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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그 영광의 멤버가 기억하는 ‘그때 그 경기'
김가을 기자 | 2016.06.17 06:59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과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오른쪽). (C) 삼성화재, OK저축은행

[스포츠타임스=김가을 기자] 1990년대는 한국 배구의 르네상스였다. 특히 1994년과 1995년 월드리그에서는 2연속 낭보를 전하며 한국 배구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한국은 1994년 월드리그에서는 개인상 7개 부문 가운데 공격상(김세진)과 세터상(신영철), 수비상(박희상)을 휩쓰는 쾌거를 거뒀다. 이듬해 치른 대회에서는 사상 최초로 세계 6강에 드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 숙명의 라이벌... 한일전의 무게감

1995년 6월 24일 일본 지바현 포트 아레나체육관에서 열린 월드리그 C조 예선 11차전.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 소리와 함께 한국 선수들은 코트 위에서 환호성을 질렀다. 세트스코어 3-1로 승리를 거둔 한국은 1995년 열린 월드리그 한일전에서 일본에 3전 전승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월드리그 참가 5년 만에 6강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당시 주전 세터로 경기에 나서 절묘한 토스워크로 팀 승리를 이끈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한일전은 절대 잊을 수가 없다. 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다른 어떤 경기보다 팬들의 관심이 높다. 선수들 역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박희상 KBSN스포츠 해설위원 역시 한일전에서 기분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는 1995년 6월 3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일본과의 홈경기에서 4득점, 28득권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박 위원은 “한일전은 마음가짐 자체가 달랐다. 선수들의 정신력이 매우 강했다. 질 때 지더라도 악착같이 했다”며 웃었다.

▲ ‘기록적인’ 공격 성공률... 월드스타의 탄생

83%. 85%.

이틀 연속 두 시간이 넘는 풀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동양에서 온 197cm 라이트 공격수의 성공률은 떨어지지 않았다.

한국은 1994년 5월 22일부터 이틀에 걸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사우스스포츠할렌에서 ‘강호’ 네덜란드와 맞대결을 펼쳤다. 네덜란드는 이탈리아. 브라질과 함께 우승을 다투는 팀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평균 신장이 8cm 이상 큰 네덜란드 장신 군단을 상대로 두 경기 연속 풀세트 접전을 치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 중심에는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의 활약이 있었다.

당시 한양대 재학 중이던 김 감독은 주전 라이트 공격수로 코트를 밟았다. 첫 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83%를 기록했던 김 감독은 두 번째 경기에서도 85% 공격 성공률을 마크했다. 네덜란드 언론에서 조차 깜짝 놀랄 정도였다.

김 감독은 “네덜란드전은 내 인생 경기다. 우승후보인 네덜란드를 상대로 두 경기 연속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지금 생각해도 연일 풀세트 경기를 치르면서 공격 성공률 80%를 넘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같다”며 웃었다.

▲ 거함 러시아의 연승을 막아낸 임꺽정

1995년 월드리그에서 한국은 중국과 일본, 러시아와 묶여 대륙별 라운드를 치렀다. 당시 한국에 러시아는 매우 낯선 팀이었다. 게다가 러시아는 조별예선에서 무패행진을 달리며 일찌감치 조별예선 1위에 이름을 올린 상대였다.

한국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1995년 6월 17일 모스크바 체스카대학체육관에서 열린 러시아 원정 2차전에서 2시간 50분 동안 이어진 풀세트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전날 세트스코어 1-3 패배의 아쉬움을 이겨냈다. 동시에 월드리그 러시아전에서 첫승을 거뒀다. 반대로 러시아는 연승행진을 ‘9’에서 마감했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러시아 원정에서 거둔 값진 승리를 잊지 못했다. 그는 “20년도 더 된 일이라서 경기 상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승리의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포인트를 낸 뒤 매우 기뻐했다. 정말 좋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했다. 다들 ‘할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김가을 기자  spec2@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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