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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장윤희 위원, 이도희 위원, 이숙자 위원. (C)MBC, SBS, KBS |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이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1976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이후 무려 40년 만에 메달에 도전한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4강 위업을 이뤘던 태극낭자들은 이번 대회에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리우올림픽은 대회전부터 여자배구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조별예선 첫 경기가 한·일전이라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런던 올림픽 3·4위전의 복수전도 겸하는 한·일전은 토요일인 8월 6일 밤 9시 30분 공중파 3사가 생중계한다. 특히 여자 해설위원 3명이 마이크를 잡은 가운데 3사 동시 생중계가 이뤄지는 건 사상 처음이다. 배구계로선 축제인 동시에 중흥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스포츠타임스는 올림픽을 앞두고 이도희(SBS), 장윤희(MBC), 이숙자(KBS) 해설위원을 29일 저녁 용인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시공을 초월한 배구 얘기는 밤늦도록 이어졌다. 해설위원 3인방의 리우올림픽 난상토론을 2회에 걸쳐 정리한다. <편집자 주>
▲ 우리나라의 목표는 메달을 따는 것이다. 어떤 시나리오가 가장 이상적인가.
장윤희 “A조와 B조로 나뉘어 6팀씩 모두 12팀이 참가했다. 각 조 4위까지 결선에 올라 8강 토너먼트를 치른다. 조 4위를 하면 다른 조 1위와 만난다. 우리나라는 A조 3위 안에 드는 것이 1차 목표다.”
이도희 “일본을 누르면 선수들의 자신감도 상승할 것이다. 다음 경기가 러시아고, 이어서 아르헨티나와 카메룬을 차례로 만난다. 4경기에서 3승을 거두면 조 3위 이내에 들 수 있다.”
이숙자 “1위를 하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편하게 일본에 이어 아르헨티나와 카메룬만 잡으면 된다. 2위나 3위는 8강 대진 추첨을 하기 때문에 크게 상관이 없다.”
이도희 “러시아와 브라질까지 잡으면 참 좋을 것 같다.”(모두가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숙자 “러시아가 지금 어수선한 분위기다. 도핑 문제로 전체 선수단 분위기도 가라앉았지만 배구 팀만 봐도 세터가 바뀌었고, 수비 쪽이 탄탄하지 않다. 우리가 서브만 잘 넣으면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다.”
이도희 “그렇다. 헌데 러시아도 서브가 강하다. 결국 러시아전은 서브와 리시브 싸움이 될 것 같다. 리시브가 흔들리는 쪽은 서브도 강하게 넣지 못하게 된다.”
▲ 일본과 첫 경기를 치르는 것이 변수일 것 같다.
장윤희 “다른 경기보다 일본전은 선수들이 긴장할 것이다. 첫 경기인 동시에 한·일전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긴장도 되지만 동시에 설렘도 있다. 내 경험상으로도 그렇다. 아시안게임은 많이 나가봐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올림픽에 가면 긴장과 설렘이 동시에 온다. 하루도 편하게 자본 적이 없다. 세계선수권하고도 천지차이다. 선수촌에 다른 종목 선수들까지 모이면서 분위기가 달라진다. 긴장의 끈을 끝까지 놓을 수 없다.”
이숙자 “지금 멤버와 상황이라면 일본과 처음에 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런던 때는 전지훈련을 위해 상당히 일찍 출국했다. 일본과 마지막에 붙었을 때는 시차적응 면에서는 잘됐지만 연습게임에 비해 훈련이 줄어들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근육이 빠졌다. 결국 힘든 부분으로 작용했다. 개인적으로 이태리전에 백업이었다가 들어가니 다리가 후들거렸던 기억이 있다. 차라리 중요한 경기는 처음에 만나 정면대결을 펼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도희 “컨디션 조절이 제대로 된 상태에서 체력적으로도 힘이 있을 때 붙는 상황이다. 두 팀 모두 힘을 제대로 쓸 수 있다. 힘 대결이다.”
▲ 우리와 다른 조에 강팀들이 몰려있다.
이도희 “세르비아, 미국, 중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쟁쟁하다. 푸에르토리코도 무시할 팀은 아니다. 네덜란드가 좀 잘해서 세르비아를 잡아주면 좋을 것 같다.”(다시 한 번 모두가 웃었다)
장윤희 “이탈리아는 이전부터 우리를 쉽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식당에서 만나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외발이동공격이나 빠른 플레이를 하는 등 스타일 또한 비슷하다. 우리가 긴장하고 들어갔고, 서브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상대 블로킹에 공격이 자꾸 걸리다 보니 결과가 좋지 않을 때가 많았다.”
이숙자 “이탈리아와 네덜란드가 같이 올라오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두 팀의 대결도 관심이 간다.”
장윤희 “이번 대회에 세르비아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고 한다.”
이도희 “나도 그렇게 듣고 있다. 세르비아에는 현대건설에서 뛰었던 브라키차 미하일로비치도 있다.”
이숙자 “런던과 반대 상황이다. 그 때는 한국이 죽음의 조였다. 예선이 힘들었지만 8강 이후는 비벼볼만 했다. 반면 지금은 8강까지는 비교적 덜 힘들게 올라갈 수 있지만 이후가 어렵다.”
