 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겠지만 그는 지금 시행착오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동료들과 다른 색 유니폼을 입고 몸을 던지는 그의 모습은 코보컵부터 확인할 수 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성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개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