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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두석 (C)ROAD FC |
[스포츠타임스=고준일 기자]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말이지만 큰 틀에서 단순한 논리로 보자면, 입식격투기는 종합격투기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입식격투기 기술은 타격과 그래플링이 전부 허용되는 종합격투기 내에서 사용되고 있다. 종합격투기가 입식격투기보다 기술의 폭이 훨씬 넓고 종류 또한 다양하다.
종합격투가가 입식격투기로 전향하는 것을 보기 어려운 반면 종합격투기에 도전하는 입식타격가들이 꾸준히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 이런 사실을 일부 방증한다. 타격이라는 좋은 무기를 장착한 이들에겐 그래플링을 더해 완성된 종합격투기는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국내 격투단체인 로드FC만 보더라도 입식타격가에서 종합격투가로 전향한 선수들이 여럿 있다. K-1에서 얼짱파이터로 이름을 알린 권민석, 중량급 킥복서 명현만, 미들급의 김내철, 최근 부상하고 있는 밴텀급 파이터 장익환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활동이 왕성해진 최홍만도 K-1에서 장기간 활동했었다.
이런 가운데, 또 한 명의 정상급 입식격투가가 종합격투기에 도전장을 내민다.
오두석. 복싱과 킥복싱 업계에선 제법 알려진 안물이다. 2005년 킥복싱 신인왕을 시작으로 2006년엔 잠시 복싱으로 외도해 한국 챔피언까지 지냈다. 이후 입식격투기로 돌아온 그는 2008년 국내단체 챔피언에 올랐고 2012년엔 마침내 WBKF -70kg급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종합격투기 전향에 대해 오두석은 "복싱도 해봤고 킥복싱도 해봤다. 새로운 격투 종목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또 종합격투기에 관심이 있고 배우고자 하는 제자들이 있다. 내가 먼저 제대로 경험을 해야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입식타격가들은 종합격투기를 마냥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같은 격투 종목으로서 경쟁심을 느낀다. 그들에겐 입식격투만의 자부심이 있다. 오두석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엔 거부감이 있었다. 둘이 껴안고 뭐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재미 없고 지루했다"고 회상했다. 이는 입식격투가들이 종합격투기를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선이기도 하다.
그러나 직접 수련해본 종합격투기는 눈으로 봤을 때 몰랐던 매력으로 가득했다. 교육을 받고 훈련을 하면서 종합격투기의 재미에 빠졌다. 예전엔 따분하고 지루하게만 봤던 클린치에 이렇게 디테일한 기술이 있는 줄 몰랐다.
"트레이닝 방법이나 기술의 체계가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다. 매우 광범위하다. 할 때마다 새로워 질릴 일이 없다. 입식과 달리 파트너와 서로 몸을 부딪치면서 하다 보니 팀원간의 관계가 좋아지는 점도 매력이다"는 게 오두석의 말이다.
혹자는 킥복서가 그래플링만 조금 익히면 종합격투기에서도 해볼 만하다며 쉽게 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래플링을 단순히 추가하는 게 아니다. 타격과 그래플링을 섞어 복합적인 별도의 기술 형태로 만들어진 움직임이 현대의 종합격투기다.
많은 경우의 수가 발생하며, 당연히 타격의 리듬이나 거리도 크게 달라진다. 입식타격 수준이 아무리 높아도 완전히 적응하기 전까진 타격에서 재미를 보기 어려운 영역이 종합격투기다. 충분한 준비 기간은 필수다.
오두석은 2년 전부터 꾸준히 준비해왔다. 최근에는 팀포마 윤철 감독과 주짓수 블랙벨트 석상준에게 전반적인 종합격투기의 움직임과 자신에게 맞는 그래플링의 디테일을 배우고 있다. 타격은 그의 스승인 타이혼짐 김도영 관장에게 조련을 받는다. 스타일은 복싱을 기반으로 레슬링 기술을 활용하는 '복슬러'를 지향한다고 했다.
입식타격가 출신들이 종합격투기 전향 초기에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그라운드에서 깔렸을 때다. 대비가 됐느냐는 질문에 그는 "하위에서 탈출하는 훈련은 오래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물론 주짓수 기술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은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고 대답했다.
목표는 챔피언이다. "이제 데뷔하는 만큼 바로 앞의 상대에게 집중해야 하고 신인의 마음으로 경험을 해보겠다"고 말하면서도 "당연히 챔피언이 되고 싶다. 종합격투기 벨트까지 차고 은퇴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며 세 종목의 격투기 정복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임하는 자세는 과거 같지 않다. K-1에 진출해 성공하겠노라고 배고픔을 참고 선수로서의 활동에 모든 것을 걸었던 시절은 지났다. 킥복싱 세계챔피언에 오른 것으로 애초의 큰 목표는 이뤘고, 현재는 결혼 후 체육관 경영과 지도자로서의 영역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생활의 안정도 찾았다.
"챔피언까지 하면 좋지만 너무 연연하진 않을 생각이다. 이젠 즐기고 싶다. 옛날엔 오로지 챔피언만 바라보느라 즐기지 못했다"는 오두석은 "나이가 들면서 몸 상태가 오히려 더 좋아졌다. 신체능력이 떨어졌으면 과감히 포기했을 텐데 상승한 느낌을 받는다. 어디까지 가능할지 도전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두석의 데뷔전은 오는 16일 중국 북경 공인체육관에서 열리는 로드FC 30에서 펼쳐진다. 이 대회에서 오두석은 중국의 양 쥔카이와 페더급으로 대결한다. 오두석과 달리 총 7전의 경험이 있고 웰터급에서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 기세에 안 눌리면 될 것 같다. 킥복서와 낙무아이가 아닌 MMA 파이터 오두석을 보여드리겠다. 첫 단추를 잘 끼우겠다"고 오두석은 포부를 밝혔다.
고준일 기자 mma93@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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