이도희 “어느 팀과 만나도 쉽지 않은 8강전이 될 것 같다.”
▲ 평소 친한 세 분이 같은 시간에 시청률 경쟁을 펼치게 됐다.
장윤희 “(미소를 보이면서) 여기 선배도 계시고, 후배도 있다. 두 분은 겨울리그로 팬들에게 친숙한 상태다. 더구나 두 분은 현지에 가신다. 긴장도 되고 걱정도 있다. 그냥 편하게 갈려고 한다. 3사가 붙게 됐으니 1등도 있고, 꼴찌도 있겠지만 너무 신경쓰기 보다는 편안하게 하려고 한다.”
이도희 “올림픽은 국내리그와 다르다. 이름값이 크다. 해설자가 어느 정도의 선수였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모든 종목이 스타플레이어 출신 해설위원으로 구성된다. 이름값에서 내가 제일 떨어진다. 지금 바로 앞에 레전드와 은퇴한지 얼마 되지 않은 후배까지 있다.”
이숙자 “(갑자기 목소리가 커지면서) 무슨 소리세요. 이름값에선 제가 제일 부족하죠.”(일동 파안대소)
장윤희 “우리가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것 자체가 다 긴장하고 있다는 증거다.(나머지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들끼리 얘기해보면 방송국마다 부담을 준다. 하지만 이런 적도 처음이다. 축제다. 특히 한·일전은 올림픽 전체 분위기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
이도희 “긴장되지만 배구계 차원에서 정말 큰 축제다.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려고 한다. 여자 3명이 이렇게 만나기도 어려운데 모두 GS칼텍스 출신이다.”
장윤희 “2012년에는 런던에 있었는데 그 때 운이 참 좋았다. 마지막에 갑자기 런던에 가게 됐고, 선수들이 경기를 너무 잘했다. 특히 중계에 나설 때마다 승리를 거둬 기분이 정말 좋았다.”
이숙자 “선수 때보다 더 긴장이 많이 된다. 어제도 새벽 3시까지 한·일전 비디오를 틀어놓고 보는데 귀에 들어오지 않더라. 옆에 있던 신랑이 졸지 말고 들어가 자라며 웃었다.”
▲ 아나운서도 중요하다. 누구와 함께 호흡을 맞추나.
이숙자 “이재후 아나운서와 함께 한다. 올림픽 예선 때도 함께 했었다. 평소 KBSN 중계만 하다가 예선 때 갑자기 KBS 3층으로 올라오라니 처음에는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을 만큼 생소했다. 국가대표 경기를 중계하다 보니 마지막에는 ‘연경아’라고 선수를 부르기도 했다.”
장윤희 “런던에서는 신승대 아나운서와 했었는데 이번에는 김정근 아나운서와 함께 한다. 아시안게임 때 해봤었다. 김정근 아나운서와 톤이 달라 내가 먼저 조정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도희 “윤성호 아나운서와 함께 한다. 아시안게임 때도 같이 해봤다. 특별한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하던 그대로 갈 생각이다.”
이숙자 “이재후 아나운서는 톤이 높다. 같이 방송을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톤이 높아지는 나를 발견한다. 경기가 루즈해지면 나 역시 나태해지는데 이재후 아나운서는 처음부터 끌까지 시종일관 높은 톤을 유지해 놀랐다.”
▲ 국가대표 해설위원들이다. 필살기를 준비한 게 있는지.
이숙자 “벌써부터 긴장이 된다. 사실 해설을 하다보면 어쩔 때는 과감하게 ‘이렇게 하면 안되’라고 얘기해야 할 때가 있는데 그 팀 감독님은 나보다 훨씬 선배이고, 나는 아직 배구를 배우는 입장이다. 내 배구에 대한 확신이 없다보다 보니 주저할 때가 있다. 또한 세터 출신이다 보니 공격수들의 마음을 읽는 부분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한다. 필살기는 따로 없지만 지금까지 조용조용하게 해설을 했는데 이번에는 현장감을 살려 약간 톤을 높여볼까 생각중이다.”
장윤희 “4년 전 런던 생각이 난다. 일본과의 3·4위전이 끝나고 나서 부스에서 나오지 못했다. 펑펑 울었다. 다른 스탭들이 다 나가고 아무도 없을 때까지 혼자 엉엉 소리 내 울었다. 신승대 아나운서가 휴지 한 통을 들고 왔다. 한참이 지나 코트로 내려와 후배들을 격려해주러 갔는데 감정이 몰려와 선수들 눈을 쳐다보지 못했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계속 눈물이 났다. 이번에는 후배들이 잘해준다면 대견하면서 감동을 받을 것 같다.”
이도희 “리그가 아닌 국가대표팀 경기를 중계하는 건 한쪽 편에 서기 때문에 수월한 면도 있다. 다만 객관적인 입장이 아닌 응원과 몰입이 동시에 이뤄지다 보니 해설자의 입장을 계속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은 면이 있다. 그래도 후배들이 잘 싸워준다면 그것 하나로 충분할 것 같다. 큰 일을 내줄 것으로 기대한다.”
해설위원 3명도 함께 파이팅을 외쳤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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