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커뉴스 icon
PREV NEXT
HOME 배구 V리그
[챔프5] ‘흥국생명 vs 정관장’ 마지막 승부의 키포인트
홍성욱 기자 | 2025.04.08 06:53
흥국생명 김연경(왼쪽)과 정관장 메가. (C)KOVO

흥국생명과 정관장이 챔피언트로피를 앞에 두고 마지막 승부에 나선다.

두 팀은 8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이번 시즌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배구 경기다.

지금까지 펼쳐진 챔피언결정전 4경기를 살펴보면 3월 31일 인천 1차전은 흥국생명의 3-0 완승이었다.

4월 2일 인천 2차전은 정관장이 1세트와 2세트를 따낸 이후 3세트 22-20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리버스 스윕으로 무너졌다. 이 과정에서 메가와 부키리치의 세 차례 공격 범실이 나왔다.

장소를 옮겨 대전에서 펼쳐진 지난 4일 3차전에선 정반대였다. 흥국생명이 1세트와 2세트를 거머쥐며 챔피언까지 단 한 세트만 남겼지만 이후 무너졌다. 리버스 스윕패였다.

6일 대전 4차전도 파이널세트 혈투였다. 결과는 정관장의 3-2 승리였다. 흥국생명 입장에선 대전에서 끝냈어야 할 승부를 인천 홈까지 다시 이어지게 했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크다.

2년 전 한국도로사에 당했던 2승 후 3연패의 기억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당시 도로공사는 ‘0%의 기적’을 현실로 끌어냈다.

물론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의 말처럼 “그 때 흥국생명과 지금 흥국생명은 전혀 다른 팀이다”라는 말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를 보면 그 때의 한국도로공사보다 지금의 정관장이 전력상 더 단단해 보이는 부분은 분명한 사실이다. 수비 이후 반격하는 도로공사에 비해 강공 모드로 압박하는 정관장 스타일은 흥국생명 입장에선 상대하기 버겁다.

정관장은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2주 동안 7경기를 하루 쉬고 경기에 나서는 이른바 퐁당퐁당 일정으로 소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염혜선의 무릎부상, 부키리치와 박은진의 발목 부상 후유증, 노란의 근육 파열까지 여러 악재가 발생했지만 이를 딛고 지금까지 버텨왔다. 살짝 느슨해질 타이밍에서 부상 선수들의 투혼은 팀을 결속시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흥국생명은 상대적으로 4경기를 했기에 체력적인 우위를 점해야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은 실정이다. 우선 에이스 김연경이 지쳤다. 김연경이 4차전 5세트 10점 대에서 후위에 있긴 했지만 득점이 없었고, 세트 전체적으로도 2점 뿐이었다.

김연경의 체력 저하는 3차전 3세트부터 눈에 들어오는 상황이다. 2세트 30점대 듀스 접전 때 김연경이 너무 많은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점프 높이가 떨어졌다. 상대 블로킹 벽을 뚫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이 때부터 잦은 빈도로 나타났다.

투크쿠도 악전고투를 펼치고 있지만 무릎 통증이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수비 이후 일어날 때 찡그리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다.

흥국생명 원투펀치 김연경과 투트쿠, 정관장 원투펀치 메가와 부키리치의 맞대결만 생각하면 흥국생명이 힘에서는 조금 밀리는 게 사실이다. 이를 노련함으로 이겨내야 승산이 있다. 정관장은 메가와 부키리치의 범실 관리가 승패의 키다.

또 하나 체크할 부분이 있다. 삼각편대를 구성하는 흥국생명 정윤주와 정관장 표승주의 역할이다. 

