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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도사’ 임영희의 높은 포물선, 그리고 라면
홍성욱 기자 | 2016.03.15 13:31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임영희(우리은행)가 슛을 던진다. 높은 포물선을 그린 볼은 정점에 잠시 섰다가 하강곡선을 그린다. 이내 바스켓에 잠시 머물더니 땅에 떨어졌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비행이다.

“학교(마산여고) 때부터 슛을 높이 던진다고 유명했어요. 신입생 시절 신세계 언니들은 ‘네가 슛을 던지면 리바운드 기다리다 라면 하나 끓여먹어도 안내려온다’라고 우스갯소리를 했죠. 지금도 우리 팀에서 제일 높이 던져요.”

임영희가 훈련을 마치고 큰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말한다. 훈련복도 땀에 흠뻑 젖었다. 비틀어 짜면 땀이 뚝뚝 떨어질 정도다.

이어 “제가 생각해도 슛이 높이 올라가는 것 같아요. 라면 좀 많이 드시게 한 건 가요?”라며 웃는다.

그는 늦게 핀 꽃의 대명사다. 1999년 여름리그부터 출발해 16시즌을 뛰고 2009년 우리은행으로 이적해 마침내 주전으로 발돋움했고, 위성우 감독 부임 직후인 2012-2013시즌에는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에 이어 아시아 4개국 챔피언십 MVP까지 석권하며 ‘여왕’자리에 올랐다.

그 뒤로 임영희는 정상의 자리에서 4년째 내려오지 않고 있다. 그 사이 팀은 늘 통합우승이었고, 선수들의 중심에는 임영희가 있었다. 말이 특별히 필요 없었다. 맏언니가 솔선수범으로 임하는 훈련 분위기는 경기 전부터 상대팀을 압도했다.

그에게 물었다. 임영희에게 슛이란 과연 무엇인지.

몇 초가 지나 대답이 왔다.

“그냥 던지는 거예요. 그냥요.”

하더니 “잘 들어가는 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지만 던져야 될 상황에선 다른 생각 없이 그냥 던지는 거죠”라고 부연한다.

올 시즌 임영희는 평균 13.42점으로 득점 부문 7위에 올랐다. 정확도에서는 단연 리그 톱이다. 3점슛 성공률 37.5%로 1위를 차지했고, 2점슛 성공률도 49.3%로 10위에 올랐지만 상위 9명은 모두 골밑 슛을 쏘는 센터 포지션 외국인 선수였다. 이쯤 되면 ‘슛도사’ 칭호를 붙여도 손색이 없다.

임영희는 기복이 줄고, 자신감이 더해지면서 상대 입장에선 더욱 무서운 선수가 됐다. 실제 그는 “1쿼터에 한 두 개를 놓쳐도 계속 슛을 쏘면서 밸런스를 잡으려고 해요”라고 말했다.

정규시즌 우승을 결정지은 후 2경기를 쉰 임영희는 꼭 12일 만인 2월 19일 용인 삼성생명전에 나서 32분 동안 14점을 기록했다. 2점슛 성공률 80%, 3점슛 66.7%를 자랑했다.

그를 지도하는 위성우 감독은 “인성도 좋고, 훈련도 어린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하는 선수다. 우리 팀 전력의 핵심이다”라며 임영희를 치켜세웠다.

임영희는 16일부터 춘천에서 시작되는 KEB하나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에 나선다. 다시 한 번 그의 높은 포물선이 경기를 또 한 번 지배할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임영희. (C)WKBL]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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