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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바레인의 준결승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날 빼곡히 들어선 관중석은 공습경보 이후 관중이 줄어들기도 했다. (C)AVC |
[스포츠타임스=마나마(바레인), 홍성욱 기자] 2025 AVC(아시아배구연맹) 네이션스컵을 최종 4위로 마친 한국 남자 대표팀은 25일 오전 3시 10분(한국시간 오전 9시 10분) 바레인국제공항을 출발하는 에티하드항공 EY648편에 무사히 탑승했다. 선수단은 경유지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를 거쳐 이날 오후 10시 5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귀국길은 일상적인 평온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발생된 국지전 여파로 중동 지역에는 긴장감이 감돌았고 상황은 시시각각 변했다. 대표팀은 지난 14일 바레인에 입국해 17일부터 조별리그에 나섰다.
이후 상황은 급박하게 흘렀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으로 중동 국가로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정보들이 빠르게 돌았다. 특히 미군부대가 있는 카타르, 쿠웨이트에 이어 바레인이 대상으로 지목됐다. 바레인에는 미군 5함대가 주둔하고 있다.
바레인내 각급 학교들은 발빠르게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고, 많은 회사들 또한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시내는 한적했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너온 쇼핑객들 또한 평소보다 현저하게 줄었다. 미군들이 막사를 나와 시내 호텔에 투숙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23일 오후 7시(한국시간 24일 오전 1시)에 열린 한국과 바레인의 준결승 경기 도중에는 체육관에 공습경보까지 울리며 상황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란이 카타르로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였다.
카타르는 바레인의 인접 국가다. 이후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체육관에서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는데도 이를 감지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현장에는 홈코트의 바레인 응원단이 쉴 새 없이 두드리는 북소리와 함께 확성기로 퍼트린 육성응원까지 뒤섞이며 바로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말도 듣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기자가 차고 있는 스마트워치는 소음 90데시벨, 95데시벨을 연신 알렸다.
이런 상황에서 체육관 안에 공습경보가 울렸지만 아무도 이에 반응하지 않았다. 따로 마이크를 통한 육성 안내도 없었다.
하지만 이후 스마트폰을 본 사람들이 하나둘 체육관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본부석에 앉은 바레인 왕족들 또한 황급히 자리를 떠났고, 관중들 또한 체육관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한국 교민들도 술렁였고, 일부는 체육관을 떠나 집으로 향했다. 관중 3분의 1일이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북소리와 확성기를 통해 들리는 응원 소음만이 여전했다.
이후 바레인 공항이 오후 8시를 지나면서 폐쇄됐다는 소식이 비상연락망을 통해 전해졌다. 항공기 이착륙 또한 금지됐고, 영공도 봉쇄됐다. 이는 경기 후 선수단 식사가 이뤄진 시간까지 계속됐다.
대한배구협회는 현지에서 선수단을 격려한 오한남 회장, 조선웅 부회장, 조용구 처장을 중심으로 함용현 한인회장, 오재우 한인회부회장 등과 대책회의를 통해 선수단 귀국일정이 바뀔 상황에 대비하기도 했다. 주바레인한국대사관과도 긴급 연락체계를 이어가는 등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이후 자정 직전 바레인 공항 폐쇄가 풀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긴장감 또한 서서히 수그러들었다.
하루가 지나면서 비행기 결항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순차적으로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에 둘입한다는 뉴스가 보도되면서 선수단과 관계자들은 안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완전 종료된 것은 아니었다. 언제 공항이 다시 폐쇄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선수단이 3-4위전을 마친 직후 호텔로 이동해 짐을 싸 공항에 도착한 이후에도 이란과 이스라엘이 다시 미사일 공방에 나설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불안한 중동 정세 속에 어렵사리 비행기에 오른 선수단은 안도감 속에 졸였던 마음을 겨우 내려놓을 수 있었다. 험난한 일정이었고, 긴장감도 감돌았지만 새로운 과제를 그득 안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대표팀이었다.
마나마(이스탄불)=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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