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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 김강민, SSG 중견수로 그라운드와 작별...SK와 SSG에서 다섯 차례 우승
홍성욱 기자 | 2025.06.29 02:34
SSG 선수들이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김강민 은퇴식에서, 김강민을 헹가래 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김강민이 중견수 자리에서 1루 더그아웃으로 달려오는 동안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는 '김강민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팬들은 '김강민'을 연호했고, '김강민'과 '0'이 적힌 특별 유니폼을 입은 SSG 선수단이 1루 더그아웃 앞에 도열해 김강민을 맞이했다. 김강민과 팬, 선수단, 구단이 함께한 특별한 작별의식이었다.

김강민은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그라운드와 공식 작별 인사를 했다.

이날 이숭용 SSG 감독은 선발 라인업 카드 가장 윗칸에 '1번 타자 중견수 김강민'을 적었다. 그에 앞서서 SSG는 '김강민 은퇴식'을 위해 주인공을 특별 엔트리로 등록했다.

김강민은 딸 3명(김나결, 민결, 리안)의 시구 행사를 홈 플레이트 앞에서 지켜보다가, 중견수 자리로 뛰어나갔다. 모자를 벗어 팬들에게 인사한 그는 잔디를 살짝 매만지는 자신만의 의식도 치렀다. 마지막 의식이었다. 

경기 시작 직후에 '김강민의 후계자' 최지훈이 중견수 자리로 뛰어갔다. 최지훈은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했고, 김강민은 진한 포옹으로 후배를 격려했다. 김강민은 상기된 표정으로 1루 더그아웃을 향해 달렸다. '짐승' 김강민의 마지막 질주였다.

김강민은 2024년 한화에서 현역 마지막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김강민은 '23년 동안 뛴' SSG(SK 와이번스 시절 포함)에서 은퇴식을 했다.

또한 특별 엔트리를 통해 김강민의 공식 기록에도 '마지막 소속'이 SSG로 남는다.

KBO는 2021년 은퇴 선수의 은퇴식을 위해 엔트리 등록이 필요할 경우 정원을 초과해 엔트리에 등록하는 걸 허용하기로 한 바 있다. 특별 엔트리로 등록돼 '출전 명단'에 들어가면, 선수의 출전 기록이 추가된다.

김강민은 'KBO리그 은퇴식을 위한 특별 엔트리'에 등록된 역대 8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특별 엔트리로 경기를 치르는 건 7번째 사례다.

2021년 5월 29일 대전 SSG전에서 김태균(한화) KBSN스포츠 해설위원이 KBO리그 처음으로 특별 엔트리에 등록돼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2020시즌이 끝나고 은퇴한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2022년 7월 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 위원과 박 위원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교체됐다.

2022년 10월 7일 광주에서 나지완(당시 KIA 타이거즈), 10월 8일 잠실에서 오재원(당시 두산 베어스)도 은퇴식을 위한 특별 엔트리에 등록됐고, 당일 대타로 출전했다.

투수 더스틴 니퍼트는 2024년 9월 14일에 두산의 특별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등판은 하지 못했다. 니퍼트는 은퇴식에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그의 마지막 경기 출전은 'kt wiz 소속'으로 남았다.

정우람 한화 코치는 지난해 9월 2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특별 엔트리에 포함돼 선발 등판해 한 타자만 상대하고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박경수 kt 코치는 올해 6월 1일 수원 KIA전에서 하루짜리 선수 등록을 하고서, 9회초에 2루수로 교체 출전했다.

2001년 SK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강민은 2021년에 SSG가 SK 구단을 인수한 뒤에도 2023년까지 뛰었다. 하지만 그는 2023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선택을 받아 이적했다. 이 이적으로 인해 인천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2024년에 한화에서 김강민은 41경기만 뛰었고, 정규시즌 말미에 한화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했다.

24년 동안 한국프로야구 무대를 누빈 김강민의 통산 1군 타자 성적은 1천960경기 타율 0.273, 1천487안타, 139홈런, 681타점, 810득점, 209도루다. 투수로도 1경기 등판했다.

예정대로 은퇴 경기가 열리면서 김강민의 1군 타자 출전 경기 수는 1천961경기로 늘어났다.

김강민의 마지막 경기 출전도 'SSG 소속'으로 표기됐다.

경기가 마무리된 뒤 본격적인 김강민 은퇴 행사가 열렸다. 어둠 속에서 타자 김강민이 등장해 시원한 스윙을 했다.

2022년 한국시리즈 5차전, 김강민의 끝내기 홈런을 재연한 퍼포먼스였다. 김강민은 상기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돌았고, SSG 후배들이 더그아웃 앞으로 나와 김강민을 헹가래 쳤다.

김강민과 SSG 후배들의 진한 세리머니를 지켜보던 추신수 보좌역은 곧 김강민에게 다가가 포옹했다.

선물 증정도 이어졌다. 장동철 선수협 사무총장이 순금 명함, 김재섭 SSG 랜더스 대표이사가 기념 트로피, 김재현 단장이 동판 액자, 이숭용 감독이 유니폼 액자, 주장 김광현이 기념 앨범을 전달했다.

이어 김강민의 딸 3명이 달려와 아버지의 품에 안겼다.

눈물을 꾹 누르고 마이크를 잡은 김강민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화에서도 많은 사랑 주셔서 감사하다. 은퇴식을 기다려 준 SSG 팬들께도 다시 한번 감사 인사 올린다"고 고개 숙였다.

김강민은 선수 시절 뛰어난 외야 수비로 '짐승'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는 "영원히 SSG의 짐승으로 기억되고 싶다. 슬럼프도 있었지만, 믿고 기다려준 팬들의 응원과 사랑 덕분에 오늘 은퇴식을 치르며 그라운드와 작별하는 꿈을 이뤘다"며 "인천에서 사랑하는 팬, 존경하는 동료 선수들과 함께해 행복했다"고 인사했다.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다섯 번 우승했다는 건, 내 삶의 자부심이다. 같은 곳을 바라보고 마음을 모았던 모든 사람과의 추억은 내 가슴 속에 있다. 함께 했던 모두에게 인사하고 싶다"며 "인천 야구팬들의 가슴 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게, 짐승처럼 치열하게 살아가는 김강민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김강민과 'SK 왕조', '랜더스의 첫 우승'을 함께한 전 동료들은 영상 편지로 마음을 전했다.

이승호·조동화 SSG 코치, 박정권 SSG 퓨처스팀 감독, 채병용 청운대 코치, 박재상 한화 코치는 입을 모아 "야구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들었다. 제2의 인생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김강민과 함께 왕조를 꾸리고, 여전히 SSG 투타의 핵으로 활약하는 김광현과 최정도 따듯한 메시지로 선배와 작별 인사를 했다.

최정은 "형과 함께 뛰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다섯 번의 우승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함께 했던 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현은 "이번 은퇴식이 마음속에 많이 와닿을 것 같다. 내가 그동안 도움을 많이 받아서,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한다"며 "언젠가는 그라운드에서 다시 감독과 선수, 코치와 선수, 코치 대 코치로 만날 날이 오길 바란다"고 새로운 인연을 꿈꿨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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