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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란 데자뷰’ 드림투어 출전 취소한 고지원, 탄탄대로 초입 진입
홍성욱 기자 | 2025.08.11 08:10
고지원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LPGA 박준석]

"드림투어 대회 출전은 취소했어요."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머쥔 고지원은 앞으로 정규투어에 전념한다. 이번 우승으로 고지원은 2027년까지 정규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당장 11일부터 인천 석모도에서 열리는 드림투어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고지원은 계획을 바꿔 KLPGA 투어 대회 출전을 준비한다.

고지원은 드림투어 대회 취소 사실을 알리면서 "와~"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본인이 생각해도 기쁘고 놀라운 일이었기에 탄성이 절로나왔다. 

고지원은 지난해 시드전에서 42위를 기록하며 올 시즌 드림투어와 KLPGA 투어를 병행했다. 목표 또한 시드전 없이 내년 정규투어에서 활약하는 것이었다. 

이번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우승으로 고지원은 근심을 한 번에 싹 날렸다. 걱정을 털어낸 만큼 앞으로의 성적이 더 기대된다. 

고지원의 행보를 보면 6년 전인 2019년 유해란이 떠오른다. 유해란은 당시 드림투어 우승을 이어오다 초청선수 자격으로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했다. 

당시 3R 54홀 대회였던 삼다수 마스터스는 1라운드와 2라운드를 마친 상황에서 최종 3라운드가 강한 바람과 폭우로 인해 취소되면서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유해란이 최종 우승자로 결정됐다. 

유해란은 정규투어 시드를 확보하며 드림투어와 작별했다. 유해란 또한 우승의 기쁨과 시드 확보의 기쁨을 함께 누렸던 것. 당장 대회 직후 드림투어 출전을 예정했던 유해란 또한 이를 취소했다.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이후 유해란은 부드러운 스윙에서 나오는 정확한 샷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었다. 이듬해 열린 대회에선 타이틀 방어까지 성공하며 행운의 우승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유해란은 현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지난 5월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 초대 챔피언에 오르는 등 투어 3승째를 올리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2019년 유해란과 2025년 고지원은 빼닮은 구석이 있다. 특히 드림투어와 작별한 부분이 눈에 쏙 들어온다. 

6년 전 유해란의 우승, 그리고 그 이후 행보는 고지원에게 앞으로의 길을 제시한다. 고지원 또한 유해란이 걸어가는 길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고지원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비거리를 늘렸다. 하지만 성적 향상의 원인은 퍼트였다. 고지원은 "비거리 증가는 내 경기력 향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밖에 되지 않는다. 가장 큰 몫은 마음가짐과 퍼팅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까지는 쫓기듯 나 자신을 혹사했다. 부모님과 후원사에 뭔가 보여주고 싶어서 조급했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그래도 안 되니까 절망도 했다"라며 과거를 돌아보기도 했다.

이어 고지원은 "이번 우승으로 그동안 내가 했던 게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주니어 때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 국가대표와 상비군도 못 해봤다. 아이언을 잘 친다고 자부하지만, 부족한 퍼팅을 향상하려 퍼팅 연습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준우승한 오로라 월드 챔피언십 때 버디를 많이 잡았지만 보기도 많았다. 노보기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번 대회에서 보기를 하지 않는 데 집중했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하반기 대회에서 우승을 보탠다면 좋겠지만 욕심내지는 않겠다. 내가 만족하는 경기를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고지원의 남은 시즌이 유해란의 고공행진처럼 기대되는 이유다. 지금 고지원은 탄탄대로 초입에 서 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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