사실 정윤주는 이번 시즌이 풀타임 주전으로 도약한 첫 시즌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챔피언결정전에 처음 나서는 선수에게 정규시즌 활약의 80% 이상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정윤주는 충분히 큰 무대에서 버텨내려 하고 있지만 부담이 너무 크다. 정윤주의 역할은 조연이다. 정규시즌 몇 경기에선 주인공처럼 끝난 경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역할을 기대하기 보다 작은 목표를 달성하며 선수가 발전할 수 있게 팀에서 도와줘야 한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새싹에게 트라우마가 남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흥국생명은 잊지 말아야 한다.

정관장 표승주는 관록이 상당한 선수다. 신장의 강점도 있고, 여러 팀에서 주전경쟁을 펼친 이력이 있는 선수다. 미들블로커를 하기도 했고, 경기를 읽는 센스와 경험 면에서 정윤주와 단순 비교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국가대표로 도쿄올림픽 4강에 기여했던 표승주는 약속된 팀플레이에 있어 구멍이 나지 않기로 정평이 난 선수다. 여러 감독들이 표승주를 코트에 두려했던 이유다.

정관장은 메가와 부키리치의 강력한 공격력에 표승주가 완충작용을 하며 삼각편대의 리더 역할까지 해주고 있다.

반면 흥국생명은 정윤주의 짐을 김연경과 투트쿠가 더 덜어줘야 하지만 지금은 이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 부분을 오늘 경기에서 눈여겨봐야 한다.

중원의 싸움에서도 정관장이 우위를 보이고있다. 블로킹 자체 수치는 흥국생명이 앞서지만 전체적인 중원의 움직임과 속공을 살펴보면 정관장의 정호영-박은진 라인이 흥국생명의 피치-김수지 라인에 비해 비교우위다.

세터에선 부상 변수가 있긴 하지만 염혜선이 상대 이고은을 압도하고 있다. 염혜선이 구사하는 토스의 정확도와 분배력이 이고은보다 우위에 있다는 건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다.

흥국생명은 이고은의 토스 스피드가 정규시즌 때보다 떨어진 부분을 감안할 때 점프 타이밍에 대한 효과적인 조절을 통해 이를 커버할 필요도 있어보인다.

리베로 포지션에선 흥국생명 신연경과 정관장 노란이 마주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완전치 못한 몸을 던지고 있다. 노란 입장에선 어렵사리 올린 볼을 메가나 부키리치가 득점으로 연결해주면서 힘을 내고 있다. 흥국생명도 터프한 볼이 올라왔을 때 강력한 공격으로 맞불을 놔야 한다.

지금의 분위기는 정관장이 기세 면에선 우위를 지녔다. 다만 흥국생명은 홈경기라는 사실, 그리고 슈퍼에이스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가 펼쳐진다는 사실에 기대를 건다.

아본단자 감독 또한 오늘 경기가 흥국생명 감독으로 마지막 경기다. 이미 튀르키예리그 페네르바체와 계약에 합의했다. 흥국생명은 새 외국인감독을 구하면서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고 있다.

정관장 또한 메가와 부키리치의 다음 시즌 행선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상황에 따라 두 선수가 정관장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어 이 부분도 변수다.

스포츠는 당일 생성되는 현장 분위기에 경기 결과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늘 경기는 1세트가 매우 중요하다. 흥국생명이 홈 팬들의 응원 속에 1세트를 거머쥔다면 그 힘으로 남은 세트를 이어갈 수 있지만 반대로 정관장이 1세트를 따낸다면 3차전과 4차전의 흐름을 손쉽게 되살릴 수 있다.

오늘 경기 주축 선수들의 부상 변수와 더불어 정관장의 범실 관리 여부에 따라 승패는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두 팀은 이번 시리즈에서 36-34 세트를 한 번씩 나눠가졌다. 이 랠리는 잊지 못할 것 같다. 승패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이번 챔프전은 트로피를 반으로 잘라 나눴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승부다.

그렇지만 승패의 세계는 단 한 팀 만을 기억한다. 배구 역사가 그래왔다. 진정한 마지막 승부이기에 이긴 팀은 모든 걸 가질 것이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성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개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